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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와일딩 선언
자유로운 야생으로의 초대
사이언스북스 | 부모님 | 202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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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생명다양성재단 대표를 맡고 있는 김산하 박사가 쓴 첫 번째 본격 리와일딩 안내서다. 우리나라 최초의 야생영장류학자이기도 한 김산하 박사는 긴팔원숭이의 생태를 조사하기 위해 2년간 밀림에서 지내며 치열한 생명 활동이 벌어지는 현장을 『비숲』에 담았고, 생명의 서식지이자 상상력의 원천인 습지에 대한 탐구를 『습지주의자』에 픽션으로 녹여낸 바 있다.

『리와일딩 선언』에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화두가 된 리와일딩의 의미와 의의, 역사와 최신 연구, 해외 사례와 우리나라의 현장을 예리하게 살피고 압축해서 담아냈다. 책 표지에 실린 고라니는 야생과 도시 문명의 극명한 대비를 보여 주는 장면으로, 『늑대가 온다』의 저자이기도 한 야생 동물 사진 작가 최현명 선생이 카메라 트랩으로 찍었다.

  출판사 리뷰

야생을 자유롭게 하라
리와일딩을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하는 종합 안내서


리와일딩은 지구의 큰 부분을 자연의 재생을 위해 할애하는 것으로서, 이를 통해 지역의 생물 다양성이 돌아오도록, 멸종 위기종들이 위협으로부터 구출되도록 하는 일이다. 『리와일딩 선언』이 더 풍성하고, 더 신나고, 더 야생적인 미래로 독자를 이끌리라 기대한다. — 제인 구달 (박사, 영국 왕실 수여 기사 작위, 제인 구달 연구소 설립자, UN 평화의 대사)

지구의 온전한 야생은 이제 약 3퍼센트밖에 남지 않았답니다. 리와일딩은 야생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인간이 결정하지 않는 것을 추구합니다. 그러나 인간도 자연의 일부로서 기꺼이 참여해야 합니다. 모두가 힘을 모으면 자연도 스스로 되돌아올 겁니다. — 최재천(이화 여자 대학교 에코 과학부 명예 교수,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일어날 가장 획기적인 변화, 리와일딩. 리와일딩의 핵심 개념 중 하나가 대형 포식자를 다시 불러오는 것일 때, 얼마나 어렵고 복잡한 문제들을 돌파해야 할까? 호랑이를 캐릭터로 사랑하는 것과, 호랑이와 함께 살아가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일 테다. — 정세랑(작가)

도시 숲을 거닐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너무 오래 야생을 잊고 살아왔다는 것을. 빌딩 사이 작은 숲조차 나를 숨 쉬게 하고, 본래의 생명을 기억하게 해 줍니다. 야생은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 이미 스며 있습니다. — 임세미(배우)

