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함께 늙어가는 엄마와 나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 작가는 책 <싸우는 거 아니고요, 대화하는 중입니다〉>를 통해 저자와 엄마의 세월 일상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도 엄마를 향한 애정이 가득 담겨있다. 노인 부양의 어려움, 애환, 또 다른 노인 부양가족을 향한 위로까지 담백하게 쓰여있다.
읽는 내내, 마치 내 이야기를 다른 누군가가 옮겨 놓은 듯한 느낌, 그 시절 우리는 그렇게 살았더랬지, 우리 엄마도 우리 아빠도 이러시는데! 하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른다. 이것이 작가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메시지다.
출판사 리뷰
90대 엄마와 40대 엄마
우리는 함께 늙어가는 중입니다
세상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단어가 있다면 바로 ‘엄마’일지도 모른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아리고 미소가 지어지고 그립고 사랑스러운 ‘엄마’. 두 돌 반이었던 작은 아이를 아무 조건 없이 그저 사랑으로 키워준 엄마도 있다. 궁핍한 생활에도 엄마는 나를 사랑으로 키웠다. 서른 살,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을 때도 엄마는 내 옆에 있었고, 엄마가 아흔이 넘은 지금도 내 옆에 있다. 그런 엄마가 어느 날 물었다. “엄마가 너에게 한 것처럼 네 자식에게도 똑같이 해줄 수 있겠니?” 나는 엄마처럼 헌신할 자신이 없다.
늘 든든하고 힘이 돼주었던 엄마가 어느덧 허리 구부정한 노인이 되고, 약해진 몸과 흐릿해진 정신은 커다랗게만 보였던 엄마를 아이로 만들었다. 내가 어릴 때는 엄마의 잔소리가 듣기 싫었는데 지금은 내가 엄마에게 잔소리를 한다. 언제나 소란스러운 집. 하지만 오해하지 말자. 우리는 대화 중이다.
언젠가 헤어질 날이 올 것이란 걸 안다. 하지만 인생 절반을 엄마 딸로 살아왔다. 아이가 된 엄마는 어쩌면 아직도 딸이 미덥지 못하고 무엇이든 간섭하고 싶고, 엄마이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 서로를 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생각한다. 지금 엄마의 모습이 훗날 나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 나의 모습이 내 딸의 미래일지도 모른다. 이 책이 ‘노인 부양’으로 어려움을 겪는 모든 이에게 조금이나 한숨 돌리는 위로가 될 것이다.
늘어가는 노인 인구
증가하는 노인 부양
2024년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약 20% 이상으로 집계됐다. 가파른 고령화로 50년 후 대한민국 노년부양비 세계 1위로 전망된다는 기사가 즐비했다. 약 30년 전부터 핵가족화가 급증했지만 해당 세대가 나이가 듦에 따라 부양가족도 늘어나고 있다. 치솟는 물가와 세금, 부양 부담까지 급증하며 한국 중장년층의 노후 준비는 불안한 실정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부모의 노후를 모른 척할 수 없다. 미우나 고우나 ‘가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이 세상에 태어나고 자라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경험을 하지만 인생 최초의 인간관계는 가족으로부터 시작된다. 세상에서 가장 작지만 우주만큼 넓은 사회가 바로 가족이다. 기억을 형성해 갈 때 제일 먼저 온몸의 세포부터 기억하는 존재 역시 가족이다. 최초의 구성원이자 최초의 사랑. 피를 나눈 가족이 아니어도 그 어떤 가족보다 더 이상적인 가족을 형성하는 ‘가족’도 많아진 시대가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기억이 형성될 두 돌 반, ‘엄마’와 가족이 되었다는 말로 시작한다. 지극한 사랑으로 키워준 엄마. 애정과 미움이 서로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고 그 쓰라림을 달래준 40년이 넘는 세월. 엄마의 딸이 엄마가 되어도 엄마는 ‘엄마’의 손길이 사랑이 필요하다. 그리고 두 모녀는 어느덧, 90대 40대가 되었다.
부모는 나의 미래이고
나는 자식의 미래일지도 모른다
노인들은 나이가 들면 치매를 피할 수 없다. 세월의 풍파를 견디며 내 가족을 위해 모든 힘을 다해 온 노후가 처절하고 슬픈 현실이다. 하지만 어쩌면 열심히 살아온 당시 참았던 게 치매라는 아픔과 함께 표현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엄마니까 참아야 해.’ ‘엄마니까 감안하고 살면 분명 보상받을 거야.’ 어쩌면 ‘엄마니까’라는 말이 세상 모든 엄마를 가둬둔 것은 아닐까. 그게 치매 발병으로 인해 더 이상 참지 않아도 된다고, 힘든 것은 억지로 기억할 필요가 없다고 메시지를 보내오는 것은 아닐까. 대부분은 그렇지 않더라도 좋았던 기억, 가장 소중한 기억,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먼저 잊기도 하고, 가장 기억하기 싫은 기억이 제일 오래 남기도 한다.
