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난해한 쇼펜하우어 철학을 해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철학이 곧 ‘살아내는 태도’가 될 수 있다는 믿음 위에 세워진 삶 밀착형 체험 철학서다. 염세주의로 오해받는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오늘의 삶에 맞닿게 풀어내며, 저자는 ‘쇼펜하우어는 우울하다’는 선입견을 걷어낸다. 동시에 그의 깊은 사유를 결코 축소하지 않고, 오히려 ‘삶은 고통이다’라는 철학적 명제를 고통을 정직하게 마주하며 살아가기 위한 실존적 자원으로 전환한다. ‘철학은 나에게 어떤 힘을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이 책은 쇼펜하우어라는 철학자를 통해 삶의 조건을 이해하고, 자기 운명을 직면하며, 행복을 새롭게 정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친절한 해설과 실존적 통찰을 통해, 지친 독자에게 삶을 다시 마주할 용기를 건네준다.이 책은 단순한 해설서가 아니다. 쇼펜하우어 철학을 독자의 삶 속에서 직접 살아보게 만드는 안내서다. “행복은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준비되어야 하는 것이다” “지루함은 우리가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다” 같은 이 책의 문장들은 고통과 결핍을 피하기보다 그것을 삶의 재료로 삼는 실천적 철학으로 이끈다. ‘의지’ ‘표상’ ‘지루함’ ‘고통’ 같은 쇼펜하우어의 핵심 개념들은 이 책을 통해 지금 여기의 실존적 질문으로 재구성된다. 예컨대 “우리의 고통은 삶 그 자체에서 비롯된다”는 명제는 고통을 회피하기보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태도를 사유하게 만든다. “삶은 무대이고 인간은 가면을 쓴 배우”라는 은유는, 타인의 시선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자아 감각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만든다. 이처럼 쇼펜하우어 철학을 삶에 적용하는 기술로 풀어낸 이 책은, 살아 있는 철학의 힘을 보여준다.인간의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인간 자신의 정체성인 현존재Dasein다. 현존재로서 인간 자신의 내부로 들어가기 위한 열쇠는 쇼펜하우어 철학의 출발점이자 종점인 주관Subjekt으로서 인간이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바로 현존재 철학이자 주관철학이다. 따라서 인간의 행복도, 인간의 고통도 자신의 주관을 제대로 고찰할 때 그 정체가 제대로 드러난다. 주관은 정도의 문제이긴 하지만 쇼펜하우어 철학이 그의 주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삶의 진리라는 모습으로, 그의 명저 『소품과 여록』을 삶의 지혜라는 모습으로 드러내, 인생의 양극단을 하나의 모습으로 아우를 장소다. _<1부 1장 인간 운명의 차이를 근거 짓는 세 가지 근본규정> 중에서
쇼펜하우어의 행복론은 인간의 운명을 단지 탄생과 삶 그리고 죽음의 필연성에 두는 신화적 운명관의 세 가지 범주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는 인간 운명의 세 축을 인간의 정체성과 인간의 소유 물 그리고 표상, 즉 남의 눈에 비친 인간의 모습으로 새롭게 규정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무엇을 가졌는지, 타인에게 비친 자기 모습이 어떤지를 하나하나 따져보는 일은 누군가가 덜 고통스럽고, 더 행복해지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필수 아이템이다. _<1부 1장 인간 운명의 차이를 근거 짓는 세 가지 근본규정> 중에서
사람이 같은 운명에 갇혀 살지, 아니면 스스로 운명의 차이를 만들지를 결정하려면 무엇보다도 자기 운명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우선 운명의 세 가지 근본규정을 제시한 후 이 규정들에 속하는 부류를 우리에게 밝힌다. 그가 근본규정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에 속하는 부류들까지 세부적으로 제시하는 이유는 인간 운명의 근본규정이나 이에 속하는 부류들 자체의 형식뿐만 아니라 그 내용을 주시하기 때문일 것이다. 즉 운명의 차이를 근거 짓는 것은 인간 정체성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그 정체성의 내용, 즉 어떤 정체성을 갖는가가 더 중요하다. _<1부 2장 인간 운명의 차이를 만드는 인간의 정체성>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선희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니체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강원대학교 철학과 교수이자 한국철학상담학회 회장이다. 삶철학과 철학상담을 연구하고 교육하며 실천하고 있다. 논문으로는 「Expanding Human Identity in Philosophical Counseling in an Untact Era」 「사물 소멸과 디지털 반사물(Undinge) 팽창에 대한 반역사적 사유로서 니체의 조형력 재해석」 「디지털시대, 상실된 감각의 니체적 회복과 감각철학상담」 「염세주의와의 새로운 관계 방식으로서 니체의 아티케 비극 분석」 「피로회복과 ‘사색적 삶, 활동적 삶 그리고 예술적 삶’의 치료적 관계」 「A Study on Method of Philosophical Education and Therapy by Philosophical Praxis II」 「니체와 쇼펜하우어에 있어서 예술의 치료적 양면성」 「Humanities-based Philosophical Therapy in North Korean Defectors’ Korean Social Adaption」 등이 있다.저서로는 『쇼펜하우어&니체: 철학자가 눈물을 흘릴 때』 『마음, 철학으로 치료한다』(공저) 『디지털 시대 정체성과 위험성』(공저) 『초연결의 철학』(공저) 『피로 철학 상담』(공저) 『동·서 철학상담 10강』(공저) 『철학의 여러 문제와 철학실천』(공저) 『인문치료의 이론과 원리』(공저) 『죽음 그리고 자살』(공저) 『삶, 일상, 윤리: 현대인의 삶을 위한 12가지 성찰』(공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