생명과 다양성을 핵심 가치로 삼고, 과학을 바탕으로 환경에 대해 알고 표현하고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생명다양성재단은 2024년 “리와일딩 주간”, “야생 신탁” 프로젝트로 우리나라 리와일딩 운동을 시작했다. 이번에도 창작 집단 ‘이야기와 동물과 시(이동시)’와 공동으로 2025년 프로젝트 “야생과 동물과 나”를 개최한다. 지난해에 이어 리와일딩을 실천하는 국내 단체들과 시민들이 모이는 “야생 동물과 나” 행사는 컨퍼런스 “한국의 야생 연대”(9월 25일 19시, 서울시 강남구 파타고니아 이본쉬나드홀)와 “숲 놔두기”(9월 26일 19시, 서울시 서대문구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시청각실), 7분 스피치 “동물과 나”(9월 27일 19시, 서울시 강남구 파타고니아 이본쉬나드홀)로 구성된다. 제주도 해안 남방큰돌고래 서식지 복원을 시도하는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화산 습지 복원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도시 정원 릴레이 관찰을 기록하는 마인드풀가드너스 등이 컨퍼런스에 참여해 우리나라 각지의 리와일딩 경험을 공유한다.
재야생화, 다시 야생으로, 야생의 귀환, 활생으로 번역되는 리와일딩(rewilding)이란 야생이 제대로 돌아와야 자연도 회복된다는 자연 보전 패러다임이다. 리와일딩은 30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역사에도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재설정하게 하는 현대적 세계관이 되었고 기후 변화 대응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 옐로스톤 공원의 늑대와 엘크, 싱가포르의 수달, 아르헨티나 이베라 습지와 영국 넵 캐슬 농장의 변신 등 세계 각지의 사례에서 다양한 개념으로 등장하는 리와일딩을 둘러싼 논란과 장단기적 전망을 두고 진지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한 때다. 리와일딩이 하나의 강력한 움직임으로 자라나면서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이들을 연결하고 리와일딩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탄생한 글로벌 리와일딩 연맹(Global Rewilding Alliance)은 현재 125개국 약 240개 이상의 파트너가 협력하고 있다. 생명다양성재단도 2025년 6월 현재 한국 단체 최초로 이 연맹에 가입했다.
이번에 ㈜사이언스북스에서 펴낸 『리와일딩 선언: 자유로운 야생으로의 초대』는 생명다양성재단 대표를 맡고 있는 김산하 박사가 쓴 첫 번째 본격 리와일딩 안내서다. 우리나라 최초의 야생영장류학자이기도 한 김산하 박사는 긴팔원숭이의 생태를 조사하기 위해 2년간 밀림에서 지내며 치열한 생명 활동이 벌어지는 현장을 『비숲』에 담았고, 생명의 서식지이자 상상력의 원천인 습지에 대한 탐구를 『습지주의자』에 픽션으로 녹여낸 바 있다. 『리와일딩 선언』에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화두가 된 리와일딩의 의미와 의의, 역사와 최신 연구, 해외 사례와 우리나라의 현장을 예리하게 살피고 압축해서 담아냈다. 책 표지에 실린 고라니는 야생과 도시 문명의 극명한 대비를 보여 주는 장면으로, 『늑대가 온다』의 저자이기도 한 야생 동물 사진 작가 최현명 선생이 카메라 트랩으로 찍었다.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일어날 가장 획기적인 변화, 리와일딩

철원 농민과 두루미의 사례는 대중적으로 보면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자연 보전의 새로운 담론의 형성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리와일딩의 패러다임에 주목할 만한 이유다. 곳곳에서 산발적이고 동떨어져 일어나고 있는 자연 보전 노력의 여러 구슬을 한 실로 꿰고, 그러면서 동시에 과학과 철학을 바탕으로 한 미래상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무척 중요하다.