가장 힘든 것은 당사자일 것이다. 나도 기억하고 싶고, 가족에게 불편함을 주고 싶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인가. 옆에서 자기를 부양하고 지켜보는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도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일 역시 괴로운 일이다. 그래서일까. 노인들은 어쩐지 더 아이가 된 것처럼 행동한다. 속에 있는 말이건 없는 말이건, 진심이든 아니든 내뱉은 말 한마디에 괜한 싸움이 나기도 하고 여전히 상처를 주고받기도 한다. 이 책을 선택한 여러분도 그런 경험이 있을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노인을 부양하는 것은 아이를 키우는 것과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몸이 불편하고 기억이 흐릿해도 자신이 누구인지, 나를 대하는 상대가 어떤 감정으로 자기를 대하는지 모두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잊어서 안 되는 사실이 하나 있다. 지금 우리가 부양하는 우리 부모의 모습은 곧, 우리 미래의 모습이자 내 자식의 미래이기도 하다. 부모와 다른 시대를 살아가고 세대가 바뀐다고 하지만, 인간의 모든 노년의 모습은 어쩌면 다 비슷하지 않을까. 힘이 없어지고 기억이 흐릿해지고 고집은 더 세지는.
함께 늙어가는 엄마와 나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
작가는 책 〈싸우는 거 아니고요, 대화하는 중입니다〉를 통해 저자와 엄마의 세월 일상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도 엄마를 향한 애정이 가득 담겨있다. 노인 부양의 어려움, 애환, 또 다른 노인 부양가족을 향한 위로까지 담백하게 쓰여있다. 읽는 내내, 마치 내 이야기를 다른 누군가가 옮겨 놓은 듯한 느낌, 그 시절 우리는 그렇게 살았더랬지, 우리 엄마도 우리 아빠도 이러시는데! 하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른다. 이것이 작가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메시지다.
“우리는 싸우는 게 아니고요, 대화하는 중입니다. 여러분도 조금은 격한 대화를 나누고 계시죠?”
“이제는 내가 너한테 도움이 되고 싶어도 기운 없어서 못 해.”
엄마의 잔소리 끝에 작은 혼잣말이 들립니다. 걱정하는 엄마 앞에서 저는 한없이 작아집니다.
_[1 엄마가 사라지다] ‘아흔셋 엄마, 아이가 되다’ 중에서
집에서 죽겠다는 엄마의 말이 진절머리 나도록 듣기 싫었습니다. 죽음을 되도록 멀리 두고 싶은 마음을 깊게 헤아리지 못하고 왜 그런 소리를 하나 핀잔만 주었습니다. 이제는 도망가지 않고 현실적으로 생각하려 합니다.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제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씩이나마 생각해 보려 합니다. 두렵다고 계속 미루지 않으렵니다. 엄마가 하는 마음의 준비를 이제는, 저도 천천히 따라가야겠습니다.
_[1 엄마가 사라지다] ‘죽어도 집에서 죽겠다는 말’ 중에서
“나는 너만 아니면 어디서든 내 밥벌이는 하고 실아. 어디로 도망치고 싶어도 내가 너 때문에 못 가!”
엄마가 지칠 때 했던 말에 상처받았습니다. ‘나만 없어지면’ 엄마는 행복해졌을 겁니다. 저는 엄마밖에 없는데 그렇게 말하는 엄마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엄마가 떠날까 봐 엄마 옷자락을 더 꼭 붙들어야 했던 저 자신도 미웠습니다.
_[2 우리 엄마는요] ‘천사 같은 엄마’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임주아
한 발짝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고자 한다. 글을 쓰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작가이다. 2024년 문학고을 시인으로 등단하며 2024년 시인 부문 우수 작가상을 받았다. 직장 생활 30년 차임에도 결혼 19년 차로 살림하며, 노모와 함께 사는 여자 사람이다. 저서로는 『봄이 오는 시간, 한번 살아보겠습니다』, 전자책 『사회초년생 마인드 셋팅』 등이 있다. 공저로는 『무화과는 꽃이 핀다』, 『억대 연봉 메신저, 그 시작의 기술』 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는 글 4
1 엄마가 사라지다
아흔셋 엄마, 아이가 되다 15
의료기기 체험장의 의미 20
죽어도 집에서 죽겠다는 말 25
오해는 먼지처럼 쌓인다 30
씻는 건 싫어 35
버리지 마 40
너도 내 나이 돼봐라 45
밥 안 먹어! 50
2 우리 엄마는요
천사 같은 엄마 57
투박한 말투 사이에 62
엄마의 잔소리 67
엄마가 되어 보니 72
세상에서 가장 귀한 딸 78
칭찬은 뒤에서만 83
쌈짓돈이 목돈 되어 87
밥이 제일 중요해 92
3 아이 같은 우리 엄마 안아주기
잘하려 말고 싫어하는 일 하지 않기 99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104
언제나 역지사지 108
영원한 나의 엄마 113
딸이라도 불편한 일 118
복지제도 이용하기 123
오래 살고 싶다는 말 127
젊은 내가 참아야지 131
4 엄마가 내 아이가 되었습니다
엄마 소원은 139
혼자는 외로워 144
엄마 기억 속에는 149
부끄러운 일 아닙니다 154
내가 할 수 있는 최선 159
이 나이 먹도록 그렇게 살았다 164
엄마는 걱정 인형 169
생선 대가리 174
5 엄마는 나의 미래다
누구나 노인이 됩니다 181
늙어간다는 것은 186
지켜야 할 사람이 있다면 191
엄마는 노인입니다 196
준비된 죽음에 대하여 201
남들 말 신경 쓰지 마요 206
노인 돌봄 유의 사항 211
죽음도 공부해야 합니다 216
마치는 글 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