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제13회 푸른문학상 청소년소설집. <사과를 주세요>에 실린 4편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현실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꿈과 신념을 찾아 나선다는' 공통된 특징을 지니고 있다.
표제작인 <사과를 주세요>의 주인공 의지는 학교의 부당한 대우에 맞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주장을 펼친다. 의지가 마주한 ‘학교’라는 현실이자 거대 조직은 냉혹하기 그지없지만 그에 굴하거나 주눅 들지 않는 의지의 재기발랄함이 작품 내내 돋보인다.
책에 실린 4편의 작품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주인공들을 억압하는 현실 속 어른이 있다는 것이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으로 대표되는 ‘어른’들은 꿈을 이야기하는 아이들에게 “지금 하는 거나 제대로 하라”며 그들의 꿈을 짓밟아 버리거나,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아이에겐 “개나 소나 권리 타령”이라며 그들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다. 이러한 어른들이 보기 거북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 뜨끔한 마음이 드는 것은 이 장면과 대사들이 현재 어른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의 꿈을 진정으로 응원해주기보단, 자신들이 맞추어 놓은 틀과 만들어 놓은 정답(비록 그것이 정답일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에만 끼워 맞추려 하고, 그 틀에서 벗어나는 아이들은 ‘문제아’, ‘비행 청소년’으로 낙인찍어 버리고 마는 우리 어른들 역시 이 소설집을 읽으며 자신의 행동을 한번 뒤돌아보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 그것이 <사과를 주세요>의 주인공들이 꿈꾸는, 그리고 그들이 되고 싶은 멋진 어른의 모습이다.
출판사 리뷰
▶ 제13회 푸른문학상 청소년소설집 『사과를 주세요』 출간!
바야흐로 저성장 시대를 맞아 모든 세대가 ‘먹고 사는 것의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연애, 결혼, 취업을 넘어 포기할 것이 셀 수 없이 많다는 20대를 가리키는 ‘n포 세대’나, 위로는 나이 드신 부모님을 부양하고 아래로는 취업 못한 자식들을 뒷바라지하는 50대를 가리키는 ‘낀 세대’ 같은 용어는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반영하는 웃픈(웃기면서 슬픈!) 신조어다. 그러다보니 뉴스나 신문도 온통 이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취업 못한 청년들이 몇만 명을 넘었다느니, 은퇴한 50대들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느니 하는 소식들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뉴스거리가 아니다.
이렇게 ‘먹고 살기’만도 어려운 시대, 우리의 다음 세대인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어른은 거의 없다. 어른들은 청소년들이 현재 어떤 고민을 안고 있는지, 꿈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은지에 관해 궁금해 하거나 진지하게 그들과 대화하려 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 나의 취업이, 나의 결혼이, 나의 노후가 급급한 2015년 대한민국의 어른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을 그저 ‘소통이 안 되는 이해할 수 없는 대상’, 혹은 ‘비행을 일삼는 대상’으로만 치부해버리고 만다.
청소년들을 궁금해 하지 않으니 그들을 위한 문학도 사라지고 있는 것이 당연지사. 청소년소설은 상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문학계에서 홀대받기 일쑤고 서점에 진열된 청소년들을 위한 서적이라고는 교과서 혹은 문제집이 대부분인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이러한 세태에 굴하지 않고 아동청소년문학 전문 출판사 <푸른책들>은 국내 문학 작품 공모제에 존재하지 않았던 ‘단편 청소년소설 부문’을 최초로 신설하여 우리 청소년들을 위한 문학 작품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그들을 위한 책을 발간하려 애써 왔다. 그 노력에 대한 결과물인 푸른문학상 수상 청소년소설집 『살리에르, 웃다』, 『외톨이』, 『불량한 주스 가게』, 『열다섯, 비밀의 방』, 『똥통에 살으리랏다』, 『스키니진 길들이기』는 여러 단체와 기관에서 그 문학성을 인정받고, 독자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으며 우리 청소년소설 분야를 한층 풍요롭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청소년소설의 미래를 그려 나갈 제13회 푸른문학상 수상 청소년소설집인 『사과를 주세요』가 출간되었다.
녹록치 않은 현실을 반영하듯 2015년 상반기 푸른문학상 단편 청소년소설 부문에서는 수상작을 배출해내지 못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보답과도 같은 수많은 우수한 작품들이 하반기 푸른문학상 단편 청소년소설 부문에 지원해 4편의 수상작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 4편의 작품은 각기 다른 성격의 주인공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펼치고 있지만, 모두 유쾌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우리 청소년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소설 장르의 긍정적인 미래를 엿볼 수 있게 하였다.
▶ ‘정답’만을 강요하는 현실의 어른에 맞서
‘꿈과 신념’을 제힘으로 찾아 나선 멋진 청소년들의 유쾌한 성장기!
『사과를 주세요』에 실린 4편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공통된 특징을 지니고 있다. 바로 현실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꿈과 신념을 찾아 나서는 것! 표제작인 「사과를 주세요」의 주인공 의지는 학교의 부당한 대우에 맞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주장을 펼친다. 의지가 마주한 ‘학교’라는 현실이자 거대 조직은 냉혹하기 그지없지만 그에 굴하거나 주눅 들지 않는 의지의 재기발랄함이 작품 내내 돋보인다. 「우산 없이 비올라」의 주인공 선욱과 「바다를 삼킨 플랑크톤」의 주인공 산하 역시 주위의 시선과 간섭에서 벗어나 굳건히 자신의 꿈과 행복을 찾아 떠나는 당당한 청소년들이다. ‘남들이 다 하는 것’, 혹은 ‘엄마가 하라고 하는 것’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즐거운 것’을 스스로 찾아 행동으로 옮기는 두 청소년의 모습에서 오늘날 어른들에게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신념과 용기가 느껴진다. 「연애 세포 핵분열 중」의 주인공 근복은 다른 어떤 꿈보다도 간절하고 중요한 ‘연애’를 갈망하며 그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 온 노력을 쏟아 붓는다. 「연애 세포 핵분열 중」은 솔직·담백하고 아직은 성적으로 순수(?)한 근복의 이야기를 통해 요즘 청소년들의 최대 화두인 ‘연애’ 문제를 유쾌하고 직설적으로 그린다. 청소년들은 어떤 방식으로 연애를 하는지, 연애를 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은 어떤 고민을 안고 있는지, 숨기기에 급급했던 청소년들의 성과 연애를 톡톡 튀는 시각으로 그리며 그들의 연애 생활을 낱낱이 공개한다.
