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서예’라는 예술과 그것을 배우는 과정을 인생에 비유하며 살아온 인생과 살아갈 인생에 대한 성찰 이야기이자, 서예와 캘리그라피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방법을 안내하는 안내서다. 저자는 일상에서 자신을 돌보기 위해서 붓을 잡았다. 붓을 들어 선을 긋고, 선을 넘는 삶은 ‘나’를 넘어 새롭게 펼쳐질 세상으로 한 발 내딛는 용기와 도전이라고 말하며, 자유로운 붓질을 통해 자신을 한정 짓던 경계의 선에서 한 발 내디뎌 그 길을 매일 걷고, 달리니 그 길 위의 한 걸음 한 걸음은 자신의 선이 되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취미의 가치, 취미로서의 서예의 가치를 강조하고 독자에게 용기를 준다.저자는 서예와 캘리그라피를 위해 필요한 도구 키트를 만들어 보급하고, 현장에서 직접 가르치며 겪은 사례들과 함께 실제 서예와 캘리그라피를 배울 수 있는 방법도 설명하고 있으며, 붓글씨 안에 담긴 마음과 정신, 글씨를 써내려가는 동안 발생하는 치유의 힘을 강조한다.

숨을 깊게 들이쉬고 물속으로 뛰어드는 일상에서 붓을 잡는 시간은 내가 숨 쉴 수 있는 해방의 시간이었다. 엄마와 아내의 역할을 내려놓고 몸의 감각을 가느다란 붓끝에 모으고 몰두하는 창작은 마치 문을 열고 다른 세상으로 향하는 느낌을 주었다. 나의 세계로, 내가 살고 싶은 순간으로.
바람에 실려온 연꽃 향기가 그윽하게 마음을 가라앉힌다. 한복 치마의 끝자락을 살짝 들어 올리듯 연잎의 뒷자락이 바람에 차례로 나부끼는 모습이 부채춤을 추는 것 같다. 바람에 연이어 일렁이는 연잎의 춤사위다. 뜨거운 햇살을 견디기 힘들어 제 몸을 뒤집는 것 같기도 하다그의 마음을 이해했지만, 나는 더 이상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었다. 내 생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믿음이 산산이 부서지며 하늘을 가르는 섬광에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시커먼 먹구름에 가려진 하늘처럼 잿빛으로 물들어 본래의 빛을 잃어버렸다.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는 거지?' 나는 멈춰 섰다. 나 때문에 모두가 불행하다니! 내 발목을 스스로 잡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