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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무슨 상관이람
궁리 | 청소년 | 2013.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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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미국 도서관협회 추천 도서, 미국 청소년도서관협회 베스트 북 선정 도서, 뉴욕 공공 도서관 청소년 추천 도서, 매사추세츠 북 어워드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달콤쌉싸름한 첫사랑>의 작가 엘렌 위트링거의 소설로, '이름(이름표)' 뒤에 숨어 있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미국의 한 바닷가 마을 스크럽 하버(Scrub Harbor). 이 지역에는 대를 이어 살아온 주민들과, 경치 좋은 바닷가에 큰 저택을 짓고 여유롭게 생활하려고 이사 온 주민들이 함께 살고 있다. 그런데 이사 온 사람들 중 일부가 스크럽 하버는 촌스러우니 폴리 베이(Folly Bay)라는 세련된 이름으로 마을 이름을 변경하자고 나선다.

이 일은 어른과 아이, 남자, 여자, 동성애자, 이성애자, 흑인, 백인, 부자, 가난뱅이, 유명인, 괴짜, 이민자, 교환학생 등등 책 속에 등장하는 각각의 인물들이 자신이 자신에게 붙은 이름표 이상의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아가며, 스스로의 상황이나 인간관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데…

  출판사 리뷰

“이름 뒤에 숨어 있는 진짜 나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정체성에 관한 진중한 고민들을 열 가지 단편 형식으로 예리하고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풀어낸 소설.”
-《북리스트》

“이 책에는 거의 모든 독자가 공감할 만한 무언가가 있다. 인물들이 겪는 어려움과 그들 간의 상호작용은 다채로우며 매력적이다. 강력 추천한다.” -《KLIATT》

미국 도서관협회 추천 도서
미국 청소년도서관협회 베스트 북 선정
뉴욕 공공 도서관 청소년 추천 도서
매사추세츠 북 어워드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미국의 한 바닷가 마을 스크럽 하버(Scrub Harbor). 이 지역에는 대를 이어 살아온 주민들과, 경치 좋은 바닷가에 큰 저택을 짓고 여유롭게 생활하려고 이사 온 주민들이 함께 살고 있다. 그런데 이사 온 사람들 중 일부가 스크럽 하버는 촌스러우니 폴리 베이(Folly Bay)라는 세련된 이름으로 마을 이름을 변경하자고 나선다. 이 일은 어른과 아이, 남자, 여자, 동성애자, 이성애자, 흑인, 백인, 부자, 가난뱅이, 유명인, 괴짜, 이민자, 교환학생 등등 책 속에 등장하는 각각의 인물들이 자신이 자신에게 붙은 이름표 이상의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아가며, 스스로의 상황이나 인간관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데…….

이름은 어떤 의미일까? 이름표를 바꾸면 삶도 달라질까?
이름 뒤에 숨어 있는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아가는 이야기


‘이름(이름표)’ 뒤에 숨어 있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겨 있는 소설 『이름이 무슨 상관이람(What’s in a Name)』의 큰 줄기가 되는 ‘마을 이름 변경’에 대한 논쟁은 작가 엘렌 위트링거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한 가지 상황을 여러 가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며 자아를 찾아가는 청소년의 이야기를 준비하던 중, 작가는 자신이 살던 미국의 작은 마을 근처에 불황을 겪고 있었던 오래된 산업 도시 린 시(매사추세츠 주)에서 불거진 도시 이름에 대한 논쟁에 주목하게 된다. 린 시에서는 여러 해 동안 “린, 린, 죄악의 도시”라는 문구로 유명했다. 몇몇 시민들이 도시 이름을 “오션 파크”로 바꾸자는 주민 투표를 발의했고, 오래 살았던 린 시민들이 자신들이 자란 장소의 정체성을 잃고 싶어 하지 않았기 때문에 투표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고 한다.
작가는 이 일이 자신의 진짜 정체성을 찾아나선 십대들에 대한 이야기의 배경으로 꼭 맞겠다고 생각하며, 소설 속의 ‘스크럽 하버’와 ‘폴리 베이’ 갈등을 구상해냈다. 정체성 혼란을 겪는 마을은 아이들의 내적 갈등을 반영하기에 완벽했고, 아이들이 찬성하거나 반대할 만한 쟁점도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학생들이 서로서로에게 가지는 생각이 시간이 흐르며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었다.