이 작품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주인공들을 억압하는 현실 속 어른이 있다는 것이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으로 대표되는 ‘어른’들은 꿈을 이야기하는 아이들에게 “지금 하는 거나 제대로 하라”며 그들의 꿈을 짓밟아 버리거나,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아이에겐 “개나 소나 권리 타령”이라며 그들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다. 이러한 어른들이 보기 거북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 뜨끔한 마음이 드는 것은 이 장면과 대사들이 현재 어른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의 꿈을 진정으로 응원해주기보단, 자신들이 맞추어 놓은 틀과 만들어 놓은 정답(비록 그것이 정답일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에만 끼워 맞추려 하고, 그 틀에서 벗어나는 아이들은 ‘문제아’, ‘비행 청소년’으로 낙인찍어 버리고 마는 우리 어른들 역시 이 소설집을 읽으며 자신의 행동을 한번 뒤돌아보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 그것이 『사과를 주세요』의 주인공들이 꿈꾸는, 그리고 그들이 되고 싶은 멋진 어른의 모습이다.
입학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근복이네 반에서는 벌써 다섯 커플이 탄생했다. 이 추세라면 28명이 정원인 반 안에서 솔로들이 소수가 될 판이었다. 3월 초에 반 단합 대회를 했던 고기 뷔페에서 눈 맞아 썸 타다가 바로 사귀게 된 석용-효림 커플과 성훈-가영 커플은 정말 눈꼴사나웠다. 35세 노처녀인 담임 윤희 샘이 간혹 교실을 들여다보다가 "야, 너희 떨어져!"라고 외칠 만큼 두 커플의 애정 행각은 솔로들의 마음을 괴롭게 했다.
"지금 우선 귀찮고 입장 곤란하니까 선심 쓰듯 던져 주는 사과는 진짜 사과가 아니라는 얘기지, 내 말은. 시간에 정성을 더해서 상대가 왜 상처받았는지 알아가는 게 먼저. 사과는 그런 다음에 진심으로 다가서는 일이어야 해. 가능하다면 여러 번, 그리고 지속해서. 성가시니까 치워 버리기 위해서, 부끄러우니까 잊어버리고 묻어 버리기 위해서, 먹고 난 종이컵 쓰레기통에 내던져 버리듯이 한 번 쓱 해치우는 행동이 아니라."
"얘, 선욱아! 커다란 물고기가 말여. 아니지, 호랭이가 말여. 날쌔고 커다란 호랭이가 작은 토끼 한 마리를 잡을 때 말이다. 어쩔 거 같냐?"
"뭐, 잽싸게 달려가서 앙하고 물겠지."
"그러겄지? 재빠르게 잡을 것이여. 아무리 더 크고 힘이 세도 토끼에게 '야, 간식거리! 이리 와 봐!' 하지는 않겄지?"
나는 웃었다. 할머니는 말을 이었다.
"아무리 작아도 잡히지 않으려고 있는 힘껏 도망갈 테니 말이여. 호랭이가 작은 토끼 한 마리 잡을 때도 열심히 달려가는 것처럼 할미도 뭐든지 열심히 할라고 혀."
작가 소개
저자 : 허혜란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으며, 대학에서는 문예창작을 공부했습니다.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유럽을 비롯하여 인도, 중국, 터키, 몽골, 이스라엘 등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사람들의 다양한 생활과 말과 전통과 근원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2004년 《동아일보》와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소설집 《체로키 부족》이 있습니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동화를 알게 되었고, 2015년 중편동화 [503호 열차]로 정채봉 문학상을, 청소년 단편소설 [우산 없이 비올라]로 푸른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아침이면 구름이 바다처럼 짙게 깔리는 깊은 산골에서 곰을 닮은 커다란 강아지를 데리고 가족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저자 : 이순미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습니다. 2012년 2월 ‘KB국민은행 창작 동화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2013년 현재 독서 논술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저자 : 김은재
연세대학교 인문학부 영어영문학과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부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 중이다. 10대와 20대에게 ‘명문 대학 - 대기업 취업’의 길 말고도 다른 길이 있다고 말해 주고 싶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오빠손맛’ 김홍섭 대표를 만났다. 사람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저서로는 청소년 소설집 『연애세포 핵분열 중』이 있다.
저자 : 진희
MBC창작동화대상과 푸른문학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장편동화 『엄지』, 동화집 『나의 철부지 아빠』(공저), 청소년소설집 『사과를 주세요』(공저), 장편소설 『가장 투명한 빨강』, 『곰곰, 하는 중입니까?』, 『너의 저녁에 나를』 등이 있다.
목차
연애 세포 핵분열 중 / 김은재
사과를 주세요 / 진 희
우산 없이 비올라 / 허혜란
바다를 삼킨 플랑크톤 / 이순미
발행인의 말
작가 약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