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명나라 때의 출판인이자 문학가인 풍몽룡은 세상 사람들 사이에 전하는 이야기, 옛 역사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모아 기록·윤색하고 자신이 지은 이야기도 더하여 ‘삼언(三言)’을 완성했다. 각각 40편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진 유세명언, 경세통언, 성세항언의 ‘삼언’은 ‘사람 사는 이야기’를 빼어난 솜씨로 생생하게 엮어낸 명작으로 평가받는다.
중국 역사 서사의 유형과 특질을 연구하며 중국 고전문학 작품을 꾸준히 번역·소개해온 김진곤 교수가 중국 명나라 시대 출판인이자 문인인 풍몽룡의 『성세항언』을 국내 최초로 완역하여 펴냈다. 2019년 펴낸 『유세명언』과 2024년 펴낸 『경세통언』에 이은 이번 『성세항언』의 출간은 소설의 문학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던 명나라 시대에 설화와 민요, 역사 기록 등을 소재로 쓴 풍몽룡의 백화소설 모음집인 ‘삼언(三言)’ 번역 작업의 마지막 결실이다.
송대 이래 중국 사회와 인간상을 깊이 있고 풍부하게 묘사한 풍몽룡의 ‘삼언’(『유세명언』1620, 『경세통언』1624), 『성세항언』1627)은 현대 중국 소설의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준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지금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출판사 리뷰
현대 중국 소설의 원형이 된 풍몽룡의 ‘삼언(三言)’ 완역 출간
명나라 때의 출판인이자 문학가인 풍몽룡은 세상 사람들 사이에 전하는 이야기, 옛 역사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모아 기록·윤색하고 자신이 지은 이야기도 더하여 ‘삼언(三言)’을 완성했다. 각각 40편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진 유세명언, 경세통언, 성세항언의 ‘삼언’은 ‘사람 사는 이야기’를 빼어난 솜씨로 생생하게 엮어낸 명작으로 평가받는다.
중국 명나라 시대의 이야기꾼 풍몽룡이 들려주는 120편의 ‘인생 이야기’
중국 역사 서사의 유형과 특질을 연구하며 중국 고전문학 작품을 꾸준히 번역·소개해온 김진곤 교수(한밭대학교 중국어과)가 중국 명나라 시대 출판인이자 문인인 풍몽룡의 『성세항언』(전 2권)을 국내 최초로 완역하여 펴냈다. 2019년 펴낸 『유세명언』과 2024년 펴낸 『경세통언』에 이은 이번 『성세항언』의 출간은 소설의 문학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던 명나라 시대에 설화와 민요, 역사 기록 등을 소재로 쓴 풍몽룡의 백화소설 모음집인 ‘삼언(三言)’ 번역 작업의 마지막 결실이다. 송대 이래 중국 사회와 인간상을 깊이 있고 풍부하게 묘사한 풍몽룡의 ‘삼언’(『유세명언』1620, 『경세통언』1624), 『성세항언』1627)은 현대 중국 소설의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준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지금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조선의 지식인들이 읽고 영향을 받다
풍몽룡의 삼언은 중국을 오갔던 사신, 역관, 수행원 등이 들여와 조선의 사대부들에게도 광범위하게 읽히고 깊은 영향을 남겼다. 17세기 중엽 출현한 한문 소설들에 비치는 유사한 주제와 소재, 『동야휘집』이나 『청구야담』 같은 문집에 실린 개작된 작품들, 언문으로 번역된 작품 등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으며, 이러한 영향은 20세기 초엽 신소설 시기에까지 이어졌음이 최근 여러 국문학 연구로 확인되었다.
“친구와의 의리를 지키기 위하여 사랑하는 아내를 버리는 남정네, 구두쇠를 곯려 주는 도둑, 기녀와의 애틋한 사랑을 이루는 기름장수, 장사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다 결국 외간남자와 정을 통하고 마는 비련의 여인, 도술을 부려 사악한 귀신을 물리치는 도사, 돈 한 푼 때문에 일어난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판관, 귀신과 사랑에 빠져 육신을 망가뜨린 청년…. 이들이 바로 삼언에 등장하는 다종다양한 인간 군상이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얽히고설킨 이야기는 이웃 나라 조선 사람들의 감수성을 자극하기도 하였다. 이 이야기들은 그들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사람 사는 이야기였기에 조선인들 역시 이 이야기를 통하여 자기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책을 펴내며’ 중에서)
양연화와 장숙아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 나중에 신미년(1571) 과거에 장원급제했다. 양연화 가문은 자자손손 번성했다. 양연화가 그날 밤 도망치지 못했다면 어찌 장숙아 같은 여자를 만날 수 있었으리! ‘부부의 인연은 하늘이 정하는 것’이라는 말이 정말 맞는 말이렷다. 이를 증명하는 시가 한 수 있구나.
북경으로 회시를 보러 가다가 강도를 만났네,
환난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오롯이 여장부 덕이라.
포기하지 말지라, 최후의 한 수가 꼭 있을지니,
쉬 포기하고 나중에 후회하지 말지라. (「장숙아가 양생을 구하다」)
조완이 고소장을 손에 들고서 외쳤다.
