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스스로에게 다정해지는 연습. 대학생 일곱 명이 털어놓은 삶의 단면은 크고 화려한 사건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순간들로부터 출발한다. 그 사소함이 쌓여 흔들리는 내면을 비추고, 결국엔 “나를 돌보며 타인과 이어지는 법”이라는 커다란 질문으로 이어진다.
출판사 리뷰
일곱 개의 목소리가 들려주는, 다정한 삶의 방식
일곱 편의 에세이는 그 각각의 울림이 선명하다.
스스로의 관찰자가 되어 급식실의 냄새, 삼각김밥의 촉감, 머리 감기의 사소한 의식, 뜨거운 공원 산책 같은 일상이 세심한 시선 아래 놓이면서, 우리는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는 ‘감속의 감각’을 얻는다. 글을 읽어 나가며, 자신을 돌보는 저자의 모습도 찾을 수 있다. 비교의 화살을 거두고, 아침 루틴을 지키며, ‘폐기 음식’과 친구가 되는 법을 통해 저자들은 스스로를 다정히 대하는 태도가 결국 타인에게로 확장됨을 보여 준다. 연결로 인한 위로를 찾을 수도 있다. 눈사람 같은 아버지, 기적처럼 함께 걷는 어머니, 게임 속 실수에도 웃어 주는 친구. 관계가 흔들릴 때도 다시 이어 붙일 수 있다는 희망이 글마다 은은히 번진다.
그래서 이 책은 세대별로 다른 빛을 낸다. 20대 독자라면 비슷한 상처 속에서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군”이라는 동료의식을 얻을 것이고, 동년배가 아니더라도 청년들의 일상이 ‘불확실성’만으로 압축되지 않는다는 사실, 그 미세한 감정선을 발견할 기회를 얻게 된다. 결국 모두에게 이 책은 시대의 바쁨과 비교로 지친 마음을 잠시 내려놓게 해 주는 작은 쉼터가 된다.
결국, 다정함은 감정이 아니라 태도라는 말이 맞는 것이다.
오늘 당신이 택할 아주 작은 선택—머리를 감는 일, 잊고 있던 삼각김밥을 떠올리는 일, 동네 공원을 한 바퀴 도는 일—그 무엇이든, 그것이 누군가에게,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 자신에게 다정해지는 첫걸음이 될지 모른다.
한 그릇에 천 원, 사리를 추가해도 이천 원이 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어린 내가, 많은 돈이 없어도, 혼자 가서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는, 드문 음식이기도 했다. 그건 단순히 가격이 싸서가 아니었다. 그 땅에서 내가 홀로 할 수 있는 작은 독립이기도 했다. 마음이 괜히 울적한 날엔, 아무도 모르게 혼자 가서 쌀국수를 먹었다. 뜨거운 국물이 목을 타고 넘어가면, 그날 하루의 외로움도 같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하노이, 뜨거운 오후와 국물 한 그릇)
가끔씩 학교급식이 그리울 때가 있다. 동생에게 학교급식 이야기를 들을 때나 중고등학교 근처를 지나갈 때 말이다. 고3 졸업을 하고 난 뒤 다시는 학교급식을 먹지 못한다는 사실이 슬프게 와닿았다. 그때가 기억난다. 4교시가 끝나고 코끝을 찌르는 듯한 향기가 학교 내에서 퍼지는 순간, 반 이름을 부르는 소리와 함께 지진을 낼 듯 달려가 우당탕탕 줄 서는 아이들. 그 시절 급식은 점심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즐거운 이유였다. (학교급식이 가끔 기억날 때)
그런데도 나를 얼마나 사랑했을지 가슴이 미어졌다. 묵묵히 공장을 운영하며 눈이 내리는 날에만 겨우 쉬었던 당신의 삶 속의 사랑을 말이다. 나는 그 사랑을 겨울에 깨달았다. 오랜만에 본 당신이 다정하게 날 안아주었을 때, 당신은 피곤함을 숨겼다는 것을, 당신이 내 체격과 비슷해졌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에 말이다. 그렇게 내 마음에는 언제나 당신 같은 함박눈이 내렸다. (나의 사랑하는 눈사람, 아버지에게)
작가 소개
지은이 : 강릉원주대학교 에세이 쓰기 3기
강준혁 김윤서 신지우 정서인 정인혁 조주연 한가은강릉원주대학교 재학생 7명과 김민섭 작가가 매주 만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리하며 글을 쓰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태도에 대해 함께 배우며 완성한 에세이이다.
목차
프롤로그
다정함은 감정이 아니라 태도다
하노이, 뜨거운 오후와 국물 한 그릇
학교급식이 가끔 기억날 때
나의 사랑하는 눈사람, 아버지에게
추억을 남기는 법
정답이 없는 여행, 그 속에서 나를 보다
비교, 나를 깎아내리는 날카로운 잣대
편의점 폐기 음식
하늘
나에게 머리 감는 것이 의미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위해 잠시 이들과 이별해야 한다는 것
누군가를 열정적으로 응원한다는 것
공원
말 대신
2기
1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