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던 저자는 어느 날 지방 행정기관 임시직에 자원하여 파견나간 부서에서 도서관 설립을 맡게 된다. 제대로 된 부서도, 예산도, 인력도 없이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도서관이 없는 중심지’라는 부조리한 현실과 마주하는 데서 출발한다. 책을 어떻게 고를 것인가, 누구를 위한 공간이 되어야 하는가, 어떤 책장이 이 지역 사람들의 삶에 닿을 수 있을까. 『세상에 왜 도서관이 필요한가』는 ‘공공의 책’을 둘러싼 권력 구조와 ‘공공도서 선정인’의 실천이 교차하는 뜨거운 기록이다. 한 권의 책도, 한 칸의 서가도 허투루 채울 수 없던 시간들 속에서 저자는 “도서 목록은 도서관의 영혼”이라 말하며, 부조리 속에서도 ‘최후의 진지’를 지켜낸다. 소외된 공간에서 빛을 발한 공공성과 책에 대한 헌신이, 오늘 우리가 왜 여전히 도서관을 필요로 하는지를 묻고 또 답한다.국장은 미소를 지은 채 내 얘기를 끝까지 듣더니, 일에 대한 나의 열정을 칭찬하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구상한 것은 모두 우리 소관이 아니고, 우리 부서에는 이런 권한이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 부서의 소관이 무엇인지는 며칠이 더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도서관이 전혀 없다는 사실은 다른 게 잔뜩 있다는 사실과 무척 대조적이었다. 베이린구는 시안시의 중심 지역이고, 시안은 13개 왕조의 도읍이었던 유서 깊은 도시이다.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따로 있었다. 닝 관장이 가져온 계획서에 따르면 장차 내가 맡게 될 이 ‘시안시 베이린구 도서관 건설 프로젝트’는 도서관을 지하에 건설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꾸릴 책장을 모두 삼류 서적으로 채운다면, 그 사이를 걸을 때마다 얼마나 풀이 죽을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양쑤추
쑤저우대학蘇州大學 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워싱턴대학교 방문학자로 연구한 바 있다. 공공 독서 홍보자로 서 변방에서 여러 차례 문학 독서를 위한 공익 강좌를 개최했다. 2020~2021년 정부의 임시직으로 근무하며 시안시 베이린구 도서관 건설을 주도하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CCTV 〈뉴스위크〉에서 ‘공공도서 선정인’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현재 부교수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