출판사 리뷰
청소년들이 직접 만드는 인문교양지
인디고잉 55호 (2017년 여름호)대통령님, 이 나라 교육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살아있는 민주주의의 민주시민 되기
인간을 위한 교육
민주주의를 향한 담대한 도전
조용한 혁명, 세상의 모든 소수자를 위하여
위대한 국가로 가는 길
수많은 시민의 염원과 기대를 품고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었습니다. 이제 가라앉은 진실을 밝혀 희망의 새날을 열어야 할 때입니다. 하지만 좋은 사회를 위한 올바른 정치는 몇 사람의 선출된 대표자가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변화시킬 것인지, 더 좋은 사회를 위해 어떻게 나의 영향력을 발휘할 것인지 함께 고민하고 참여하는 민주시민이 정치 지도자가 다 채우지 못하는 민주주의의 빈자리를 채워야 합니다.
<인디고잉> 55호 “Doing Democracy 두잉 데모크라시”에서는 우리에게 주어진 권력을 바탕으로 우리 삶의 변화와 세계의 변혁을 이끌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았습니다. 이번 호에는 행복한 교육을 위해,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이 땅의 청소년들이 대통령님, 정책 입안자, 선생님, 부모님, 청소년 여러분께 전하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과연 우리 교육의 목표는 무엇인지요,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이고, 우리는 어떤 나라에서 살아가고 싶은가요. 청소년들이 투표권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들이 원하는 세상을 그리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청소년들은 가장 간절한 마음으로 경쟁 때문에 친구를 미워하지 않기를, 크고 작은 목소리가 서로 소통할 수 있기를, 정의롭지 않은 일에 의문을 갖고 기꺼이 타인에게 공감할 수 있기를 꿈꿉니다.
공동체의 주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실천 방법을 담은 『Doing Democracy 두잉 데모크라시』, 지도자와 유권자에게 요구되는 능력을 그린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 사상과 구조의 폭력으로부터 우정을 지킨 소설 『동급생』, 우리 교육이 키워내는 인재의 실상을 담은 『대한민국의 시험』을 함께 읽고, “대통령님, 이 나라 교육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누구를 뽑을 것인가”, “살아있는 민주주의의 민주시민 되기”, “인간을 위한 교육” 등의 기사를 기획하였습니다.(이하 대표 기사 발췌본 첨부)
깨어있는 민주시민은 결코 저절로 생겨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스스로의 권력을 인식하여 과감히 선택해야 합니다. 우리 안에 내재된 공감과 평등, 대화와 사랑에 대한 본능을 깨닫고 일상에서부터 진정한 의미의 정치를 실천해나가는 것이야말로 살아있는 희망 그 자체입니다. 성실하고 정직하게 공부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인정받는 세상, 다수라는 이름으로 소수를 억압하지 않는 세상, 이 땅의 작고 약한 수많은 존재가 행복할 수 있는 살아있는 민주주의 혁명을 <인디고잉>과 함께 해주십시오.
※ INDIGO+ing (인디고잉)<인디고잉>은 2006년 8월 28일에 창간한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만드는 인문교양지입니다. 행복한 책 읽기를 통해 건강한 사유를 키우는 청소년들이 더 넓은 사회와 세계 속에서 주체적인 목소리와 실천을 통해 변화를 도모하고자 만들어진 잡지입니다. <인디고잉>에는 청소년들이 갖추어야 할 도덕적 품성과 비판적 지성. 예술적 감성을 기를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론과 실천, 어른과 아이, 우리나라와 세계 모두를 뛰어 넘어 함께 고민해야 할 세상의 이야기를 문학, 역사.사회, 철학, 예술, 교육, 생태.환경 분야 속에서 매호 가장 진실하게 나누고 싶은 주제를 선정하여 이야기합니다. <인디고잉>은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책 읽기를 통해 시대를 고민하고 소통하며 현실에 참여하는 장(場)이 될 것입니다.
