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그때는 그게 정말 맞았다고요!
세상을 이해하고 싶은 인류의 좌충우돌 과학사현대 과학에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진리로 인정받으며 세상을 휘어잡았던 과거의 학설과 이론을 생명과학, 화학, 물리학, 지구과학, 의학 등 분야별로 묶어 소개하는 책이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 사장된 이론들, 오늘날에는 흥밋거리로 소비되거나 조롱이 대상이 되기도 하는 옛 ‘정설’들이 왜 세상에 등장했고 어떻게 통할 수 있었는지를 역사적 맥락 속에서 짚어 보고, 이후 새로운 이론들이 등장해 서로 경합하며 현대 이론에 다다른 과정을 찬찬히 풀어 설명한다. 과학 저술가 박재용의 간결하고도 친절한 설명과 란탄 작가의 귀엽고 알찬 삽화가 어우러져, 청소년 독자가 복잡한 과학 개념들도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생물들 사이에 높고 낮음이 존재한다고 본 자연의 사다리, 만물이 물·불·흙·공기로 이루어져 있다는 4원소설, 천체의 움직임으로 인간의 운명을 헤아린 점성술, ‘나쁜 피’를 몸에서 빼내 병을 고치려 한 사혈 요법 등등. 지금의 관점으로는 비합리적이고 우습게 보일 수 있지만, 모두 당대의 학자들이 진지하고 면밀한 탐구의 결과로서 제시했던 이론들이다. 주어진 지식과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여 세계의 진실에 닿고자 했던 그 시도들이 없었다면 현대 과학도 꽃필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책과 함께 옛 이론들의 배경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진리를 향해 한 걸음씩 내디뎌 온 과학의 역사를 따라가면서 진정한 과학의 정신이란 무엇인지를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4원소가 만물을 구성하고 별들이 운명을 결정하던 시대…
현대 과학의 씨앗이 된 위대한 실패들의 이야기인간은 자신을 둘러싼 이 세상의 수수께끼들을 한 방에 풀어 줄 답안지를 갈망해 왔다. 거대한 산과 바다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번쩍이는 황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갑자기 찾아온 질병은 누가 내린 것이며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 눈앞의 사물과 현상을 명쾌하게 설명해 낼 이론을 찾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지만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럴싸했던 이론들 사이에서 모순이 발견되는가 하면, 새로운 연구 결과가 기존의 상식을 뒤흔들기도 했다. 확고불변해 보이던 ‘진리’조차도 부서지고 뒤집혀 왔다.
이와 같은 시행착오와 전복은 현대의 과학에 이르기까지 되풀이되고 있는 역사이며, 따라서 지금은 진실이 아니라고 밝혀진 이론이라 해도 열등하고 어리석은 것으로 치부할 수 없다.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저자 박재용은 진지한 탐구의 결과물이자 현대 과학의 밑거름이기도 한 과거의 이론들을 조망하며 청소년의 과학 학습에 호기심과 재미를 더해 줄 서사로 엮어 낸다. 왜 그런 이론들이 등장했는지, 무엇이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당시의 권위를 잃고 사라져 갔는지를 짚어 나간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은 과학이 언제나 합리적이고 정확한 해답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곁길과 우회를 거쳐 조금씩 진리에 다가선다는 사실이다. 옛 이론들을 되짚으며 우리는 현대 과학의 뿌리가 어디에 있었는지, 그리고 과학이라는 이름 아래 인류가 쌓아 온 지식과 정신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최신 이론에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세상을 휘어잡던,
이상하고 신비로운 그때 그 시절의 ‘진리’들이 책에서는 총 15개의 옛 이론을 생명과학, 화학, 물리학, 지구과학, 의학 등 분야에 따라 5개의 부로 묶어 소개한다. 먼저 1부 ‘살아 숨 쉬는 존재들에 대하여, 생명과학이 밝힌다!’에서는 생물들 사이에 위계를 설정한 자연의 사다리 개념, 만물이 존재의 목적을 타고난다고 본 목적론, 특정한 조건 속에서 작은 생물이 저절로 생겨난다는 자연발생설을 살펴보고 각각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현대의 최신 이론으로 이어졌는지를 소개한다.
2부 ‘물질의 구성과 변화에 대하여, 화학이 추적한다!’에서는 만물이 물·불·흙·공기로 이루어져 있다는 4원소설, 물질의 성질을 바꾸어 금을 만들고자 했던 연금술, 물질을 작은 크기로 무한히 쪼갤 수 있다고 본 연속설 등을 살펴본다.
