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날씨가 더울 때는 음식이 상하고, 추울 때는 얼거나 딱딱해지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우리의 밥상은 상식과 점점 멀어져간다. 계절과 날씨, 제철과 원산지라는 개념을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지만 인류가 매일 먹고 즐기는 모든 음식은 이러한 자연의 이치를 뛰어넘는다. 우리는 언제부터 날씨를, 생산지를, 계절을 초월해 1년 내내 시원하고 차갑고 얼어 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게 되었을까? 《냉장의 세계》는 우리의 식탁과 동네 마트에 진열되는 모든 신선식품의 변천사를 취재한 보고서이자 여행기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쓴 니콜라 트윌리는 15년쯤 전, 농가와 소비자의 직거래 운동이 관심을 끌면서 콜드체인 사업을 주목하게 되었고, 이후 10년간 전 세계를 누비며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연결고리를 탐구해왔다. ‘농장과 식탁 사이에는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그래서 이 책을 단순하게 냉각 기술의 발전 과정을 정리한 기록물이라고 정의할 수 없다. 독자들은 지난 1세기 동안 재배, 운송, 보존, 포장 기술이 우리의 생활방식에 얼마나 급진적인 변화를 일으켰는지, 가난한 사람들과 대도시 한가운데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다양하고, 흥미롭고, 영양가 있고, 저렴한 신선식품을 얼마나 편리하게 구할 수 있게 되었는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전문가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노력해왔는지 엿볼 수 있다는 것도 이 책만이 줄 수 있는 또 다른 재미다.
출판사 리뷰
1년 내내 즐기는 아이스 커피부터
제철이 아니어도 먹을 수 있는 신선식품까지
우리는 어떻게 차갑고 서늘한 음식을 언제든 구할 수 있게 되었을까?
신선하고 시원한 음식을 곧바로 꺼내 먹을 기대감으로 우리는 얼마나 자주 냉장고를 열거나 냉동실을 들여다보는가? 지금은 일상적인 행동이지만 불과 한 세기 전만 해도 냉장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두려움과 설렘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인공 냉장의 도입은 수천 년에 걸친 식생활의 역사를 뒤집었고, 인류 영양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제 우리는 부패뿐만 아니라 계절과 지역도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1월의 토마토? 상하이의 아보카도? 모두 가능하다.
〈뉴요커〉 기고자이자 수상 경력에 빛나는 팟캐스트 〈가스트로포드Gastropod〉의 공동 진행자인 니콜라 트윌리는 《냉장의 세계》를 통해 미주리의 지하 치즈 동굴, 뉴욕의 바나나 숙성실, 미국 오렌지 주스를 저장하는 거대한 냉장 탱크 등 잘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장소를 방문해 농장에서 냉장고까지 이어지는 콜드 체인의 여정을 소개한다. 오늘날 평균적인 미국인의 식탁에 오르는 모든 식품의 거의 4분의 3이 냉장 상태로 가공, 운송, 보관, 판매된다. 식품 시스템을 뒷받침하는 보이지 않는 열 제어 네트워크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식품 시스템을 이해할 수 없다. 트윌리의 이 놀라운 책은 냉장 기술이 우리의 건강, 질병, 농장, 식탁, 주방, 도시, 세계 경제와 정치, 심지어 환경에 미친 혁신적인 영향을 최초로 밝혀낸다.