청소년 칼럼
대통령님, 이 나라 교육의 목표는 무엇입니까김민성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라면, 그를 자녀로 둔 학부모라면 대부분 우리나라 교육에 불만이 많을 것이다. 학교 공부는 왜 이렇게 어려운지, 학원을 왜 이렇게나 많이 다녀야 하는지 말이다. 그 누구도 뚜렷한 답이 없는데 그저 불만만 가지고 있을 뿐 묵묵히 견디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불만들은 이렇게나 오래도록 지속되지 않았어야 했다. 세상은 변하고, 정권도 변하고, 시대도 변하는데 왜 우리나라 교육은 계속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가? 물론 예전에 비하면 나아진 것들도 많다. 그러나 1970년대나 2017년인 지금 교육의 틀이 같은 것은 큰 문제다. 많은 정보를 외우고 이해하는 형태의 교육은 옛날에는 꽤 필요했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기술과 정보를 신속하게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암기식 교육이 필요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아무리 어려운 전문 정보라도, 아무리 많은 양의 지식이라도 인터넷 검색 한 번이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다. 현대 사회는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잘하는 지성인을 원한다. 그러므로 교육은 창의적 사고, 비판적 사고를 잘하는 사람을 길러내야 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 아닌가.
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선생님 혼자 이야기하는 수업방식은 없어져야 한다. 학교 수업은 선생님은 물론 학생들이 같이 이끌어나가야 한다. 선생님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정보나 주제를 주면 학생들이 그 정보나 주제를 가지고 토론하거나 사고해서 자신의 논리적인 주장을 만들어야 한다.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보다는 쌍방향 형태의 교육으로 학생들과 교사가 서로 소통하며 자신의 가치관과 지식, 창의적 사고력을 키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수업방식을 이와 같은 방법으로 바꾸어도 결국 수능이라는 큰 벽에 부딪히고 말 것이다. 그래서 수능이라는 입시제도를 바꾸어야만 진정한 교육의 변화가 찾아올 수 있다.
그러나 방법적인 차원에서만 고민할 것은 아니다. 무엇이 교육의 목표여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고민해야 한다. 모두가 전인적인 인간과 지덕체가 어우러진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하지만, 과연 그 목표를 잘 이행하는 교육기관은 어디인지 의문을 던져야 한다. 그 지점에서 가장 먼저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객관식, 주관식으로 평가하는 시험 방식이다. 즉, 답은 이미 정해져 있고 그것을 잘 맞히는 학생이 승리하는 방식 말이다. 그러나 교육의 목표는 정답을 맞히는 실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다. 인간으로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리하여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윤리적인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한 사회적 토대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교육을 바꾸려는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육은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 교육하고 교육받는가? 이러한 문제의 근본에 대한 고민 없이 현상적인 대책만으로는 결코 변화는 가능하지 않다. 그러므로 교육의 변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정책의 철학과 목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노력이다.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 교육 속에 힘든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이 고등학교 혹은 대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교육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로 여긴다. 힘든 학창시절을, 부당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무용담으로 여기거나, 당연히 학생이라면 걸어야 할 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무관심이, 망각이, 방치가 우리 교육을 오랜 세월 동안 제자리에 머물게 했던 것은 아닐까?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새 정부 또한 교육개혁에 관심이 많아 보인다. 절대평가제 도입, 자사고·외고 폐지, 지역 중심 거점 대학 개발 등의 정책 방향을 보면 지역균형을 이루고, 고등학교 서열을 없애고, 과도한 경쟁 또한 줄어들기를 바라는 것 같다. 이번 정부에는 특별히 시민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시민들은 부패하고 무능한 지난 정부에 분노했고, 정치에 관심을 가졌고, 행동하고, 일상에서도 정치를 배제하지 않았다. 교육문제에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무엇이 우리 교육에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변화인가? 알 수 없다. 그러나 대통령의, 국회의, 시민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생각과 행동이 우리나라 교육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가장 올바른 방법인 것만은 사실이다. 교육은 백년대계이고, 우리 삶 그 자체이다. 우리나라 교육이 절망적이라고 무관심하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정치도 우리가 바꿨듯이 교육도 이제 올바른 길로 나아갈 차례이다.
