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정신장애인들의 삶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시집 『날개 접지 않는 비행, 빨간 고추잠자리의 여행』은 천안 정신 재활시설 [나래와 소명] 가족 일곱 명이 함께 엮어낸 공동 시집으로, 고단한 삶 속에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영혼들의 첫 비행을 기록한 작품집이다. 시 한 편 한 편에는 계절의 변화처럼 찾아오는 감정, 가족과 사랑, 자존감 회복의 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서툴지만 진실한 언어들이 오히려 깊은 울림으로 독자의 마음을 두드린다. 이 시집은 완성된 문장이 아니라 삶을 견디며 써 내려간 마음의 기록이자, 존재의 가치를 자신에게 증명해 나가는 치유의 여정이다.
특히 이번 시집에는 해드림출판사 이승훈 대표가 참여자들의 시를 노래로 만들어 QR 코드로 수록함으로써, ‘읽는 시’를 넘어 ‘듣는 시’로 확장된 감동을 선사한다. 자신의 마음이 노래가 되어 울려 퍼지는 경험은 참여자들에게 깊은 위안과 자존감 회복의 순간이 되었고, 독자에게는 시가 지닌 치유의 힘을 더욱 생생하게 전한다. 활자와 음악이 만나는 이 특별한 형식은 문학이 삶을 어떻게 어루만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시도로 완성되었다.
이 시집은 미술과 시를 결합한 ‘시화(詩畵)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마음 돌봄 프로젝트의 결실로, 창작의 과정 자체가 회복이 되는 경험을 증명한다. 참여자들은 대상자가 아닌 ‘작가’로 불리며 서로의 감정에 공감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웠고, 그 시간 속에서 희망과 연대가 자라났다. 『날개 접지 않는 비행, 빨간 고추잠자리의 여행』은 한 권의 시집을 넘어, 함께 존재해주는 시간 속에서 치유가 피어나는 순간들을 기록한 희망의 증언이며, 독자에게도 조용하지만 깊은 위로를 건네는 따뜻한 동행이 되어줄 작품이다.
출판사 리뷰
시(詩)를 통한 치유와 영혼의 비상
-이충재 문학평론가 평론 요악
이 글은 현대 문명이 초래한 인간성 상실과 정체성 붕괴 속에서, 시(詩)가 어떻게 인간 영혼의 치유와 회복을 가능하게 하는가를 공동시집의 작품들을 통해 조명한 평론이다. 필자는 인간과 자연이 본래 하나였던 존재론적 관계가 문명과 탐욕으로 분리되며, 공격과 상처의 세계가 되었음을 지적한다. 기술 문명과 자본주의는 인간의 자리를 빼앗고 삶을 피로와 상실로 몰아넣었으며, 그 결과 사람들은 정신적 고통과 소외 속에 놓이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을 진단하는 인문학적 논의들과 함께, 이 공동시집은 상처 입은 영혼들이 시를 통해 자신의 아픔을 고백하고 자유로 향한 회복을 시도하는 치유의 기록으로 소개된다. 시는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슬픔을 해방하고 삶을 재해석하는 영혼의 도구이며, 인간 본질의 회복을 돕는 힘으로 기능한다.
자기 사랑과 관계 회복의 시작 — 김보민과 김민주의 시
김보민의 「나를 사랑하는 연습」은 타인을 먼저 돌보던 삶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회복하려는 선언이다. 이는 상처받은 시대의 선한 사람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출발선에 서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자기 돌봄은 이기심이 아니라 생존과 치유를 위한 용기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김민주의 「장미 가시」는 관계의 상처와 거리의 지혜를 노래한다. 너무 가까울 때 상처 주는 인간관계를 돌아보며, 서로를 지키기 위해 적절한 거리두기의 필요성을 말한다. 동시에 「겨울 봄」과 「열병 튜브」에서는 따뜻한 온기와 사랑을 갈망하는 인간의 본능적 그리움이 드러난다. 이는 이기화된 사회에서 사라진 관계의 회복을 향한 간절한 요청이다.