1장 「리와일딩 선언」에서 강조하듯 리와일딩은 근본적으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새로운 현대적 세계관이다. 이 책은 리와일딩의 운동이 드디어 한국에도 상륙했음을 알리는 동시에 이제 우리도 리와일딩에 동참하고 더 나아가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제 사회의 흐름이어서만이 아니라, 망가진 생명계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절실하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리와일딩은 수많은 국가에서 활발히 이야기되고 연구되고 있는 분야로서 그 정신과 논리에 입각한 사업들이 실제로 실현 중이며 대중적으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간이 생각하는 야생은 인간을 떠나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 인간의 영향으로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하는 노력에는 인간이 동참해야만 한다.
2장 「야생에 관하여」는 ‘야생’의 본질에 대한 탐구로 시작한다. 야생성은 생명이라는 주체의 자율성과 세상의 상호 작용이 핵심이다. 생물은 서식지와 긴밀하게 상호 작용함으로써 살아가는데 그렇게 하게끔 하는 특질이 야생성인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초기 봉쇄로 사람들이 밖에 나오지 않아 썰렁해진 거리에 야생 동물들이 나타났듯, 오늘날 우리와 야생은 한쪽이 존재감을 거두어야만 비로소 반대쪽이 나타나는 모양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의 말처럼 “가장 살아 있는 것이 가장 야생적”이다. 야생에 속하지 못한 채 야생성을 이해하려는 현대인들은 경계에 서서 눈앞에 장대하게 펼쳐진 야생성을 온몸으로 감각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3장 「인류가 다시 야생을 찾다」는 야생성에 대한 이해와 감수성을 바탕으로 리와일딩을 재정의하고 리와일딩의 역사를 되짚는다. 리와일딩은 자연이 제대로 회복되어 알아서 잘 굴러가도록 하는 일이니 회복된 자연이 앞으로 갖추게 될 모습은 자연의 손에 달렸다. 자연이 스스로 가는 길을 존중하고 인정하며 이를 위해 궁극적으로 손을 뗀다는 의미다. 리와일딩은 역사가 짧은 신생 사상이자 움직임이기에 그간의 추이와 변화가 비교적 잘 기록되어 있다. 동시에 정확한 의미에 대한 논란도 많고, 리와일딩이 실천된 사례보다는 그에 대한 논의가 더 많은 주제이기도 하다.
리와일딩은 1990년대 유력하던 생태적 복원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야생을 복원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미국 자연 보전 운동가 데이브 포먼(Dave Foreman)이 《와일드 어스(Wild Earth)》에 실은 글에서 처음 고안하고 사용한 용어다. 1998년 그의 아이디어를 체계화해 보전 생물학자 마이클 술레(Michael E. Soule)와 리드 노스(Reed Noss)가 《와일드 어스》에 발표한 ‘리와일딩 선언문’에는 3개의 C, 즉 핵심지(core), 통로(corridor), 포식자(carnivore) 개념이 등장했다. 이제 종전의 3C에 기후(climate)를 추가한 4C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넓은 서식지와 대형 포식 동물, 그리고 3개의 C를 강조한 미국의 리와일딩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이고 유명한 사례가 바로 1995년부터 재도입이 시작된 미국 옐로스톤 국립 공원의 늑대다.
러시아 시베리아의 영구 동토층을 연구하던 학자 세르게이 지모프(Sergei Zimov)는 동토층에서 발견한 초원 생태계를 기반으로 1988년부터 동물의 재도입을 시작했다. 대안적 보전 전략의 하나로 약 1만 3000년 전에 사라졌던 미국의 대형 동물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한 보전 생물학자 조시 돈런(Josh Donlan)에게 홍적세 리와일딩은 “21세기의 보전을 위한 낙관적인 아젠다”였다.
일찍이 1980~1990년대에 네덜란드에서는 고생태학자이자 보전 생물학자 프란스 베라(Frans Vera)가 향후 세계 리와일딩 움직임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 2011년 설립되어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고 성공적으로 리와일딩을 실현하고 있는 단체인 ‘리와일딩 유럽(Rewilding Europe)’도 생태학적 비전을 베라의 사상에 기초를 두었다. 영국 넵 캐슬(Knepp Castle) 농장에서 이루어진 전혀 다른 야생 실험에 관해 농장주 이저벨라 트리(Isabella Tree)가 쓴 『야생 쪽으로(Wilding)』는 리와일딩 베스트셀러이자 고전이 되었다. 이에 앞서 리와일딩을 세상에 알린 책은 언론인이자 활동가인 조지 몽비오(George Monbiot)가 2013년에 발표한 『활생(Feral)』이다.
4장 「리와일딩이란 무엇인가」는 학자에 따라, 단체에 따라, 나라에 따라 용법도 다르고 의미도 다른 리와일딩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애초에 왜 온전하지 못한 생태계가 있기에 잃어버린 기능을 복원해야 하는가? 리와일딩은 복원 생태학과 어떻게 다른가? 복원 생태학은 과거의 특정 시점에 있었던 바로 그 종을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반면, 리와일딩의 경우 그 종이 현재 없다면 유사한 생태적 기능을 하는 종도 수용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무엇보다 리와일딩은 자연의 예측 불가능성을 수용한다. 실제 현장이나 개별 사례들에서 사용되는 리와일딩의 의미도 영양적 리와일딩, 홍적세 리와일딩, 수동적 리와일딩, 생태적 리와일딩을 비롯해 이주 리와일딩, 포획 동물을 다시 풀어 주는 리와일딩, 도서 지역 분류군 대체 리와일딩, 도시 리와일딩 등 다양하다.

모든 종과 생태계 본연의 가치를 향해
인류가 야생을 다시 찾는 시대


리와일딩이라는 이름표와 다소 거리를 둔 채 일반 자연 보호 구역으로 남으려는 OVP, 같은 철학적 계보와 유형을 따랐지만 여전히 성공적인 리와일딩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넵 캐슬 농장. 대형 초식 동물과 대체 가축 동물의 방사로 특정되는 리와일딩의 두 대표 사례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들이 누린 인기와 관심, 그리고 동시에 수반되었던 문제와 논란 모두 리와일딩이 현재 계속해서 활발히 변화, 발전 중이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야생 자연의 진화처럼 그 여정은 아마 영원히 끝이 없으리라 하겠다.

