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누군가의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것은, 대부분 그가 큰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 반대의 인물을 소개한다. 진주의 한 약방에서 평생을 일하며, 조용히 거름을 뿌리듯 선한 영향력을 퍼뜨린 사람. 『십대에게 들려주는 어른 김장하』는, 이름 없이 흘러간 시간 속에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 한 어른의 이야기를 십대들의 눈높이로 들려준다.
김장하 어른은 말보다 행동으로 세상을 설득했다. “돈은 똥과 같아서 모아두면 썩고, 흩어야 거름이 된다”는 그의 말처럼, 그는 재산을 아낌없이 사회에 흩뿌렸다. 장학금으로, 기부로, 인권과 언론을 위한 후원으로, 자신보다 더 절실한 이들을 위한 삶을 살았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을 칭찬하지 말고, 다만 ‘그대로 봐주길’ 바랐다. 그 말은 이 책 곳곳에 스며들어 조용히 독자의 마음을 두드린다.
이 책은 이야기로서도 훌륭하지만, 그 이상으로 우리 모두에게 ‘좋은 어른’이란 무엇인가를 되묻는 거울이 된다. 특별한 영웅의 전기가 아닌, 평범하지만 위대한 한 사람의 일상을 따라가며, 우리도 그렇게 ‘조용한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음을 믿게 된다. 삶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지,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를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시간. 이 책은 그 물음에 대한 가장 따뜻한 안내서가 되어준다.
출판사 리뷰
선한 영향력을 남긴 이름, 김장하 - 십대를 위한 삶의 수업『십대에게 들려주는 어른 김장하』는 경남 진주 ‘남성당한약방’ 김장하 선생의 삶을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낸 이야기다. 겉으로는 평범한 삶처럼 보이지만, 그의 한 걸음 한 걸음은 지역 사회에 깊고 넓은 울림을 남겼다. 장학사업, 기부, 인권 보호, 언론 후원까지-그가 조용히 펼쳐온 행보는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로 세상에 알려졌고, 이 책은 그 감동을 더욱 섬세하게 전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김장하 선생은 누구보다 실천에 충실했던 사람이다. 자신의 이름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묵묵히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자산과 시간, 마음을 아낌없이 내어주었다. 그는 여러 아이의 학비를 책임졌고, 한 신문의 숨통을 틔웠으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연대를 꾸준히 이어갔다. 이러한 그의 삶은 말로만 하는 ‘어른다움’이 아닌, 실제로 ‘어른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교과서다.
이 책은 단순한 전기나 미담집이 아니다. 독자가 한 인물의 생애를 따라가며, 삶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유도한다. 더불어 공동체의 가치를 배우고, 책임과 배려, 실천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청소년들에게 지금 이 시대가 간절히 원하는 어른의 모습, 나아가 미래의 자신이 어떤 어른이 될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책, 『십대에게 들려주는 어른 김장하』. 바로 이 책이 그 역할을 정직하고 따뜻하게 수행해낸다.
경남 하동군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은 친척으로부터 낡은 교복과 책을 물려받아 어렵게 중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한약방을 운영하는 김장하라는 분을 만나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장학금을 받았고, 그 덕분에 사법시험에도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그에게 학비를 대준 김장하 선생은 단순히 고마운 사람을 넘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준 인생의 스승이었습니다.
“선생은 자유에 기초하여 부를 쌓고, 평등을 추구하여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며, 박애로 공동체를 튼튼히 연결하는 것이 가능한 곳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몸소 깨우쳐 주셨습니다. 제가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인사하러 간 자리에서 ‘내게 고마워할 필요는 없다. 나는 이 사회의 것을 너에게 주었으니 갚으려거든 내가 아니라 이 사회에 갚아라’라고 하신 선생의 말씀을 저는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 중에서
학교 안에는 이사장이 머물 공간이 따로 없었습니다. 이사장도 특별한 행사나 회의가 있는 날 말고는 학교에 자주 가지도 않았습니다. 재단 이사회도 교장실에서 열었고, 결재할 일이 있으면 서무실에서 했습니다. 학교에 갈 때도 버스나 자전거를 타고 갔죠. 이사장이 자전거를 타고 학교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은 이 학교 학생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학교 졸업생 중 한 명은 김장하 이사장이 학생들의 대입 체력장(현재 학생건강체력평가제도) 현장에 ‘박카스’를 사 들고 왔던 걸 또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3학년 때 대입 체력장 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동명고 운동장에 가서 했던 걸로 기억나는데 김장하 이사장님이 양손에 박카스를 무겁게 직접 들고 학생들을 찾아왔습니다. 박카스가 많든 적든 거기에는 눈이 가지 않고 허름한 양복을 입고 손수 박카스를 들고 우리 학생들을 격려하러 찾아왔을 때, 그 당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체력장을 하던 명신고 3학년 학생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서 박수를 쳐드렸습니다. 선생님이 시킨 것도 아니었는데 모두 자발적으로 일어서더라고요. 학생들 마음속에 이미 존경심이 가득 담겨있었던 것 같습니다.”
- <이사장실만 없는 학교>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주완
1964년생.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을 거쳐 전무이사로 일하다 정년을 3년 앞당겨 퇴직했다. 경영진으로서 깜냥도 안될뿐더러 좀 더 긴 호흡으로 깊고 넓은 취재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자로 일할 때 역사와 사람에 관심이 많았고, 지금도 그렇다. 인생 2막에서는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그동안 롤모델로 삼아왔던 멋진 어른을 첫 탐구 대상으로 정했다.썼던 책으로는 『줬으면 그만이지: 아름다운 부자 김장하 취재기』, 『풍운아 채현국』, 『별난 사람 별난 인생』, 『지역출판으로 먹고살 수 있을까』, 『80년대 경남 독재와 맞선 사람들』, 『토호세력의 뿌리』 등이 있다.
목차
작가의 말
1부 장학사업
인생의 스승이 된 사람
두 여학생
무한한 존중과 믿음
2부 남성당한약방
한약업사 자격시험
삶의 지표를 정해준 할아버지
도시로 나온 남성당한약방
3부 고등학교 설립과 헌납
비리가 없는 학교
이사장실만 없는 학교
100억대 학교를 무상헌납한 까닭
4부 공동체를 치유하다
내가 받은 돈
시인 박노정과 『진주신문』, ‘진주가을문예’
문화와 예술을 꽃피우기 위해
5부 김장하의 생각
조식 선생과 강상호 선생
공자와 맹자
미움받을 용기
[부록1] 어록 모음
[부록2] 김장하 선생 연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