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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외계에서 왔을지도 몰라
라임 | 청소년 | 2017.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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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라임 청소년 문학 25권. 자발적 외톨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가고 있다. 호기심이 너무 왕성해서 다른 아이들과 섞이지 못하고 자발적 외톨이를 선택한 열네 살 소녀 조냐가,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도피 생활을 하느라 어쩔 수 없이 외톨이가 되어 버린 또래 친구 ‘쥐죽’을 만나면서 서로의 마음을 열고 상처를 보듬어 가는 과정을 정밀하게 담아내고 있다.

서로 다른 이유로 자신만의 울타리를 만들어 외톨이로 지내던 조냐와 쥐죽이 아픔을 공유하고 상처를 치유하면서 저마다의 울타리를 부수고 세상 속으로 힘차게 발을 내딛는 과정을 그려 내고 있다. ‘외톨이’와 ‘가정 폭력’이라는 굵다란 줄기가 작품 전반에 깔려 있기는 하지만, 풋풋하디풋풋한 열네 살 소년 소녀가 주인공인 만큼 조냐와 쥐죽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쓸쓸함과 발랄함을 동시에 선사하며 공감의 폭을 넓히고 읽는 재미를 쏠쏠하게 만든다.

  출판사 리뷰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인력이 작용한다면?
단연코 나는 꽝이다.
우리 반 아이들이 유령 취급하는 외톨이니까!


까짓것 뭐, 그래도 괜찮다.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면 되니까.
그럴 땐 아무도 필요하지 않잖아.
그런데 어느 날!
자작나무처럼 허여멀쑥한 그 아이가 나타났다.

이 세상의 모든 외톨이들에게 보내는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

혼자라도 괜찮아 _ 자발적 외톨이 시대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에 이어 ‘혼커’(혼자 커피 마시기) 등, 최근 들어 나 홀로 뭔가를 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혼밥 도시락이나 혼밥 레스토랑 등 1인을 위한 외식 시장도 더불어서 활개를 치고 있다. 심지어 TV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서조차 혼밥을 주요 소재로 삼고 있을뿐더러 혼자 지내는 사람들의 일상을 엿보는 것이 대세다.
혼자서 밥을 먹는 장면은 비슷비슷하다. 식탁에서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조작하면서 최대한 간편하게 밥을 먹는다. TV나 스마트폰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택적으로 수신하고, 그 외에는 관심을 두지 않거나 아예 차단해 버린다. 결국 다른 사람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소통할 수 있는 기회나 방법이 점점 사라지는 셈이다. 이는 곧 자발적 외톨이로 이어지게 된다. 인간관계에 고단함을 느낀 사람들의 마지막 선택지라고는 하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이렇게 낱낱이 흩어진 채 혼자만의 생활을 쭉 이어 가도 괜찮은 걸까?
《우리는 외계에서 왔을지도 몰라》는 바로 이 자발적 외톨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가고 있다. 호기심이 너무 왕성해서 다른 아이들과 섞이지 못하고 자발적 외톨이를 선택한 열네 살 소녀 조냐가,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도피 생활을 하느라 어쩔 수 없이 외톨이가 되어 버린 또래 친구 ‘쥐죽’을 만나면서 서로의 마음을 열고 상처를 보듬어 가는 과정을 정밀하게 담아내고 있다.