리와일딩의 매력은 기존 야생의 의미를 전복시킨 데 있다. 포식자의 존재와 포식 행위 자체를 재조명해 야생의 힘이 오히려 생태계의 모든 일원이 조화롭게 살 수 있게 균형을 잡아 주는 놀랍고 좋은 힘으로 완전히 새롭게 변신한 것이다. 야생 하면 쉽게 떠올리는 사납고 무서운 생물의 모습이, 리와일딩의 렌즈로 보면 생태계 및 생물 다양성을 회복시키는 힘이라는 역설을 5장 「궁극의 야생 동물 늑대」에서 다룬다. 사냥을 재개한 돌아온 늑대, 늑대를 인지한 상태에서 사는 엘크, 그러다 보니 좀 더 살 만해진 식물까지, 먹이 피라미드 맨 위에서 시작되어 생태적으로 세 단계에 걸쳐 일어나는 연쇄 반응이 증명되었기 때문에 옐로스톤 늑대의 사례가 대형 포식자 재도입 효과의 패러다임이자 리와일딩의 대표가 된 것이다.
6장 「제방 뒤의 세렝게티」에서는 대형 초식 동물을 중심으로 유명한 사례를 살펴본다. 네덜란드 우스터바더스플라산(Oostvaardersplassen, OVP)에서는 방치된 간척지에 소와 말을 풀어 놓아 자유롭게 풀을 뜯어 먹게 하는 탈가축화(dedomestication)를 통해 대형 초식 동물의 섭식 행동이 서식지의 역동적인 생태적 작용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실험이 이루어졌다. 베라의 야생 실험은 필요한 동물의 도입까지만 하고 나서 인공적 관리는 최소화하는 원칙으로 그 안에 있는 한정된 먹이의 양에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었다. OVP는 실패한 사업이라고 공공연히 이야기되기도 하는가 하면 네덜란드 당국은 OVP가 여러 긍정적인 생태적 효과를 낳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넵 캐슬 농장의 농장주 찰리 버렐(Charlie Burrell)과 트리 부부는 베라가 강조한 초식 동물의 섭식 행위에 의한 생태적 기전에 영향을 받아 2001년에 경작을 포기하고 소, 말, 돼지 등의 가축들을 자유롭게 풀어 놓아 생물들의 활동이 땅을 어떻게 변모시킬지 그냥 놔두자는 혁명적인 생각을 실천에 옮긴다. 대부분 목초지와 관목지였던 땅은 산림과 초원, 중간 지대가 모자이크로 형성된 서식지로 변모했고, 멸종 위기종을 비롯한 수많은 생물이 이곳을 터전으로 삼기 시작했다.
7장 「핵심종의 귀환」에서는 최상위 포식자나 대형 초식 동물이 아님에도 생태계에 유난히 큰 영향을 미치고, 사라질 경우 그 생태계가 낙후 또는 붕괴할 정도로 중요한 핵심종(keystone species) 또는 기능적 종을 중심으로 한 리와일딩 사례들을 다룬다. 한 생태계에서 그 종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매우 크기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이들로 남반구 마스카렌 제도의 코끼리거북을 비롯해 옐로스톤 국립 공원과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사례에서 생태적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복원이 시도되고 있는 비버가 있다. 또한 싱가포르의 녹지 정책 변화의 전면에 있는 동물인 비단수달은 ‘도시 야생 동물’로서 돌아왔다.
핵심종 한 가지에 집중하기보다 생태계의 주요한 14종을 복원하려는 아르헨티나의 이베라 리와일딩 프로그램도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최고 경영자 크리스 톰킨스(Kris Tompkins)와 노스페이스의 창립자 더그 톰킨스(Douglas Tompkins) 부부는 1993년에 결혼하면서 기업 일선에서 떠났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자연 보전에 투신해 개인 재산을 투자해 세운 비영리 법인 컨저베이션 랜드 트러스트(Conservation Land Trust)를 통해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땅을 사들이기 시작, 2007년 이베라 리와일딩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기회만 주면 응답하는 자연의 회복력
인간과 자연의 공존 패러다임