엘렌 위트링거는 원래 예술학을 전공하고 1979년 시인으로 데뷔했으나, 1993년 열다섯 살의 첫사랑을 다룬 『롬바르도의 법(Lombardo’s Law)』을 발표하며 청소년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99년에 청소년 레즈비언의 커밍아웃을 진지하게 그린 『달콤쌉싸름한 첫사랑(Hard Love)』이 람다문학상과 마이클프린츠상 명예도서로 선정되며 진지한 주제를 현실감 있고 섬세하게 그리는 청소년소설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름이 무슨 상관이람』은 『달콤쌉싸름한 첫사랑』 다음에 발표된 책으로, 저자는 전작에 이어 성소수자 청소년의 고민을 다루되, 이를 여러 청소년들이 각자 경험하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 고민으로 확장시키고 있어 더욱 호평을 받았고, 미국에서는 12세 이상 권장도서로 널리 읽히고 있다.

이 책의 배경은 미국이지만 대학 입시를 비롯한 한 학군 안에서의 성적 순위, 가정환경의 빈부 차이, 인종이 다른 학생들 간의 미묘한 긴장관계 등을 다룬다는 점에서 한국의 현실과 매우 유사한 면들이 있다. 주인공들이 고등학생이지만 학생이라면 누구든지 몰입할 만한 주제인 다른 학생에 대한 호감, 정체성 확립, 가족 간 갈등, 전학의 어려움, 진로에 대한 고민 등을 다루고 있기에 더욱 흥미롭다. 또한 마을 이름 변경을 위한 주민 투표 자체보다는, 이런 ʻ어른들의 사정ʼ이 학교의 아이들에게 반영되는 과정을(예를 들어, 학생들이 서로를 ʻ스크럽 파ʼ, ʻ폴리 파ʼ라고 부르며 싸우기 시작한다) 자연스럽고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굵직한 사건이든 작은 감정의 변화이든 너무 거창하거나 무겁게 그리지 않고, 성장 과정의 일부로 편안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이름도 하나의 편견의 잣대가 될 수 있음을 넌지시 일러주며,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이름 이면에 숨겨진 진정한 자아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임을 강조한다.

“나는 서로를 알고 있으면서도 상대를 일반적인 전형(stereotype)처럼 생각하는 한 무리의 학생들을 보여줄 생각으로 『이름이 무슨 상관이람』을 썼다. 부잣집 여자아이, 풋볼 선수, 괴짜 등등. 우리는 종종 사람들을 그들이 보여주는 이미지에 따라 평가한다. 그러나 그 사람을 정말로 알고 나서 다시 보면, 이미지를 보고 생각했던 모습과 꽤 다른 사람일 수도 있다. …… 아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다. 특정 무리를 따라야 할까, 홀로 서야 할까? 우리는 정말로 자신이 시늉하고 있는 바로 그 사람일까? 나는 나의 전체 이야기가 이 정체성 탐색의 과정을 반영하기를 바란다.” - 작가의 말 중에서

개성 넘치는 열 명의 아이들이 자기 목소리로 말하는 정체성에 관한 진중한 고민들!
한 면만 보아서는 알 수 없는 나와 너, 우리의 감정과 행동의 이유에 한 걸음 더 가까이!


책 속의 이야기는 스크럽 하버에 사는 서로 다른 열 명의 청소년(조지, 오닐, 리카르도, 크리스틴, 나디아, 넬슨, 샤콴다, 아담, 퀸스, 그레첸)이 각자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는 열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열 명의 아이들이 각자의 시점에서 솔직하고 진정성 있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인물에게 몰입하게 하면서, 한 면만 보아서는 이해할 수 없는 타인의 감정과 행동의 이유들을 섬세하고 탁월하게 보여준다. 한 사람에 대한 평가가 각자 엇갈리기도 하고 한 이야기에서 정확히 알 수 없었던 관계나 뒷이야기가 다른 이야기에서 설명되기도 하는 등의 흥미롭고 여운이 남는 글의 전개는 독자를 더욱더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발휘한다.