선진국들은 냉장 기술의 이점을 한 세기 이상 누려왔지만, 그 비용이 우리를 따라잡고 있다. 우리는 음식과 우리 사이의 관계를 약화시키고 '신선함'의 의미를 재정의했다. 더 중요한 것은 냉장이 기후 변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점이다. 개발도상국이 미국식 콜드 체인 구축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트윌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냉장에 대한 의존을 줄일 수 있을까? 그래야만 할까? 식음료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명품인 냉장고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하고 보고한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이 책은 우리와 냉장고 사이의 관계를 재조정하는 사례를 제시하고, 우리의 미래가 이러한 재조정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육류와 과일을 넘어 셔벗과 유제품까지
인류의 욕망이 얽히고설킨 ‘콜드체인’이 보여주는 시원하고 짜릿한 대모험
저온 유통 체계를 의미하는 단어 ‘콜드체인’은 사실 일상에서 잘 쓰이지 않던 용어였다. 이 단어가 국가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고 익숙한 시사용어로 자리 잡은 데는, 얼마 전 인류를 큰 혼란에 빠뜨렸던 ‘코로나19’와 ‘코로나19 백신 확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있었다. 방대한 양을 온전한 상태로 유통할 수 있는 콜드체인 기술, 비용, 가능성 등이 초미의 관심사이자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 책이 들려주는 냉장의 역사는 여러 가지 과학적 발견과 응용 기술, 증기 기관을 비롯한 각종 동력 공급 장치, 얼음 수확, 산업 디자인과 대량 생산, 대중문화, 공중보건과 위생, 기술 혐오, 성 역할,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 현대인의 식습관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다.
《냉장의 역사》는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저자가 ‘인공 빙설권’이라 명명한 냉장 및 냉동 기술에 관심 갖게 된 계기를 시작으로, 캘리포니아 온타리오에 있는 아메리콜드 창고에서 거대한 콜드체인 시스템을 경험하게 된 일화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2장 ‘차가움을 정복하는 사람들’은 콜드체인의 초기 역사를 다룬다. 제대로 된 설비도 없던 시절, 온몸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음식을 좀 더 차갑게 보관하려 분투했던, 하지만 우리에게 알려지지는 않았던 사람들의 치열한 노력과 수많은 실패의 기록을 엿볼 수 있다.
3장과 4장은 육류와 과일을 중심으로 냉장 기술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서술한다. 고기, 과일, 유제품 등은 각각의 종류와 특징에 따라 온도가 약간만 달라져도 바로 옆에 놓인 식재료를 상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숙성 단계와 기간에 따라서도 맛과 향이 달라질 수 있기에, 신선식품 보관 기술은 대단히 까다롭고 난해하다. 수많은 엔지니어, 교수, 기술자, 운송업자, 창고 담당자, 생산자가 이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이어 5장과 6장에서는 전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글로벌 콜드체인 시스템의 탄생과 이를 활용해 승승장구한 기업들, 그리고 냉장고의 등장으로 인한 다양한 레시피와 조리법의 변화를 다룬다. 콜드체인 기술의 발전사는 냉장 시설의 내외관에 적합한 소재를 고르고 다양한 소비자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형태, 질감, 취향, 냄새, 소리를 찾는 여정이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 7장에서는 냉장 기술의 발전이 인류 사회에 미친 영향을 정리한다. 과거에는 무척이나 진귀했지만 지금은 당연시되는 냉장 기술의 위상을 이야기하는 한편, 인류가 직면한 위기와 기후문제의 심각성도 함께 다룬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콜드체인의 등장과 발전에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제철’, ‘계절’, ‘원산지’, ‘신선함’의 의미를 퇴색시켰다는 점에서 저자는 이 기술의 등장을 마냥 반기지도, 그저 적대시하지도 않는다.
