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살기 위해 고물상으로 찾아온 사람들, 그들이 구하고 있는 것은 의.식.주이지만 그 이면을 돌아보면 사람으로 살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버려진 물건을 모아 고물상으로 가져와 의식주를 만들어 최소한의 인간이 가져야 할 모습에 대해 고민한다. 그렇게 살다 고독한 죽음 앞에서도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고 살려고 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우리의 삶이 필요를 좇지 않는다면 내가 지게가 되더라도 짐이 되더라도 불행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게 살다 보면 지게 작대기가 되고 내가 땅이 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기댐의 공간을 만들고 만들어 줄 수 있는 날이 온다는 것이다. 권 사장님의 말뜻은 그 당시 나에게는 어려웠다. 말이 차고 넘치는 세상인데 권 사장님은 나를 통해 말이 아닌 실천으로 옮겨보고 싶었던 것 같다.
사람이 사람과 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이런 것은 물질보다 훨씬 깊은 맛을 내고 그 맛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묘하다. 사탕으로 이어진 1주일이지만 사탕은 사탕이 아니고 기다림이고 그 기다림은 유 씨 할머니한테는 당신만의 설렘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오랜만에 지하실에 들어온다. 세상에 비가 오면 방주에 무엇을 들고 와야 할까. 그동안 모아 온 것들을 바라본다. 이런 것들만 있으면 새로운 세상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나에게 반문한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방주에 태워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다른 것은 다 제쳐놓더라도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밥은 꼭 실어야겠다. 포근함을 품고 있는 밥, 이 냄새야말로 사람의 냄새이고 생명의 냄새인데 빼놓을 수가 없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희정
2002년 《충청일보》 신춘문예 당선.시집: 『백년이 지나도 소리는 여전하다』. 『아고라』. 『아들아, 딸아 아빠는 말이야』. 『유목의 피』. 『시詩서書화畵는 한 몸』. 『몸의 이름들』. 『허풍처럼』. 『서사시 골령골』. 『이야기 시 전라도 사람 전봉준』. 『이야기 시 당산』『K-시민』산문집: 『십 원짜리 분노』. 『김희정 시인의 시 익는 빵집』.그림 감상 평: 『시각시각視覺視覺』. 중학생 글쓰기 교재: 『15분 글쓰기 여행』.
목차
005 1. 비
019 2. 고물
038 3. 집정리
066 4. 사장들
128 5. 금요일
174 6. 경매
213 7. 진품명품
244 8.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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