이 책을 읽으며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을 친구 삼아 함께 마음을 나누며 고민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자신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서 평소 보지 못했던 다른 일면을 발견할 수 있는 관심의 눈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름(이름표)’ 뒤에 숨어 있는 진정한 나의 모습에도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길 바란다.

“우리 모두가 항상 정체성 문제를 목숨 걸어가며 고민하는 것은 아니다. 그럴 필요도 없다. 성장은 때로 완만하게 천천히 일어나고, 변화나 성장에 수반하는 고통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이름이 무슨 상관이람』의 멋진 면이 바로 이 지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나오는 열 명의 인물들은, 십대의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만큼만 고민해도 괜찮고, 지금 당장 답이 나오지 않으면 잠시 외면해도 되고, 굉장히 심각해야 할 것 같은 문제라고 꼭 비장하고 우울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 꼭 지금 당장 깊이 있고 진지하고 성숙한 사람이 아니라도 괜찮다. 눈앞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오해하지 말고, 그런 부담을 느끼지 말고, 때로는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할 수 있는 만큼만 감당하면서. 때로는 조지처럼 펑펑 울고, 나디아처럼 낯선 아이 앞에서 솔직해지고, 넬슨처럼 악담을 하고, 그레첸처럼 어머니를 피하고, 퀸시처럼 냅다 달리면서. 그 과정에서 혹시 가능하다면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내 주위의 사람들은 누구인지 천천히 발견해가면서, 그렇게 자라도 괜찮지 않을까. 조바심내지 않아도 어차피 우리는 어른이 되니까.”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주요 인물 소개

조지 Georgie : 고등학교 미술교사인 어머니와 둘이 살고 있다. 친구가 거의 없고, 다른 학생들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마을 이름 변경에 극렬히 반대하며, 애완견 목욕&산책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아버지는 7년 전에 스타가 되겠다며 집을 나갔다.

“카스텐슨 부인은 우리가 마을 이름을 폴리 베이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나 봐요.”
“새로 온 사람들 중에 그게 좋다고 생각하는 주민이 꽤 있어. 난 잘 모르겠어. 솔직히 뭐 하러 그런 번거로운 일을 하나 싶어. 모두들 새 주소가 쓰인 사무용품을 마련해야 하잖아. 새 명함도.”
메리린이 고개를 저었다.
“좀 낭비야.”
“저 사람들은 그저 늘 뭔가 일을 벌이고 싶어 하는 것뿐이에요. 그러면 중요한 사람이 된 것 같잖아요?”
농담이 아니었는데, 메리린은 내 말이 정말 우스웠던 모양이었다.
“맙소사, 조지! 발칙하기도 하지!”
메리린이 웃음을 참지 못하며 뒷방으로 들어갔다.
- 본문 중에서

오닐 O'Neill : 부자 동네 쪽에 살고 있다. 성적이 아주 좋고, 조용한 공부벌레 이미지가 있다. 커밍아웃한 게이인 영어 교사가 내준 ʻ나는 누구인가(Who Am I)’라는 숙제를 계기로 커밍아웃을 결심하고, 그 숙제로 쓴 커밍아웃 시를 학교 게시판에 게재한다.

조지 핀커스. 크리스틴의 단짝. 시무룩하고 음침하신 분. 그녀는 언제나 실존적 위기를 헤쳐나가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평범한 십대들과도 눈을 마주보지 못했다. 웃음을 터뜨릴 뻔 했다.
남들에게는 나도 꼭 그런 애로 보이겠지.
(…중략…)
그때 이미, 형이 “오닐, 너 대체 뭐가 문제야?”라고 물었을 때부터, 나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실토한다고 나한테 무슨 좋은 일이 있을까? 거대한 폭로를 한다고 해서? 난 어떤 지원 모임에도 속하지 않을 것이다.—그런 건 질색이다. 최소한 지금 나는 투명인간이다. 고양이를 일단 가방 밖으로 꺼내고 나면, 사람들이 나를 보고 수군대고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볼 텐데. 분명하다. 심지어 톰킨스 선생님조차도 쉬운 일이라고는 하지 않았다. 나는 열다섯 살이다. 조금 더 숨어 있을 순 없는 걸까?
- 본문 중에서

리카르도 Ricardo :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브라질에서 미국에 온 남학생이다. 크리스틴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있다. 영어가 서툴고 낯선 곳에서 어려움을 느낀다. 조지에게 데이트를 신청한다.

