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아빠의 사업 실패로 원치 않게 이사를 한 중학생 수하는 부모님의 다툼에 지쳐 아직 낯선 집 근처 공원으로 향한다. 공원 입구에 붙은 팻말에 적힌 이름은 ‘망 공원’. 망해서 이사 온 동네 공원 이름이 망 공원이라니. 쓴웃음을 짓는 수하의 앞에는 공원 이름에 어울릴 법한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난다.
언제나 쾌활한 춤꾼이지만 사고로 아빠를 잃은 아픔을 아직 다 씻지 못한 이온, 당찬 축구 동아리 여자 주장이지만 역시 가족 안의 상처를 간직한 민들레, 평생 가족을 위해 희생하다가 처음으로 마음을 나눈 사람을 잃은 정숙 씨, 첫 직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만둔 데다 알레르기 때문에 키우던 고양이와도 헤어진 공주, 꿈을 갖고 고등학교를 자퇴했지만 폭식증에 걸리고 만 희수까지. 하나같이 무거운 짐을 짊어져 어깨가 축 처진 이들이다.
각기 다른 아픔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사람들은 공원에서 우연히, 또는 운명처럼 만난다. 다들 날이 서 있는 만큼 만남은 유쾌하지 않았다. 공주는 정숙 씨를 고양이 도둑으로 오해해 쏘아붙이고, 희수는 자신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수하에게 지나치게 차갑게 대하고 만다. 그러려던 게 아닌데, 말이 마음과 다르게 나와서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실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생명을 품은 이 공원에서, 이들은 모두 잘못 잠근 단추를 하나씩 풀고 다시 채우듯 서로 마음을 열고 다가간다. 자신이 오해했던 상대방의 진짜 모습에서 위안과 용기를 얻으며, 나에게 없는 것을 다른 이에게서 발견하며 작지만 분명한 변화를 맞이한다.
언젠가 수하는 알게 됐다. 이 공원을 찾은 사람들이 맺은 관계처럼 끈끈하고 단단하게 얽힌 장미 덩굴이 ‘망 공원’의 진짜 이름 일부를 가리고 있었다는 것을. 어둠이 드리워 있던 이들의 얼굴이 모두를 품은 이 공원에서 서서히 밝아지고 있음을.
출판사 리뷰
세상이 무너진 것 같을 때
망한 공원에서 만나
아빠의 사업 실패로 원치 않게 이사를 한 중학생 수하는 부모님의 다툼에 지쳐 아직 낯선 집 근처 공원으로 향한다. 공원 입구에 붙은 팻말에 적힌 이름은 ‘망 공원’. 망해서 이사 온 동네 공원 이름이 망 공원이라니. 쓴웃음을 짓는 수하의 앞에는 공원 이름에 어울릴 법한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난다.
언제나 쾌활한 춤꾼이지만 사고로 아빠를 잃은 아픔을 아직 다 씻지 못한 이온, 당찬 축구 동아리 여자 주장이지만 역시 가족 안의 상처를 간직한 민들레, 평생 가족을 위해 희생하다가 처음으로 마음을 나눈 사람을 잃은 정숙 씨, 첫 직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만둔 데다 알레르기 때문에 키우던 고양이와도 헤어진 공주, 꿈을 갖고 고등학교를 자퇴했지만 폭식증에 걸리고 만 희수까지. 하나같이 무거운 짐을 짊어져 어깨가 축 처진 이들이다.
각기 다른 아픔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사람들은 공원에서 우연히, 또는 운명처럼 만난다. 다들 날이 서 있는 만큼 만남은 유쾌하지 않았다. 공주는 정숙 씨를 고양이 도둑으로 오해해 쏘아붙이고, 희수는 자신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수하에게 지나치게 차갑게 대하고 만다. 그러려던 게 아닌데, 말이 마음과 다르게 나와서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실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생명을 품은 이 공원에서, 이들은 모두 잘못 잠근 단추를 하나씩 풀고 다시 채우듯 서로 마음을 열고 다가간다. 자신이 오해했던 상대방의 진짜 모습에서 위안과 용기를 얻으며, 나에게 없는 것을 다른 이에게서 발견하며 작지만 분명한 변화를 맞이한다.