3부 ‘세계의 힘과 움직임에 대하여, 물리학이 답한다!’에서는 시간과 공간이 불변한다고 본 절대 시간과 절대 공간 개념, 물체끼리 직접 닿아야만 힘이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 빛의 본질을 밝히고자 했던 입자설과 파동설 등을 하나씩 짚어 본다.
다음으로 4부 ‘지구와 별들, 우주에 대하여, 지구과학이 탐험한다!’에서는 뜨거웠던 지구가 식어 수축하는 과정에서 지표면에 다양한 지형이 형성되었다는 지구수축설, 천체의 움직임으로 인간의 운명을 헤아린 점성술, 자연의 변화가 느리고 꾸준한 방식으로만 진행된다는 점진적 진화론 등을 살펴본다.
마지막 5부 ‘인간의 몸과 마음에 대하여, 의학이 파헤친다!’에서는 몸에서 피를 빼내 질병을 치료하고자 한 사혈 요법, 여성의 정신 질환이 자궁의 움직임 때문이라고 본 히스테리 개념, 그리고 인간만이 의식과 지성을 지닌다고 본 옛 영혼론 등을 살펴본다.
생명과학, 화학, 물리학, 지구과학, 그리고 의학까지
진리로 나아가는 과학의 시행착오는 지금도 진행 중!부서지고 뒤집혀 온 옛 이론들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 과학이란 확고불변한 하나의 진리가 아니라 끊임없이 질문하고 검증하며 스스로를 갱신해 나가는 과정 그 자체다. 과거의 ‘틀린’ 이론들은 진리를 향한 끈질긴 도전의 흔적이자 지금의 과학이 서 있는 발판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 같은 관점 변화를 유도하며, 과학의 본질은 ‘정답’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멈추지 않는 데 있다는 점을 일깨운다.
저자 박재용은 과학 저술가이자 커뮤니케이터로서 복잡한 과학사와 개념들을 쉽고 명쾌한 언어로 능숙하게 풀어낸다. 청소년 독자들이 흥미로운 과학적 사실과 사례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교과 지식과 연결될 수 있도록, 각 이론이 다루는 과학 분야와 개념들을 이야기 속에 녹여내 선보인다. 더불어 만화 『화의 방향』과 『뫼비우스 콜렉션』 등을 펴낸 작가 란탄의 귀엽고 위트 있는 만화와 삽화는 자칫 무겁고 지루할 수 있는 과학사 이야기에 산뜻함과 친근함을 더해 준다. 이 책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연구를 두루 살펴보면서 과학이 얼마나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한 세계인지를 깨닫고, 그 시행착오와 도전이 여전히 우리 곁에서 이어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옛 시대의 이론들을 살펴보는 이유는, 첫째로 이런 이론들이 당대의 사고 과정을 잘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당시로선 현상에 대한 가장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설명이었던 이 이론들을 통해 인류가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려 노력했는지 엿볼 수 있죠. 둘째 이유는 이런 이론들의 오류가 어떻게 극복되었는지를 살펴보면 과학의 발전 과정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이론의 한계를 발견하고 새로운 증거를 찾아 더 나은 설명을 제시하는 과정, 그것이 바로 과학의 본질이니까요. 어쩌면 틀린 이론이 새로운 이론을 찾는 디딤돌 역할을 했다고 볼 수도 있겠죠.
(들어가며: 현대 과학의 씨앗이 된, 위대한 실패들의 이야기)식물, 동물, 인간 정도로 생명을 분류했다면 아리스토텔레스가 분류학의 창시자라는 명성을 얻지 못했을 겁니다. 자연의 사다리는 굉장히 촘촘했어요. 아리스토텔레스는 동물을 인간처럼 붉은 피를 가진 유혈 동물과 그렇지 않은 무혈 동물로 나누었고, 유혈 동물을 다시 새끼를 낳는 동물과 알을 낳는 동물로 나누었죠.
새끼를 낳는 동물, 즉 오늘날 포유류로 불리는 동물들은 알을 낳는 동물보다 새끼가 살아남을 확률이 높고 체온이 항상 따뜻하게 유지됩니다. 당시 아리스토텔레스는 만물이 네 종류의 원소, 즉 불, 공기, 물, 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따뜻한 불에서 차가운 흙 순서로 위계가 존재한다는 4원소설을 믿었어요. 4원소설에 대해서는 뒤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이에 기반해 새끼를 낳는 동물은 따뜻한 속성을 지녔고,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는 포유류가 인간 다음으로 완벽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연의 사다리에서 인간 바로 아래에 포유류가 자리했다는 뜻이지요.
(1장. 생명 사이에도 급이 나뉜다고? - 자연의 사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