크리스틴이 내가 조지 말 이해했는지 확인하려고 나를 본다. 이해 못했다. 여기 산 지 두 달밖에 안 됐다. 처음 왔을 때는 영어 지금만큼 잘 하지 못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을 다 알아듣지 못한다. 가끔, 말이 너무 빠를 때 듣기를 그만둔다.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 항상 들으면 굉장히 피곤해진다. 처음에 사람들은 내게 계속 말 걸었다. 질문을 했다. 브라질은 어때? 여기가 마음에 들어? 어떻게 다른데? 하지만 나는 말을 잘 못하고 피곤해졌다. 곧 사람들은 질문 많이 안 했다.
지금은 낫다. 나는 더 많이 이해한다……. 여러 가지를. 그러나 이런 일들, 누가 누굴 좋아하는지는 잘 모른다. 브라질에서는 친구가 많았다. 라파엘은 세실리아를 좋아하고…… 플라비아는 카를로스와 사랑에 빠져 있었다. 나는 내 친구들에 대해서는 뭐든지 안다. 여기에서는 잘 모르겠다. 친구들과는 다르다. 아무도 나를 초대하지 않는다.
- 본문 중에서

크리스틴 Christine : 섬세하고 주위를 잘 돌보는 성격이다. 얼굴에 표정이 다 드러나 비밀을 잘 지키지 못한다. 오닐을 오랫동안 좋아했으나 커밍아웃한 그를 지지해준다. 넬슨과 사귄 적이 있지만 지금은 좋은 친구사이다.

복도 저편에서 청중들에게 부동산 매매에서 이미지가 갖는 중요성을 역설하는 그레첸의 목소리를 들으며, 조지와 리카르도가 건물 구석으로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
라피에르 선생님이 복도를 걸어왔다.
“회의가 벌써 끝났니? 이번 주에는 새로 들어온 시가 없어?”
“이번 주에는 없어요.”
나는 거짓말을 했다. 이것은 내가 알게 된 오닐의 유일한 비밀이었다. 선생님과 이 비밀을 나눌 준비가 아직 되어 있지 않았다.
“다음 주 월요일에는 운이 따르면 좋겠구나.”
선생님이 교무실로 들어가며 말하고 문을 닫았다.
차로 걸어가 집까지 운전하며 내가 생각한 것은 운이 따르고 말고가 아니었다. 오닐네 집을 지나가며 차의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오닐의 방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나는 오닐의 전화번호를 외우고 있다.
- 본문 중에서

나디아 Nadia : 수줍음이 아주 많은 여학생으로, 러시아 이민자다. 처음 전학 왔을 때 말을 잘 못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없고 학교에서도 전혀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이다. 자신을 돌봐준 넬슨을 좋아하고 있다.

별로 진심이 아니었다는 건 너희도 알겠지. 난 그냥, 샤콴다가 넬슨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물론 흑인이긴 하지만, 넬슨이 피부색을 상관할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 작년에는 크리스틴과도 사귀었잖아. 샤콴다가 절대 웃지 않는 사람 치고 미인이긴 하고, 남자애들이 좋아할 법한 섹시한 모습으로 걷긴 하지. 하지만 샤콴다는, 뭐랄까, 너무 독립적이야. 넬슨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뭔가 하고 도와주는 일을 좋아해. 샤콴다가 남의 도움을 기꺼워할 것 같지 않아. 아마 미적분을 도와준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거야. 걔가 데이트하는 모습을 본 적도 없어. 다시 생각해보니 어쩌면 자기 동네인 스폴딩에 남자친구가 있을지도 모르겠네. 가끔 샤콴다는 대체 어떻게 학교에서 저렇게 편해 보일 수 있는지 궁금해. 어떻게 나보다 걔가 스크럽 하버에 더 잘 적응하는 거야? 나는 여기 온 지 7년이나 되었고 이 동네에 살아. 샤콴다는 고등학교 4년만 여기서 다녔잖아.
- 본문 중에서