언젠가 수하는 알게 됐다. 이 공원을 찾은 사람들이 맺은 관계처럼 끈끈하고 단단하게 얽힌 장미 덩굴이 ‘망 공원’의 진짜 이름 일부를 가리고 있었다는 것을. 어둠이 드리워 있던 이들의 얼굴이 모두를 품은 이 공원에서 서서히 밝아지고 있음을.
소설책 밖 청소년에게도
가끔은 힐링이 필요해
청소년 소설의 가장 주요한 키워드는 뭐니 뭐니 해도 ‘성장’이다.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은 이야기의 주인공은 일생일대의 사건을 겪으며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화한다. ‘위기-극복-성장’이 일련의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데 꼭 그래야 할까? 현실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일에 부딪히고 이겨 내는 주인공을 바라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 소설의 재미라 해도, 매일 건조하고 각박한 일상을 보내는 어떤 청소년 독자에게는 오히려 그런 이야기가 잘 와닿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드라마틱한 성장기보다는 지금 나를 다독여 주고 따뜻하게 안아 주는 이야기를 갈망하는 독자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망한 공원에서 만나》의 등장인물들이 겪는 어려움은 다분히 현실적인 것들이다. 어쩌면 소설 속 어떤 인물과 비슷한 상황, 비슷한 고민에 당장 맞닥뜨린 독자도 있을지 모른다. 마치 연작소설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된 이 책의 짤막한 일곱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부침과 결핍, 모난 데가 있다는 것을, 그걸 다른 이와 함께 나눔으로써 나의 그늘을 걷어 내고 더 밝은 내일을 맞이할 수 있다는 희망을 귀띔해 준다.
혹독한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살이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듯, 갈수록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세상에서 《망한 공원에서 만나》는 창가를 두드리는 봄볕처럼 포근한 이야기로, 위로와 응원, ‘힐링’이 필요한 이를 초대한다.
망 공원. 터널 입구의 벽돌 기둥에 쓰여 있는 금색 글자에 쓴웃음이 절로 나왔다. 쫄딱 망해 이사 온 곳이 하필 망 공원 옆이라니!
_ <첫 번째 이야기, 알을 품는 공원>
엄마가 위태해 보일 땐 엄마마저 잃을까 봐 불안했지만, 엄마가 떠나지 않을 거라는 안도감이 생기자 마음이 엇나가기 시작했다. 아빠가 없는데도 잘 지내는 건 아빠에 대한 배신행위 같았다.
_ <두 번째 이야기, 이온과 온리>
세상의 빛이 꺼진 줄 알았는데 세상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세상엔 보석 같은 시와 마법이 곳곳에 숨어 있을 터였다. 스위치를 켜고 그것들을 찾아야 했다.
_ <세 번째 이야기, 정숙 씨와 철 시인>
작가 소개
지은이 : 오미경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자란 경험이 글쓰기의 밑거름이 되었다. 1998년 〈어린이동산〉에 중편 동화 〈신발귀신나무〉가 당선되었고, 2012년 장편 동화 《사춘기 가족》이 한국도서관협회 ‘올해의 아동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청소년 소설 《푸른 숨》, 그림책 《물개 할망》, 동화 《안녕, 나의 하비》, 《꿈꾸는 꼬마 돼지 욜》, 《직지 원 정대》, 《교환 일기》, 《똥 전쟁》 등이 있다.
목차
첫 번째 이야기, 알을 품는 공원
두 번째 이야기, 이온과 온리
세 번째 이야기, 정숙 씨와 철 시인
네 번째 이야기, 공주와 여러 이름의 고양이
다섯 번째 이야기, 민들레와 새나무
여섯 번째 이야기, 파란 머리 희수
일곱 번째 이야기, 바질의 마음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