균형 잡힌 관점과 철저한 취재 및 인터뷰, 까다로운 사실 검증에 이르기까지, 이 책이 밝혀낸 냉장 기술의 발전사를 따라가다 보면, 아무리 더운 날에도 시원한 아이스커피와 냉면, 빙수 등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우리의 일상이 더는 평범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냉동창고는 식품이 농장에서 출발해 식탁까지 이동하는 여정에서 우리가 모르는 중간 단계이며, 부패하기 쉬운 식품의 시간과 공간 제약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신비한 내부 작동 방식을 가진 블랙박스다. 자신들이 요리하는 스테이크의 고기에 대해 온갖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늘어놓는 셰프들이나, 자기가 먹는 고기를 기른 농부를 꼭 만나 봐야 안심이 된다는 미식가들조차도 고기의 저장 이력까지 들여다볼 생각은 하지 않는다. 소고기에 전기 충격을 주어야 냉장을 해도 육질이 질겨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들은 상상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냉장 공간에서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콩, 밀, 견과류, 유제품)이 포함된 식품이 서로 닿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냉동 공간에서는 괜찮다. 유기농 제품을 일반 제품 아래에 놓아서는 안 되며, 익히지 않은 식품을 익힌 식품 위에 쌓아두면 안 된다. “냄새도 생각해야 합니다.” 에스피노자가 말했다. “양파와 해산물은 냄새가 심할 수 있어요.” 피자 소스와 페퍼로니도 거슬릴 정도로 매운맛이 강하다. 슈완스 빅 대디 페퍼로니와 프레체타 슈프림 소시지 냉동 피자를 몇 시간쯤 옮기고 나니, 며칠이 지나도 그때 착용했던 털모자와 모피 코트의 칼라에서 고약한 냄새가 사라지지 않았다. 천연 섬유와 마찬가지로 빵과 치즈도 냄새를 흡수하는 경향이 있으며, 아이스크림도 같은 이유로 피자와 같은 공간에 보관할 수 없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니콜라 트윌리
〈뉴요커〉 기고자이자 과학과 역사를 통해 음식을 조망하는 인기 팟캐스트 〈가스트로포드Gastropod〉의 공동 진행자. 트윌리는 이 책에서 치즈 동굴부터 뉴욕의 바나나 숙성실, 미국의 오렌지 주스를 저장하는 거대한 냉장 탱크에 이르기까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장소를 찾아다니며 농장에서 전 세계의 가정용 냉장고까지 이어지는 콜드 체인의 기나긴 여정을 소개한다. 저자에 따르면, 오늘날 평범한 미국인의 식탁에 오르는 음식의 대략 75퍼센트가 냉장 상태로 가공, 운송, 보관, 판매된다. 전 세계 식품 산업을 뒷받침하는 보이지 않는 열 제어 네트워크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이 거대한 식품 시스템을 이해할 수 없다. 저자는 몇 년에 걸친 밀착 취재를 통해 냉장과 냉동 기술이 인류의 건강 상태와 영양 섭취에 미친 긍정적 영향부터 농장의 운영 방식과 수익 구조, 여러 도시의 마트에 진열되는 식품 종류, 주방 도구 및 시스템의 변화와 발전상을 넘어 전 세계의 정치와 경제 구조, 심지어 지구 환경에 미치는 파격적인 영향력을 최초로 밝혀낸다.이 책은 선진국들이 냉장 기술의 이점을 한 세기 이상 누려왔지만, 이제 그 대가가 우리를 서서히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식문화 역사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발명품으로 손꼽히는 냉장고의 개발과 발전 과정을 심도 있게 제시한다. 우리 인류가 언제부터 계절, 장소와 상관없이 차갑고 신선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었는지 궁금한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냉장과 냉동 기술이 음식과 인간의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신선한 음식’의 의미는 어떻게 달라져 왔는지에 관한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이 책에 쏟아진 찬사 • 6
1장. 인공 빙설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2장. 차가움을 정복하는 사람들
부패를 막아라 • 45
얼음 채취 • 62
차가움을 만드는 기계 • 82
3장. 육류, 운송부터 숙성까지
소고기는 어디에 있는가? • 95
화학으로 더 잘 살기 • 118
근육이 고기가 될 때 • 136
4장. 과일, 수확 후의 시간을 보내는 법
숨 쉬는 과일 • 155
과일이 주고받는 신호 • 182
선물 거래 • 201
5장. 제3의 극지방
디젤 냉각기 써모킹 • 223
냉동 컨테이너 속에서 보낸 청춘 • 243
새로운 북극의 건설 • 260
6장. 빙산의 일각
가정용 냉장고의 등장 • 293
냉장고가 바꾼 신선함의 개념 • 311
차가움이 선사하는 새로운 맛의 세계 • 328
냉장고 식단의 명암 • 349
7장. 차가움의 종말
냉장의 미래 • 371
냉장이 아닐 수도 있는 미래 • 399
에필로그_ 만들어낸 북극이 진짜 북극을 녹이고 있다 • 414
감사의 말 • 423
참고자료 • 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