넬슨 Nelson : 성적이 우수하고 선량하며 모범적인 학생이다. 집이 넉넉하고 잘난 척하지 않으며 나디아를 잘 돌본다. 그러나 이제 나디아가 자기 힘으로 친구를 사귀고 독립하길 바라고 있다. 흑인이지만 백인인 크리스틴과 사귄 적이 있다. 샤콴다에게 매력을 느낀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올해 샤콴다는 달라 보인다. 요즈음은 모두들 어느 대학에 지원할지를 말하고 있고, 그래서 나는 미래에 대해 생각한다. 갑자기 나는 우리 모두가 평생 이곳 스크럽 하버에 살지 않을 것임을 깨닫는다. 특히 우등생들은. 우리는 내년에 전국 각지의 대학으로 흩어질 테고, 그러면 우리가 자라난 곳이 스크럽 하버이든 스폴딩이든 뉴욕 시이든 상관없어질 것이다. 샤콴다도 틀림없이 대학에 갈 것이다. 그러면 우리에게는 다른 점보다 비슷한 점이 더 많다.
(…중략…)
샤콴다가 거듭 한숨을 쉬었다. 무거운 한숨이었다.
“넌 흑인이라는 게 어떤 건지 쥐뿔도 모르지만, 내가 그래서 널 싫어하지는 않아. 운이 좋아서 알 필요가 없는 환경에서 자랐을 뿐이겠지.”
“잠깐, 그건 개소리잖아!”
나는 욕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었지만, 그 순간에는 그 원칙이 떠오르지도 않았다. 다른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던 여자가 몸을 반쯤 돌리고 나를 보았다.
“그럴까? 네 친구들은 모두 백인이야. 너 가끔은 너는 백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어버리지 않니?”
“단 한 순간도 그런 적 없어. 바로 그러니까 잊어버리지 않는 거야. 내가 얼마나 많은 A를 받든, 얼마나 많은 동아리의 회장을 하든, 우리 사이의 다른 점을 모두 없앨 수는 없으니까. 그들은 내 친구지만, 난 그들의 흑인 친구야.”
- 본문 중에서

샤콴다 Shaquanda : 스크럽 하버에서 몇 시간 떨어진 슬럼가 출신이다. 마약딜러를 하는 오빠, 청소를 하는 엄마, 형제자매들과 힘겹게 살고 있다. 장학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스크럽 하버에 있는 좋은 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다니고 있기는 하지만, 이 동네는 자신이 살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흑인이고 저소득층이라는 사실에 민감하다.

넬슨이 몸을 내밀고 내 팔에 손을 얹었다.
“샤콴다, 만약 오빠가 정말 마약상을 하고 있다면 오빠와 관계해선 안 돼. 떨어져야 해. 자기 몸은 자기가 돌보라고 하고, 네가 오빠 인생을 책임질 필요는 없-”
팔을 흔들어 넬슨의 손을 떨쳤다.
“넬슨, 내 말 듣고 있어? 다리우스 오빠가 우리를 보살피고 있어! 우리 엄마는 밤에 빌딩 청소를 해. 엄마가 애 넷을 먹이고 집세도 낼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아?”
“너희 가족이 마약 밀매로 먹고 살고 있단 말이야?”
“무슨 돈이든 그걸로 살고 있어. 얼마나 많은 장학프로그램 학생들이 3학년이 되기 전에 그만두는데? 내가 자퇴하고 일을 찾지 않아도 될 만큼 운이 좋은 게 무엇 때문이겠어? 오빠가 우리한테 돈을 갖다주기 때문이야.—도박으로 벌었든, 여자한테 받았든, 어쩌면 마약으로 얻었든—난 그 돈이 어디에서 왔는지 묻지 않아.”
넬슨은 말이 없었지만,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아담 Adam : 3학년에 비숍 힐에서 스크럽 하버로 갑자기 전학을 왔다. 전 학교에서는 다양한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고, 미인 여자친구와 언제나 화려하게 놀았던 인기인이었다. 그러나 이미 다른 학생들은 서로 다 무리지어 친해져 있는 시점에 스크럽 하버에 전학을 와 자신이 누구인지 고민하게 된다.