“이 노인네 목숨 좀 살려주십시오.”
이정이 아전을 시켜 고소장을 가져와 보게 하니 바로 살인 사건이었다. 지현이 조완 옆에 서 있는 자에게 물었다.
“그래 넌 누구냐?”
“전 조완의 이웃에 살고 있는데 주상 일행이 조완의 집에 몰려 들어와 행패를 부리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요.”
지현은 검시관을 대동하고 사건 현장으로 가보았다. 검시관이 먼저 조정문과 전우아 어머니를 검시하고는 아뢰었다.
“이 두 구는 머리통을 맞고 죽은 것이 분명합니다.”
검시관은 다음 주상이 메고 온 여인네 시체를 검시하고는 아뢰었다.
“이 시체는 맞은 자국은 없고 목에 혈흔이 있는 걸로 보아 맞아 죽은 것은 아니고 목매달아 죽은 것 같습니다.”
“그 말이 사실이렷다.”
“소인이 어찌 감히 허투루 아뢰겠습니까?”
지현은 납득이 가지 않았다.
“서로 싸우다 죽었다는데 어찌하여 저 여인네에게서는 맞은 자국이 발견되지 않는단 말인가?” (「그놈의 동전 한 닢 때문에」)
밤 일경 정도 되었을까, 침대 뒤쪽에서 쓰윽쓰윽 소리가 나더니 누군가가 휘장을 젖히고 침대로 올라와 이불 속으로 파고들어 이완아를 껴안고 입을 맞추려 들었다. 이완아가 손을 뻗어 머리를 만져보니 바가지처럼 반질반질했다. 이완아는 일단 먹물을 그자의 머리에 발랐다.
“어느 방의 스님이신지요?”
그 중은 대답도 하지 않고 일을 치르려 들었다. 중의 물건은 크기도 하고 딱딱하기도 하여 마치 창이나 몽둥이 같았다. 이완아는 장미저보다 어리고 팔팔한지라 중의 물건을 보고는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
‘중들이 원래 정력이 세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내가 그 말을 믿지 않았더니 과연 틀린 말이 아니네.’
이완아는 자기도 모르게 몸이 달아올랐다. (「왕 대윤이 보련사를 불태우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풍몽룡
명나라 때의 문인이자 관리로 자는 유룡猶龍, 호는 용자유龍子猶, 고곡산인顧曲散人 등이다. 형인 몽계夢桂, 아우인 몽웅夢熊과 더불어 뛰어난 문학적 재주로 이름을 날렸다. 스물한 살에 생원이 되었으나 과거를 볼 경제적 여력이 없어 다른 과거 지망생을 가르치거나 수험서를 쓰면서 생활을 이어갔다. 교사이자 출판인, 문학가로 살면서 각각 40편의 단편소설을 수록한 대표작 ‘삼언’, 즉 『유세명언』(1621), 『경세통언』(1624), 『성세항언』(1627)을 출간했다. 소설의 문학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던 명나라 시대에 설화와 민요, 역사 기록 등을 소재로 쓴 백화소설 모음집인 삼언과 장편소설인 『평요전』, 『열국지』 등을 펴냄으로써 중국 소설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58세의 늦은 나이에 관직을 얻어 명왕조의 쇠락을 지켜보았고, 명나라가 멸망한 1644년에 명나라의 몰락을 기록한 『중흥실록』을 편찬하고 2년 후 그 자신도 생을 마감했다.
목차
장숙아가 양생을 구하다
張淑兒巧智脫楊生
여동빈이 황룡선사에게 한 수 배우다
呂洞賓飛劍斬黃龍
해릉왕이 황음으로 신세를 망치다
金海陵縱欲亡身
수양제가 방탕에 빠져 나라를 잃다
隋煬帝逸遊召譴
독고 진사의 기이한 꿈
獨孤生歸途鬧夢
설위가 물고기 꿈을 꾸다
薛錄事魚服證仙
이옥영이 억울함을 상소하다
李玉英獄中訟寃
선창에서 맺은 사랑
吳衙內鄰舟赴約
태학생 노남이 괘씸죄에 걸려들다
盧太學詩酒傲公侯
침상 밑에서 나온 의로운 협객
李汧公窮邸遇俠客
정 절도사가 신궁으로 공을 세우다
鄭節使立功神臂弓
백옥 말 장식 덕분에
黃秀才徼靈玉馬墜
얄궂은 농담이 큰 화를 부르다
十五貫戲言成巧禍
그놈의 동전 한 닢 때문에
一文錢小隙造奇寃
늙은 하인이 집안을 일으키다
徐老僕義憤成家
채서홍이 모욕을 견뎌 원수를 갚다
蔡瑞虹忍辱報仇
두자춘이 장안에 세 번 들어가다
杜子春三入長安
이 도사가 홀로 운문에 들어가다
李道人獨步雲門
왕 대윤이 보련사를 불태우다
汪大尹火焚寶蓮寺
마당 신령이 왕발을 등왕각에 보내주다
馬當神風送滕王閣
○ 성세항언을 옮기고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