‘나’와 ‘너’, 그리고 ‘우리’ _ 관계 맺기의 공식
자발적 외톨이 문화가 넓은 계층으로 퍼지게 되면 사회 문제로 대두될 수밖에 없다. 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가짐이 둔화되어, 친구 혹은 가족 간의 어울림이 점점 약해지기 때문이다. 오래 지속될 경우에는 개인주의를 넘어, 이기주의로까지 번지기 십상이다. 특히나 한창 예민한 시기에 있는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왕따나 학교 폭력의 불씨로 작용하기도 해서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그렇다고 《우리는 외계에서 왔을지도 몰라》에서 자발적 외톨이를 무작정 비난하거나 폄하하는 건 아니다. 그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조냐의 심리와 상황을 찬찬히 설명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인다. 조냐의 마음을 깊숙이 들여다봄으로써 그 문제를 풀어 나갈 실마리를 찾아낸다고나 할까. 다만, 조냐는 학교에서만 외톨이를 선택했을 뿐, 가정에서는 부모님과 더없이 좋은 관계를 맺고 있기에 생활 속에서는 불편함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그러다 조냐가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게 되는 실마리는 뜻밖의 장소에서 발견한다. 방학을 맞이하고도 친구들과 어울릴 생각을 하지 않고, 외톨이로서의 취미 생활을 즐기기 위해 야외 수영장을 찾았던 것. 조냐의 취미는 한쪽 구석에서 사람들을 관찰하고 유형별로 나누어 통계를 내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귀와 머리카락이 바짝 선 데다 비쩍 말라서 자작나무, 아니면 외계인’ 같은 ‘쥐죽’을 만나게 된다. (‘쥐죽’은 ‘쥐 죽은 듯이 조용히 하다’에서 따온 것으로, 쥐죽이 얘기를 나누고 싶어 할 때마다 아버지가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무심코 던지던 말이다. 쥐죽은 작품 속에서 내내 본명 대신 이 이름을 사용한다.)
좀처럼 마음을 열어 보이지 않는 쥐죽에게 이성으로서의 오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면서 조냐는 난생처음 또래 친구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쥐죽의 눈빛을 읽으려 애쓰고, 쥐죽의 마음을 헤아리려 안간힘을 쓰며, 쥐죽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궁금해서 애를 태운다. 그러다 쥐죽이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며칠에 한 번씩 이사를 다니며 외톨이로 지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조냐는 쥐죽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에게는 한없이 포근하고 든든한 울타리인 가정이, 누군가에게는 지옥보다도 더 끔찍한 감옥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쥐죽의 몸에 조금씩 늘어나는 퍼런 멍처럼 하루하루 깊어지는 상처를 안쓰러워하며 따듯한 마음으로 감싸 안는다. 결국 서로 다른 이유로 외톨이가 된 조냐와 쥐죽이 서서히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관계를 맺어 가게 된 것이다.

가족 해체의 슬픈 그림자 _ 가정 폭력의 민낯
조냐에게 가정은 다정한 부모님 덕분에 결핍이라곤 전혀 느끼지 못할뿐더러 학교에서의 외톨이 생활마저 너끈히 견디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지만, 쥐죽에게 가정은 시시때때로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와 그것을 피하기 위해 며칠에 한 번씩 이사를 다니며 언제나 겁에 질려 있는 어머니가 존재하는 지옥의 다른 이름이다.
아버지가 드리운 그늘 때문에 누구에게든 배타적이고 폐쇄적이었던 쥐죽은 조냐의 맑고 깨끗한 영혼과 맞닥뜨리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어 보인다.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고, 자신의 생각을 존중해 주며, 자신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조냐를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경계심이 해제되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쥐죽은 마침내 아버지 앞에서도 용기를 낸다. 그 전까지는 무서워서 도망 다니기에만 급급했다면, 이제는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아버지 앞에서 기 죽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는 저돌적인 모습을 보인다. 결국 어머니의 요구에 따라 아버지를 피해 또다시 거처를 옮기지만, 이번에는 온전히 숨지 않고 조냐에게 생일 축하 편지와 선물을 보내 관계의 끈을 이어 간다. 드디어 쥐죽이 지옥을 떨치고 빛나는 세상 속으로 한 발짝을 성큼 내딛게 된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외계에서 왔을지도 몰라》는 서로 다른 이유로 자신만의 울타리를 만들어 외톨이로 지내던 조냐와 쥐죽이 아픔을 공유하고 상처를 치유하면서 저마다의 울타리를 부수고 세상 속으로 힘차게 발을 내딛는 과정을 그려 내고 있다. ‘외톨이’와 ‘가정 폭력’이라는 굵다란 줄기가 작품 전반에 깔려 있기는 하지만, 풋풋하디풋풋한 열네 살 소년 소녀가 주인공인 만큼 조냐와 쥐죽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쓸쓸함과 발랄함을 동시에 선사하며 공감의 폭을 넓히고 읽는 재미를 쏠쏠하게 만든다. 그래서 이 작품을 다 읽고 책장을 덮을 즈음에는 “우리는 정말로 외계에서 왔을지도 몰라.” 하고 나 자신을 돌아보며 빙긋 웃게 될지도 모른다.