문제는 내가 아직은 대학생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사귈 만한 친구를 10년 전에 다 사귄 고등학교에 전학을 왔다. 내년이면 모두 뿔뿔이 흩어질 지금에 와서 새로운 사람을 끼워주는 일에는 아무도 별 관심이 없다. 나나 내 친구들도, 만약 자신이 우리의 친구가 될 만큼 괜찮은 놈이랍시고 잘난 척하는 나 같은 멍청이가 고3 때 전학을 왔다면 똑같이 행동했을지 궁금했다. 절대 없을 일은 아니다.
아니, 겁먹은 건 아니다. 고작해야 1년이잖아? 반 아이들보다 학교를 1년 먼저 떠난 것뿐이야. 그게 다라고.
- 본문 중에서

퀸시 Quincy : 오닐의 형이다. 덩치가 크고 전형적인 운동부 남학생이다. 축구선수다. 미인이고 인기가 있으며 학내의 온갖 행사에 참여하는 그레첸과 사귀고 있다. 명문대에 갈 재목으로 부모님의 관심을 독차지하던 동생이 갑자기 커밍아웃을 하자 당황한다.

내가 이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면 오닐은 현미경 아래 누운 기분이겠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렇게 선언할 필요까진 없었잖아? 이렇게 오랫동안 비밀로 했으면서 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을까? 어머니에게도 그쪽이 훨씬 나았을 것이다. 어머니는 일주일 내내 바람 빠진 풍선처럼 집 안에 누워 계셨다. 오닐은 어머니에게조차 직접 말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자기 딸이 학교 게시판에 붙은 시를 읽었다는 테니스 모임 파트너에게서 소식을 들었다.
(…중략…)
가끔 그레첸 옆에서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다. 그녀는 너무 똑똑하고 무슨 일에서든지 자기 의견을 갖고 있어서, 가끔은 내 생각을 끄집어내려고 애쓰기보다 그레첸의 말을 뭐든 따라가는 쪽이 그냥 편하다. 내주위엔 온통 천재뿐이다.
- 본문 중에서

그레첸 Gretchen : 독단적이고 사교적인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학교의 유명인으로 동아리 활동이나 학생회 활동 등 온갖 일에 나선다. 아주 부잣집 딸이고, 어머니가 주도한 폴리 베이 개명 주민투표 홍보활동을 열심히 한다. 그러나 사실 자신은 그렇게까지 마을 이름을 바꾸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 엄마에 그 딸이라는 말을 자주 듣지만 본인은 싫어한다.

“이 동네에도 우리 지지자들은 있어.”
나는 바로 몇 시간 전에 내가 반박했던 강령을 읊었다.
“어련하시겠어.”
조지가 눈을 굴렸다.
“네가 폴리 베이라는 이름을 좋아하는 사람이야?”
리카르도가 내게 물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어머니와 내가 폴리 베이 위원회를 구성했어. 우리는 마을 이름을 바꿈으로써 마을의 잠재력이 완전히 드러나길 바라고 있어.”
방금 내 입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어머니가 입에 달고 다니는 소리였는데, 늘 좀 바보스럽게 들린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내 입에서 어머니의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니.
- 본문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엘렌 위트링거
1948년 미국 일리노이 주에서 태어났으며, 밀리킨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으나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후 아이오와대학에서 작가 과정을 공부해 예술학 석사를 받았다. 1979년 시집 『파괴자』를 펴낸 후 1993년 첫 소설 『롬바르도의 법(Lombardo’s Law)』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다. 1999년에 청소년 레즈비언의 커밍아웃을 진지하게 그린 『달콤쌉싸름한 첫사랑(Hard Love)』이 람다문학상, 마이클프린츠상 명예도서로 선정되며 청소년소설가로 주목받기 시작한다. 『이름이 무슨 상관이람(What’s in a Name)』, 『그라시의 소녀(Gracie’s Girl)』, 『지그재그(ZigZag)』, 『비늘돔(Parrotfish)』 등 진지한 주제를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게 다룬 소설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목차

추천의 글

1장. 조지
2장. 오닐
3장. 리카르도
4장. 크리스틴
5장. 나디아
6장. 넬슨
7장. 샤콴다
8장. 아담
9장. 퀸시
10장. 그레첸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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