점점 입지가 좁아지는 자연을 위해 뭐라도 하려는 대부분의 자연 보전 활동가들에겐 사실 자신의 노력이 어떻게 분류되든 한 종이라도, 한 서식지라도 잘 살리는 게 훨씬 중요하다. 동시에 더 큰 사회에 이야기가 어떻게 전달되는지도 중요하다. 결국엔 그 사회의 행보가 관계된 자연의 운명을 결정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바로 그 관점에서 리와일딩의 철학과 핵심 사상을 잘 구현하고 있는 현장은 너무나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리와일딩의 현장은 각기 다른 문제를 마주한 야생의 자연이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역시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돌아오고 있는 곳이다. 8장 「리와일딩의 현장 포르투갈 코아 계곡」은 유럽의 대표 리와일딩 사이트 그레이터 코아 밸리(Greater Coa Valley)에 다녀온 저자의 생생한 경험을 담고 있다. 31만 8000헥타르에 걸쳐 강과 계곡을 중심으로 협곡, 참나무림, 관목 지대, 올리브 농장, 방목지 등이 펼치진 이 지역에서 리와일딩 포르투갈이 리와일딩 유럽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사업을 주관하고 있다. 산불에 대한 자연적 대응력 회복, 스라소니와 대형 초식 동물 재도입 등 포르투갈 현장의 주요 목표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참고 가능한 지침이 된다.
9장 「DMZ와 한국의 야생」은 리와일딩이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펼쳐지는지 살펴본다. 기후 변화 대응 지수가 67개국 중 63위로 평가받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한국에 야생이 돌아오도록 하려는 움직임은 분명히 있다. 사라진 종을 복원하려는 여러 시도는 리와일딩에 해당할까? 2014년 시작된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의 경우 곰 복원의 생태적 맥락이 미래에 강조되기 전까지는 리와일딩이라기보다는 전통적 자연 보전 사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민통선 권역 철원의 경우 농민들이 두루미라는 대형 동물과 적극적으로 논을 나누어 사용하는 행동이 일어나고 동물 자체를 도입한 것은 아니지만 지역 주민들이 야생 동물과 공존을 위해 노력하며 생태적 기능의 복원도 도모한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전 세계의 자연 보전 조류에 동참하며 향후 DMZ와 같은 공간에 대해서도 궁극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협력하는 사상적 틀로서도 의미가 있다. 리와일딩의 관점을 가지고 남북으로 4킬로미터밖에 되지 않은 파편화된 DMZ를 더욱 풍부한 야생의 공간으로 만드는 데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적어도 남한에서라도 DMZ의 자연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한다면 미래에 대한 좋은 준비가 될 것이다.
리와일딩을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사회적으로 널리 알리려는 생명다양성재단의 리와일딩 사업도 소개한다. 리와일딩 담론을 널리 알리고 학술, 문화 예술적으로 소개하는 “야생의 재시작” 프로젝트 현장은 이 책에 실린 컬러 화보로도 만날 수 있다. 학술 행사 “아시아 리와일딩 포럼”에 참석한 일본 늑대 협회, 싱가포르 네이처 소사이어티, 몽골 사라나 자연 보전 재단, 인도네시아 오랑우탄 정보 센터 활동가들은 각자 다른 생태, 다른 방식으로 펼쳐지고 있는 아시아 리와일딩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시회 “참을 수 있는(없는) 존재의 야생성”, 토크 “이야기와 야생과 시” 등에 대한 시민 사회의 뜨거운 반응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리와일딩의 잠재력은 높다.

야생의 십계명,
오만한 호모 사피엔스를
겸허한 호모 심비우스로 바꿔 줄 원리


자연을 보다 야생적으로 되게끔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인간의 모습도 변화시키는 것, 이것이 리와일딩이 추구하는 목표다. 자연이 인간의 영역을 침투해서 결국 지배하는 형국이 아니라, 자연을 자연답게 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영역이 자연스러워진다. 야생의 귀환을 실현하고 환대하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달라져 있으리라. 자유로운 진화의 장이자 힘. 그것이 야생이다. 야생을 향해 목청껏 외쳐 보자. 돌아오라고.