가족이라는 상처이자 그리움 — 노정순과 심춘자의 고백
노정순의 「가족 소개」는 결핍과 아픔 속에서도 가족을 향한 사랑과 그리움을 담담히 고백한다. 현실은 고단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한 가족에 대한 애정이 삶의 온기를 유지하게 한다. 불완전한 현실 속에서도 사랑이 인간을 지탱하는 힘임을 보여준다.
심춘자의 「나의 가족은」은 역기능적 가정환경이 남긴 상처를 솔직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미움과 단절의 고통을 지나 현재의 삶을 선택하는 용기는 고백을 통한 해방이며, 아픔의 대물림을 끊으려는 의지로 읽힌다. 이 시는 개인의 고통을 사회적 치유로 확장시키는 증언의 의미를 지닌다.
소박한 행복의 재발견 — 임미선과 이향훈의 희망
임미선의 「희망의 빛」은 병원에서의 긴 투병 끝에 퇴원이라는 작은 사건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보여준다. 나무와 풀을 만질 수 있는 자유가 곧 삶의 기쁨이라는 고백은 현대인이 추구하는 허상적 성공과 대비되며, 진정한 행복의 본질을 일깨운다.
이향훈의 「내 삶의 이유」는 공동체와 돌봄의 힘을 노래한다. 자신을 응원해 주는 사람들 덕분에 삶이 회복되고 희망이 피어난다는 감사의 고백은 치유 공동체의 결실을 상징한다. 시는 개인 회복이 타인의 헌신과 사랑을 통해 가능함을 증언한다.
헌신과 사랑의 성숙 — 김미주와 주선옥의 시 세계
김미주의 「사랑이 온다」는 삶의 변화와 성숙을 함축적으로 담은 작품이다. 봉사와 헌신 속에서 사랑이 삶의 중심이 되었음을 노래하며, 시 쓰기와 삶이 하나가 된 존재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주선옥의 「너만의 꽃길을 가라」는 외부의 성공이 아닌 내면에서 피워내는 신앙과 사랑의 길을 강조한다. 흔들리는 현실 속에서도 믿음과 소명을 따라 걷는 삶이야말로 참된 자유임을 전한다. 그의 시들은 상처 입은 영혼을 돌보는 사명적 삶의 고백으로 읽힌다.
시는 인간의 노래이며 치유의 통로
필자는 메리 올리버와 장영희의 문학적 성찰을 인용하며, 시와 문학이 인간에게 ‘대리 경험’과 영적 성장의 통로가 된다고 강조한다. 자연과 단절된 문명사회 속에서 시는 인간을 다시 본질로 이끄는 길이며, 상실과 고통을 의미로 전환하는 힘이다.
이 공동시집은 바로 이러한 시의 본질을 실천하는 기록이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고백하고, 사랑을 배우며, 작은 희망을 통해 삶을 다시 시작하는 과정이 시로 형상화되었다. 시는 이들에게 위로이자 회복이며 자유를 향한 날개가 된다.
따라서
『날개 접지 않는 비행, 빨간 고추잠자리의 여행』은 단순한 창작 시집이 아니라, 현대 사회의 상처 속에서 인간이 다시 인간다워지는 치유의 여정이다. 자기 사랑, 관계 회복, 가족의 상처, 소박한 행복, 공동체의 힘, 헌신의 삶이 시를 통해 엮이며 하나의 영혼 합창을 이룬다.
이 시집은 우리 모두에게 묻는다.
“우리는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가, 얼마나 서로를 따뜻하게 바라보고 있는가?”
그리고 조용히 답한다.
시를 통해 다시 살아갈 수 있다고.
저자소개
시집 『날개 접지 않는 비행, 빨간 고추잠자리의 여행』의 저자들은 천안 정신 재활시설 나래&소명에서 함께 삶을 견디고 마음을 돌보며 시로 자신을 표현해 온 일곱 명의 시인들, 김보민, 김민주, 노정순, 심춘자, 임미선, 이향훈, 전초롱이다. 이들은 “나도 詩인” 마음 돌봄 프로젝트를 통해 색을 고르고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자신의 언어를 얹으며, 말로 다 하지 못했던 감정과 기억을 시로 풀어냈다. 사랑과 가족, 희망과 자존, 삶의 질문들을 담담하고도 진솔하게 노래하는 그들의 시는 서툴기에 더욱 진실하고, 꾸밈없기에 더욱 깊은 울림을 전한다.
