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타이완 동시대 페미니즘 문학을 대표하는 최고의 작가, 류즈위의 『여신뷔페』가 민음사에서 6월 10일 출간되었다. “사람이 ‘여신’으로 추앙받을 수 있게 된 시대, 젠더를 향한 사람들의 태도와 인식은 과연 과거보다 문명화되었을까?” 류즈위 작가는 여덟 편의 단편을 통해 출산과 양육의 책임, 고부 갈등, 워킹맘, 신체 자기 결정권, 언어폭력, 가정 폭력 등 다양한 상황을 예시로 들며 현대 사회 속 여성의 처지를 직시한다. 류즈위 작가의 단편집 『여신 뷔페』에서 ‘여신 뷔페’는 여성이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골라 먹는다는 뜻의 페미니즘 백래시 표현인 ‘여권 뷔페’의 변형어다. 페미니즘에 대한 냉소적인 꼼을 작가는 ‘여신’이라는 단어로 풀어낸다. 특권을 지닌 남성들이 모여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골라 먹는 향연(플라톤 시대만 일컫는 것이 아니다.)은 당연시하고, 여성이 모여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여권 뷔페로 폄하하는 것은 부당하다. 이런 말로 비꼬는 이들이 과연 여성의 삶을 제대로 보고, 여성의 이야기를 경청해 본 적 있을까.지금은 인류 역사상 성평등에 가장 근접한 시대였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너무 쉽게 ‘이미 충분히 평등해’라고 여겨지곤 했다. 그래서 진화를 포기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안 낳아 본 늙은 여자가 무슨 자격으로 말을 얹어? 성교육이 중형을 선고하는 것보다 중요하다니! 고고한 척도 정도껏 해야지. 엄마 심경이 어떨지 아예 모르는 것 같은데! 아이를 열 달이나 배 속에 품고 있는 게 어떤 느낌인지 전혀 모르는 거야. 애 낳는 게 차에 치이는 것보다 더 아프다니까. 키우는 건 또 얼마나 힘든데 — 어쨌든 죽는 건 남의 아이들이다 이거지! 자기 아이가 아니라 남, 의, 아, 이, 니, 까!”
하수구를 지나 화장실로 들어갈 때, 자기가 페미니즘을 위험한 강이라고 여겼던 게 돌연 떠올랐다. 페미니즘을 껴안든 실천하든, 심지어는 자각하는 것만으로도 여성은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렸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류즈위
타이완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타이완 가오슝 출신으로 국립 동화 대학교 창작과 영문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단」으로 제19회 전국학생문학상에서 산문 부문 가작상을, 「잠자는 미녀」로 제20회 전국학생문학상 소설 부문 일등상을 수상했으며, 『두꺼비 아파트』로 2005년 교육부 문예창작상 현대희곡 우수상을, 『미시회』로 2009년 가오슝 문학 창작 프로젝트 소설 부문 대상을, 「국외」로 제3회 신베이시 문학상 산문 부문 삼등상을 수상했다. 『여신 뷔페』 출간 후 삼 년 만에 장편 소설 『낙토재상』을 출간했는데 타이완식 우화 및 양안 관계와 페미니즘을 다룬 헤테로토피아 SF 소설로 타이완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이 작품으로 2024년 리드무 베스트 화문 대상 소설 부문 인기 작가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