10장 「야생의 십계명」은 인간과 자연, 문명과 야생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답한다. 리와일딩은 반문명적인가? 리와일딩의 미래는 인간 없는 세상인가? 리와일딩은 다분히 문명 비판적인 철학을 바탕으로 하지만, 인간이 자연을 통제하고 재단하는 관점과 방식에 그 비판의 초점이 맞춰져 있지 자연에 의한 문명권의 대체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문명을 저지하거나 축소하는 쪽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인류의 태도를 대폭 변화시키는 것을 지향한다. 인간은 리와일딩에서 핵심적인 요소다. 전 세계적으로 자연 보호 지역 내 거주민들이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는 그곳의 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들이 생태계 훼손의 주범으로 꼽히던 과거와 달리, 리와일딩의 시대가 열린 지금은 토착민과 도시인, 농부와 과학자, 정부와 지역 사회가 모두 이해 당사자로 참여하는 열린 자연 보전의 장이 형성되고 있다. 종의 도입과 생태계 변화, 그에 대한 사회 문화적 수용 및 경제성 창출 등 리와일딩에 필요한 제반 요건은 모두의 참여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달라지면 문명도 달라지며 자연도 달라질 것이다. 경계를 짓고 구분 짓는 방식이 달라지면 문명과 자연이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섞이고, 무엇이 문명이고 무엇이 자연인지도 불분명해질 것이다. 리와일딩이 과거 특정 시점을 기준선으로 삼을 때 인간과 자연을 뚜렷이 구분하는 이분법의 오류를 범하기 쉽다. 홍적세 리와일딩이나 지구의 절반을 양보하라는 에드워드 윌슨의 관점이 그러하다. 이와 달리 리와일딩은 존재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생태계의 자연적 과정이 지닌 복잡성, 분산, 교란의 중요성에 주목한다.
UN은 2021~2030년을 생태계 복원의 10년으로 지정하고 제15차 UN 생물 다양성 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당사국 총회에서 2030년까지 육지 및 해양의 30퍼센트를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자는 국제적 합의를 천명했다. 생태계를 제대로 복원하면서 보호하자는 취지다. 훼손된 생태계의 회복은 생태적 작용들이 다시 건강하게 작동할 때 일어난다. 리와일딩을 통해 생태계가 회복되면 탄소 저장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 생물 다양성이 높아지면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민감도의 생물군을 유지함으로써 기후 저항성까지 높인다.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을 만들어 내고 유지하는 장기적 기전들을 부활시키는 것이 증명된 현재 유일한 접근법이 바로 리와일딩이다. 리와일딩의 외연을 넓히면서 동시에 리와일딩의 핵심 사상을 제대로 실현하도록 학자와 활동가들이 모여 정리한 리와일딩의 원칙 10가지는 다음과 같다. 야생의 십계명에서 한 가지만 기억해야 한다면, 야생의 본질은 자유라는 점이다.

하나, 리와일딩은 영양 단계 상호 작용을 복원하기 위해 야생 생물을 활용한다.
둘, 리와일딩은 핵심 영역, 연결성, 공존에 천착한 경관 수준의 기획을 실행한다.
셋, 리와일딩은 참조 생태계를 바탕으로 생태적 복원에 초점을 맞춘다.
넷, 리와일딩은 생태계가 역동적이고 항상 변한다는 점을 인지한다.
다섯, 리와일딩은 기후 변화의 효과를 예측하고 완화하도록 수행한다.
여섯, 리와일딩은 지역적 참여와 지지를 필요로 한다.
일곱, 리와일딩은 과학, 전통적 생태 지혜, 그리고 기타 지식에 의거한다.
여덟, 리와일딩은 모니터링과 피드백에 의존하고 반응한다.
아홉, 리와일딩은 모든 종과 생태계의 본원적 가치를 인정한다.
열, 리와일딩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관한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한다.

* 이 책은 친환경 용지로 제작되었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대표. 서울 대학교 동물 자원 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생명 과학부 대학원에서 ‘까치에서 서식처 구성이 영역의 크기 변이와 번식 성공도에 미치는 영향’으로 석사 학위를, ‘자바긴팔원숭이의 먹이 찾기 전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영국 크랜필드 대학교 디자인 센터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지내고 이화 여자 대학교 에코 과학부 연구원을 거쳐 제인 구달 연구소 뿌리와 새싹 프로그램 한국 지부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비숲』, 『습지주의자』, 『스톱!』, 『김산하의 야생 학교』, 『살아있다는 건』 등을 쓰고 『활생』, 『무지개를 풀며』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추천의 말 5
1장 리와일딩 선언 11
2장 야생에 관하여 21
3장 인류가 다시 야생을 찾다 41
4장 리와일딩이란 무엇인가 63
5장 궁극의 야생 동물 늑대 83
6장 제방 뒤의 세렝게티 107
7장 핵심종의 귀환 127
8장 리와일딩의 현장 포르투갈 코아 계곡 151
9장 DMZ와 한국의 야생 173
10장 야생의 십계명 191
참고 문헌 208
찾아보기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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