일곱 저자는 시를 통해 자신을 숨기던 자리에서 한 걸음 나아가, ‘대상자’가 아닌 ‘작가’로 세상과 마주했다. 각자의 삶에서 건져 올린 마음의 기록들은 서로를 위로하고 공감하는 언어가 되었으며, 공동체 안에서 성장과 연대를 만들어 냈다. 이들의 첫 시집은 단순한 창작의 결과물이 아니라, 존재의 가치를 스스로 확인하고 다시 날아오르기 위한 치유의 여정이다. 빨간 고추잠자리가 푸른 하늘을 향해 날개를 펼치듯, 일곱 시인의 시 또한 희망과 용기를 실어 독자의 마음으로 조용히 날아간다.
나를 사랑하는 모습 | 김보민
누구보다도 나를 소중하게 여기자
예전에는 남자친구나 강아지 등
나 아닌 다른 것을 소중하게 여겼지만
이제는 내가 나를 더 사랑해야 한다
약을 먹는 것도
식사를 적당히 하는 것도
다 나를 위한 것이다
나 자신을 더 아끼고
나 자신을 사랑하는 연습을 해보자
지금도 늦지 않았다
달리기 선수가 출발선에 선다
자! 이제 출발!
장미 가시 | 김민주
뭐 그리 바쁜지
옹기종기 모인 꽃망울
앞다투어 피어나는 새빨간 잎
한 송이 두 송이 늘어나다
서로에게 버팀이 되어주던 줄기
가시에 찔려 서로를 상처 주다
곧 시들어 버린다.
조금은 멀리서도 바라보자
서로를 지키는 가시가 되기 위해.
작가 소개
지은이 : 김보민
지은이 : 김민주
지은이 : 노정순
지은이 : 심춘자
지은이 : 임미선
지은이 : 이향훈
지은이 : 전초롱
목차
발간사 ‘마음이 말을 잃을 때 표현은 회복의 첫걸음이 됩니다’ ┃ 소명 김미주 원장 4
발문 ‘나도 詩인’을 지도하며 ┃ 내 마음을 그리다 강사 주선옥 6
격려사 ‘속마음의 기록 소중한 순간’ ┃ 나래 최유진 원장 8
평론 시(詩)여! 영혼의 비상(飛上)을 꿈꾸는 날개가 되어주오 ┃ 이충재(시인, 문학평론가) 143
김보민 15
나의 바람 / 이름에 관한 이야기 / 산책하기 좋은 계절, 그대 이름은 봄 / 나를 사랑하는 연습 /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이유 / 사랑이란? / 사랑이 필요한 이유 / 희망 편지 / 나를 돌아보며 / 꽃다발을 만들며
김민주 35
장미 가시 / 겨울 봄 / I(아이) / 열병 튜브 / HAPPY? / 달밤 / 마음
노정순 45
가족소개 / 봄이 오는 소리 / 노정순의 인생 이야기 / 사랑은 변한다 / 지금 나는 행복하다 / 복 받은 나 / 나의 만다라 / 미래의 나
심춘자 67
나의 가족은 / 꽃 피는 봄 / 시처럼 살고 싶다 / 춘자 씨의 사랑 / 행복이란? / 희망 / 해바라기 / 춘자에게 주는 선물
임미선 85
희망의 빛 / 꽃다발을 만들면서
이향훈 91
가족 / 수선화 / 그리운 나 / 사랑 / 내 삶의 이유 / 나이 / 나는 누구일까? / 내가 나에게 주는 꽃다발
전초롱 109
나의 사랑 / 맛있는 시간 / 시작 / 행복한 사람 / 꽃다발을 만들며
김미주 원장 121
50세 전과 후 / 깜 / 내 우주에게 / 도반의 노래 / 사랑이 온다
주선옥 강사 131
너만의 꽃길을 가라 / 꽃다발 / 채송화 / 담쟁이처럼 / 연꽃 피우러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