문재인 대통령님께 요청한다. ‘교육이란 무엇인가’를 이야기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끊임없이 열어 주시기를 말이다. 그 장에서 학생, 교사, 학부모, 교육관련 활동을 하는 모두를 초대하여 교육의 목표가 무엇인지 함께 뜨겁게 토론하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도출된 국가적 합의는 결국 교육의 변화를, 나아가 교육의 혁명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행복해질 것이다. 그날을 진심을 다해 염원해본다.
R통신
누구를 뽑을 것인가<인디고잉> 편집진
지난 5월 9일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었습니다.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평소보다 일찍 치러진 탓에 장미 대선이라는 이름까지 얻었는데요. 짧은 선거 기간만큼 다양한 후보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있었고 유권자들의 관심도 뜨거웠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의견이 다른 국민끼리 서로 공격하고 감정이 상할 만한 일이 많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공동체 구성원이 한 표씩 투표하여 지도자를 뽑는 선거. 민주주의의 꽃이라고까지 불리는 아주 중요한 제도지만, 이렇게 큰 혼란과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후보로 나선 사람들의 자격을 판단할 명확한 기준도 없거니와 매체를 통해 쏟아지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은 선택을 더 어렵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유권자들은 과연 어떤 기준을 가지고 어떤 지도자를 뽑아야 할까요?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는 유권자에게 꼭 필요한 책입니다. 정치철학가 마키아벨리의 이론에 따라 시민들이 어떤 대표자를 뽑아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지요. 마키아벨리는 만약 지도자가 스스로 바꾸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지도자를 바꿔야 하며 어떤 대통령이 시대와 가장 어울리는지를 알아볼 수 있을 만큼 현명해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후보자들에게 요구해야 하는 기준 20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요. 대선은 끝났지만, 시민들이 가진 가장 대표적인 민주주의 장치이자 가장 강력한 표현 방법 중 하나인 투표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또 그 이유는 무엇인지 책을 읽은 청소년들이 생각해보았습니다.
덜 사악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정현(17세)
유권자들이 한 국가의 리더를 뽑을 때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다. 우리는 후보자들에게 속을 수밖에 없고 그들 또한 모든 것을 내보일 수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처럼 결정권 대리인들이 역사의 문 앞에 서 있다고 가정했을 때, 자신의 단점까지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과연 나였다면 진심을 드러내고 싶을까 아니면, 조금 더 표를 모으는 데에 신경 쓰고 있을까? 아마 무의식적으로 표를 모으는 데 급급한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 같다. 진짜 좋은 정책은 내가 대통령이 된 후에 시행해도 늦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의를 위해 잠시의 전략은 필요할 수 있다고 마키아벨리는 말한다. 이것은 지도자의 덕목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들을 판단해야 할까?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가면을 쓴 후보들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누구에게 투표해야 할지 마땅치가 않다. 그럴 때 마키아벨리는 훌륭한 후보가 없다면 가능한 덜 나쁜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배타적 이익보다 공공선을 우선시하는 지도자를 뽑으라고 권하고 있다. 후보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을 봤을 때 솔직하게 말하는 조언자를 곁에 두는 지도자를 뽑으라고 했다.
몇몇 사람은 투표할 사람이 없어 투표를 못 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국정농단 사태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다. 만약 몇 년 전 우리 국민이 더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덜 나쁜 후보자나 공공선을 중시하는 후보자에게 투표했다면, 그리고 그 주위를 둘러싼 사람들까지 보는 안목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투표권을 가진 국민으로서 이러한 책임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아마 마키아벨리가 덜 나쁜 후보자에게 투표하라는 의미는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후에 더 나은 선택을 도모할 수 있는 밑바탕은 결국 지금 당신의 소중한 한 표에 달려있다. 역사의 가장 극적인 시대에는 시민들이 가장 올바른 사람을 자신들의 리더로 선택할 만큼 현명했음을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