외톨이는 외톨이답게
코끼리와 기린, 고슴도치 등등은 외톨이다. 나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게다가 이름까지 ‘조냐’다. 소냐도 아니고 조냐라니, 부모님은 어떻게 딸내미 이름을 이렇게 지었을까? 나는 열네 살이며, 호기심이 아주 많다. 학교 도서관이나 위키피디아와 아주 친하다. 반 친구들은 나를 미치광이 취급한다. 방학이면 할 일이 없어서 괴롭다. 그래서 야외 수영장에 가서 사람들을 관찰한다. 어느 날, 귀와 머리카락이 바짝 선 데다 비쩍 말라서 자작나무, 아니면 외계인처럼 생긴 남자아이를 보게 되는데……. 그 아이는 자신을 ‘쥐죽’이라고 소개한다.

수영장 가장자리에 사람이 한 명 더 서 있었다. 무덤가에 방금 심은 자작나무처럼 키가 크고 비쩍 마른 데다, 새하얗기까지 한 남자아이였다. 초록색 수영복을 입었는데, 붉은색이 도는 금발이 사방으로 비죽비죽 뻗쳐 있었다.
머리에서 툭 불거져 나온 게 머리카락만은 아니었다. 나는 그렇게 바짝 서 있는 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햇빛이 그 아이의 귀를 주홍색으로 물들이는 바람에, 낙하하는 두 개의 작은 태양이 머리 양쪽에 매달린 것처럼 보였다.
반짝이는 귀와 기이한 몸매 덕분에 그 아이는 우주선을 타고 지금 막 수영장에 도착한 외계인 같았다. 또 한 가지, 왼쪽 견갑골 근처에 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 내 또래인 것 같긴 한데, 지금껏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 갑자기 사건이 터졌다. 어디선가 작은 사향쥐 두 마리가 불쑥 나타나 물가를 뱅뱅 돌며 추격전을 벌이다가, 그중 한 마리가 젖은 바닥에서 미끄러지며 자작나무의 발뒤꿈치에 부딪히고는 다시 도망쳤다. 깜짝 놀란 자작나무는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다가 그만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나만 못하는 것
나는 쥐죽과 함께 수영장에서 날마다 낱말 게임을 한다. 어느 날 쥐죽을 집으로 초대하는데, 아빠가 팬케이크를 굽는 걸 몹시 신기하게 여긴다. 쥐죽은 그동안 베를린에서 지냈으며, 엄마가 아버지랑 헤어지는 바람에 이곳으로 오게 됐다고 말한다. 지금은 ‘새장’에서 산다나? 말투로 보아, 쥐죽은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 같다. 식사 후에 쥐죽과 나는 정원에 누워 별자리를 관찰한다. 뭐가 제일 무섭냐는 내 질문에 쥐죽은 대뜸 ‘아버지’라고 대답한다.

나는 쥐죽이 다른 또래 아이들처럼 부모님을 ‘엄마’나 ‘아빠’라고 부르지 않는 게 자꾸 마음에 걸렸다. ‘어머니’나 ‘아버지’는 왠지 우연히 같은 집에 살게 된 이방인을 지칭할 때 쓰는 말처럼 들렸다. 쥐죽의 목소리에 아버지가 자기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에 대한 분노가 스며 있었다. 아니, 어쩌면 슬픔인지도 몰랐다.
“아버지는 저녁마다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신문을 읽으며 와인을 드셨지. 그러다 내가 거실로 들어가면 늘 ‘난 지금 집중해야 하니까, 쥐 죽은 듯이 있어!’라고 말씀하시곤 했어.”
그 순간, 나는 불현듯 깨달았다. ‘쥐죽’은 ‘쥐 죽은 듯 조용히 하다’에서 따온 말이었다! 그러니까 쥐죽은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별명을 붙인 것이다.

