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아빠의 미국 출장으로 시작된 낯선 이국 생활은 쉽지 않았다. 텍사스에서 말로만 듣던 인종차별을 경험해보고 멜팅팟 하와이에 왔을 땐 ‘블랙 조’와 비슷한 친구들이 많아 편안함을 느낀다. 수단 출신 입양아 아티프와 하올리 해리, 폴리네시안 코아, 일본인 아키라 그리고 검은 단발머리의 소녀 리하나. 첫인상이 좋았던 하와이에서의 시간은 그리 평화롭지 않았는데···. 새 친구를 사귀고, 갈등에 직면하며 성장하는 주인공과 망고가 무르익듯이 점점 성숙해지는 첫사랑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출판사 리뷰
하와이에서 마주한 여름, 단단하고 미숙한 망고가 달큰한 향을 뿜어댈 때
첫사랑도 무르익었다.
푸른길 청소년 소설의 첫 번째 타자로 『그 여름의 망고』가 출간되었다. 한우리문학상, 목포신인문학상, 부산가톨릭문학상을 수상하고, 3년 연속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되기도 하며 작품 활동을 힘차게 해 나가고 있는 이마리 작가가 내놓은 신작 청소년 장편소설이다.
이 이야기는 아빠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로 문을 연다. 아빠의 어린 시절, 하와이에서의 그 여름을 아들에게 들려주기 위한 편지였다. 주인공 ‘블랙조’는 아빠의 미국 출장으로 인해 낯선 이국으로 전학을 오게 된다. 인종차별로 힘들었던 텍사스에서의 생활을 끝내고 오게 된 하와이에서의 처음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잘 풀리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새 친구를 사귀었지만, 첫눈에 반하게 된 아이에게 좋지 못한 첫인상을 남겼고, 반장과 싸우다 선생님께 걸려 혼나기도 했다. 축제에서는 억울하게 친구를 괴롭힌 주범으로 몰리며 진짜 범인을 찾기 위해 친구들과 해결사 모임을 만들기도 한다. 즐겁고, 화나고, 설레고, 억울한 상황에 직면하면서 망고가 무르익듯 성숙해지는 주인공을 만날 수 있다.
주인공 곁에는 인종의 멜팅팟 하와이를 배경으로 다양한 사연을 가진 친구들이 함께 있다. 백인 가정에 입양된 아티프는 수단에 부모님을 두고 왔고, 하나는 북한에 오빠를 남겨두고 탈출했다. 탈북민이 꼭 한국으로 귀화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이 아닌 다른 국가 어디서나 있을 수 있다. 하와이도 예외는 아니다. 힘겹게 두만강을 건너서 걷고 또 걸어 한국에 도착한 하나네 가족은 새로운 기회를 얻어 하와이로 망명한다. 이들에게는 아직 떠나온 곳에 남은 가족이 있었기에, 훗날을 기약하며 조용히 또 열심히 생활한다. 하와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에 지내면서 고향에 남겨둔 가족에 대한 부채감은 이 아이들에게도 쌓여가고 있었다. 자신이 무언가 잘못하면 가족들에게 큰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 믿고 조심히 그리고 조용히 지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의 세상을 엿볼 수 있다. 축제 날 벌어진 그 사건은 사실, 한 발자국 떨어져서 상황을 바라본다면 그렇게 큰 문제가 생길 수 없는 사건이다. 하지만 아직은 작은 세상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는 커다란 사건이었다. 이마리 작가가 가진 청소년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하와이에는 생각보다 일본인이 많다. 19세기 후반 사탕수수 농장의 인력 부족으로 인한 이민과 꾸준한 인적 문화적 교류가 늘어 미국에서 아시아인의 비중이 가장 높은 주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포함하여 이야기 속 학교의 학생들은 아시아인이 많다고 서술되어 있다. 그리고 주요 등장인물 중 일본 이름의 캐릭터가 있다. 하지만 모두가 순수 일본인은 아니다. 부모 세대 조부모 세대에서 다양한 뿌리를 가진 이들이 가족이 되어 태어난 인물도 등장한다. 과연 하나의 뿌리로 정의할 수 없는 이는 자신을 어떻게 정의할까?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 가정을 주제로 한 영화 <미나리>에서 ‘미나리’가 한국을 상징하는 소재로 등장한다. 외국인들은 잘 먹지 않지만, 생명력이 강해서 어디서든 잘 자라는 풀. 비단 미나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책에서는 비슷한 특징을 가진 풀 ‘깻잎’으로 한국을 상징했다. 깻잎을 먹는 나라는 많지 않다. 그래서 외국의 텃밭에 깻잎이 자라고 있다면 한국인의 집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하나의 집 앞에도 깻잎이 자란다. 이 향기 나는 풀의 정체를 아는 사람만 발견할 수 있는 메타포다.
이 소설은 사춘기 소년이 낯선 곳에서 여러 갈등을 겪으며 성장하고, 풋풋한 첫사랑이 망고처럼 익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공간적 배경인 하와이를 통해 그곳의 지역적 문화적 특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으며, 더불어 해외에서의 탈북민 생활도 함께 조명한다.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첫사랑은 큰 줄기다. 이를 중심으로 뻗어있는 여러 이야기 가지들을 모두 잘 살펴본다면 작가 전달하고자 했던 가족의 소중함도 다시금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그 아이에게선 초록 사과 냄새가 풍겨왔다. 새콤하고 떫은, 초여름의 사과 맛.”
“망고는 아직 단단하고 미숙했지만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졌다. 그 애와 나, 우리가 그랬다. 서로를 조심스레 알아 가며, 설렘 속에서 익어 갔다.”
“말이 없어도 그냥 좋았다. 밤새 파도가 쓸고 간, 아무도 밟지 않은 모래밭을 둘이 걸었다. 발자국을 남기면서. 붉은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 바다는 장엄하고 신비로웠다. 군데군데 서 있는 초록 야자수가 개선장군처럼 늠름했다.”
-본문 중에서
아들아, 무더운 여름을 어떻게 지내고 있니?
작가 소개
지은이 : 이마리
영어영문학을 전공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12권의 장편소설과 동화를 번역했으며 다양하고 현장감 있는 작품을 쓰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13년 한우리문학상, 목포신인문학상, 부산가톨릭문학상 등을 수상했다.2015년 ‘아르코국제교류단문학인’으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장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청소년 역사소설로 『대장간 소녀와 수상한 추격자들』, 『동학소년과 녹두꽃』, 『소년 독립군과 한글학교』, 『한국전쟁과 소녀의 눈물』 등이 있고 동화 『빨강 양말과 패셔니스타』, 동인 에세이 『시드니 할매’s 데카메론』도 출간했다. 특히 『버니입 호주 원정대』, 『구다이 코돌이』, 『코나의 여름』, 『캥거루 소녀』는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되었다.오늘도 하와이, 호주 오지를 넘나들며 역사를 생각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이 차별 없는 사회에서 행복하기를 염원하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첫 친구
단발머리
흑조
선생님
비밀
축제
안경
망고
덩치
여름
사리원랭면
오빠
알로하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