뜻밖의 반격
어느 날, 엄마가 뜬금없이 미로 공원으로 소풍을 가자고 한다. 쥐죽도 데려가고 싶어서 전화를 걸지만 아무도 받지 않는다. 나는 미로공원에서 점심을 먹으며 엄마에게 쥐죽의 몸에 있는 멍에 대해 이야기한다. 엄마는 깜짝 놀라 쥐죽의 집으로 달려간다. 엄마 뒤를 쫓아 겨우겨우 그 집에 도착했을 때, 발코니 유리창은 깨져서 산산조각이 나 있는 데다, 쥐죽의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가 등을 돌린 채 쥐죽 앞에 서 있다. 유리 조각을 손에 들고 있는 쥐죽의 얼굴에는 실망과 공포, 분노, 그리고 사랑 비슷한 것도 어려 있다. 얼마 뒤, 쥐죽은 유리 조각으로 아버지의 어깨를 찌른다.

쥐죽네 집 문은 살짝 열려 있었다. 불이 꺼져 있어서 집 안은 어두침침했다. 사람도 보이지 않고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다 쥐죽을 발견한 순간, 툭 하고 심장이 잠시 멎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쥐죽은 거실의 왼쪽 구석, 예전에는 발코니 문이었지만 지금은 산산이 부서진 유리 조각이 그득한 곳에 서 있었다. 부서진 얼음 같은 유리 조각이 쥐죽의 주변에 흩어져 반짝거렸다.
그 뒤쪽 벽에 쥐죽의 어머니가 딱 붙어 있었다. 지난번처럼 목욕 가운을 입은 쥐죽 어머니는 눈을 크게 뜨고 왼손을 입에 가져다 대고 있었다. 마치 형편없는 연기를 펼치고 있는 호러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쥐죽 앞에는 붉은 기가 도는 금발의 남자가 서 있었는데, 뒷모습만으로도 단박에 압도당할 것만 같았다. 키가 2미터는 족히 되어 보이는 거구였다. ‘저 사람이 바로 쥐죽의 아버지구나!’ 하고 생각하는 순간, 그 아저씨가 쥐죽에게 손을 뻗었다.
내가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누군가 영화를 잠시 멈춘 것 같았다. 모든 것이 꼼짝도 하지 않는 듯했다. 나는 쥐죽을 재빨리 바라보았다.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눈이 엄청나게 커 보이고, 입술은 방금 수확한 체리처럼 검붉었다. 머리카락은 정전기를 품은 듯 삐죽삐죽 서 있었다. 얼굴도 무언가로 가득 차 있었다. 실망과 공포, 특히 분노로. 하지만 이런 감정과는 맞지 않는 무언가도 언뜻 보였다. 사랑 비슷한 거?
그때 쥐죽이 오른손을 치켜들었다. 투명한 물건이 쥐죽의 손에서 번쩍였다. 나는 모든 게 왜 잠깐 정지했는지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발을 들여놓은 상황은 폭풍 직전의 적막이었던 것이다!

  작가 소개

저자 : 슈테파니 회플러
1978년에 독일에서 태어났으며, 프라이부르크와 스코틀랜드 던디에서 독문학과 영문학, 스칸디나비아 문학을 공부했다. 지금은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연극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는 외계에서 왔을지도 몰라》를 시작으로 청소년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하루 종일 학생들과 함께 생활해서 그런지, 그 또래 아이들의 심리 묘사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고 있다.

  목차

외톨이는 외톨이답게
수영장에서 벌어진 ‘별난’ 일
다섯 번째 팬케이크
반짝이는 별빛 아래서
나만 못하는 것
예기치 못한 분노
새장과 밤하늘, 그리고 우리
수영에 ‘거의’ 성공한 날
마음의 소리를 못 들은 체하면
뜻밖의 반격
끝나지 않은 이야기
다리가 무지무지 긴 비의 정령
쥐죽과 함께 보낸 여름
세상에서 가장 귀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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