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꼬마평화도서관을 열어 나라 곳곳에 평화를 나누고, 누구나 알아듣기 쉬운 우리말 쓰기를 둘레에 널리 퍼뜨리는 도서관 할아버지가 우리말에서 속 깊은 생각들을 길어 올려 나긋나긋한 말투로 자분자분 들려준다. 저자가 들려주는 얘기를 따라가다 보면, ‘남’은 나와 경쟁하는 이라기보다는 ‘나를 받쳐 주고 북돋아 주는 사람’임을, ‘열심’히 하다 보면 마음에 불이 나서 몽땅 타 버릴 수 있으니 마음을 식히는 ‘한심’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우리 함께 죽도록 말고 ‘숨껏’ 달리고 싶어진다. 이렇게 우리말에 담겨 있던 반짝이는 슬기와 만나노라면, ‘날마다 쓰는 말만 새기며 써도 멋진 사람이 되겠는걸!’ 하는 생각도 절로 든다. 멀리서 특별한 것을 찾기보다 가까운 데서, 나에게서 새로이 가치를 발견하는 놀라운 우리말 공부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출판사 리뷰
생각이 깊고 넓어지며
앎이 삶으로 드러나게 해 주는
우리말 공부알고 하는 말과 모르고 하는 말은 하늘과 땅 차이다. 자기가 하는 말에 무슨 뜻이 담겼는지 알고 하면 내 뜻을 상대에게 틀림없고 분명하게 건넬 수 있으니 뜻을 나누고 모으기에 좋다. 또 담고 싶지 않은 뜻이 말에 담겨 있지 않으니 자기도 모르게 하는 말실수가 눈에 띄게 적어진다. 이와 달리 모르고 하는 말은 그 정반대 상황을 일으키기 쉽다.
알고 하는 말하기에는 또 하나의 좋은 점이 있다. 바로 생각이 깊고 넓어지며,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것. 여기서 얘기하는 ‘알고 하는 말하기’란 내가 하는 말이 어느 뿌리에서 나왔고, 뜻이 어디로까지 넓어지며, 삶과 말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알고 하는 말하기다. 이렇게 말 하나하나를 깊이 새기며 하다 보면 말과 말이 이어지고, 생각과 생각이 만나 깊고 넓어지며, 말에 대한 앎이 삶으로 드러나게 된다.
저자 변택주는 꼬마평화도서관을 열어 나라 곳곳에 평화를 나누고, 누구나 알아듣기 쉬운 우리말 쓰기를 둘레에 널리 퍼뜨리는 도서관 할아버지다. 앞서 낸 『내 말 사용 설명서』에서 ‘함께 생각을 만들어 가는 말하기’를 이야기했다면, 이제 펴낸 『생각이 깊어지는 우리말 공부』에서는 우리말에서 속 깊은 생각들을 길어 올려 나긋나긋한 말투로 자분자분 들려준다. 저자가 들려주는 얘기를 따라가며 ‘남’, ‘꿈틀꿈틀’, ‘반기다’, ‘힘껏’ 같이 평범한 말들에 담겨 있던 반짝이는 슬기와 만나노라면, ‘날마다 쓰는 말만 새기며 써도 멋진 사람이 되겠는걸!’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멀리서 특별한 것을 찾기보다 가까운 데서, 나에게서 새로이 가치를 발견하는 놀라운 우리말 공부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우리 ‘숨껏’ 달려 볼까?그렇다면 우리말에는 어떤 슬기가 담겨 있을까?
무엇이든, 그것이 잘사는 데 도움이 되는 거라면 더더욱 열심히 하라는 말이 무성한 우리 사회에서, 저자는 ‘열심’ 대신 ‘힘껏’을 꺼내 든다. ‘열심’은 더울 열(熱)과 마음 심(心)이 모여 이룬 낱말로 무언가를 부지런히 하느라 마음이 땀이 날 만큼 데워졌다는 뜻이다. 여기서 ‘더울 열’은 불을 들고 숲을 불사르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이다. 이 점에 무게를 두고 보면, 곁눈질하지 않고 무언가를 열심히 하다가는 마음이 더워진 것을 넘어서 마음에 불이 날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불이 나서 다 타면 재만 남는다. 요즘 말로 ‘번아웃’이 된다. 그래서 죽도록 하지는 말고 힘닿는 데까지만, 다시 말해 힘껏 하다가 힘에 부치면 멈추고 쉬라고 말하는 것이다.
저자는 제주에서 물질하는 해녀들이 서로 주고받는 말을 꺼내며 얘기를 이어 간다. “오늘 하루도 욕심내지 말고 딱 네 숨만큼만 있다 오렴.” 물속에서 더는 버틸 수 없을 때까지 있지 말고 제 숨만큼만 있다가 나오라는 말이다. 이 뜻을 담아 ‘숨껏’이라는 새말을 만들어 쓰면 어떨까, 하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 숨껏 달려 보자고.
말은 생각을 빚고, 생각은 삶을 빚는다. ‘열심’만 쓰고 생각하는 이는 열심히 하여 무언가를 이루기도 하지만, 저도 모르게 저에게 채찍질하면서 열심히 하다가 수많은 걸 놓칠 수도 있다. 이를테면 건강, 삶을 누리는 시간 같은 소중한 것을. 하지만 ‘열심’을 ‘힘껏’으로 바꾸기만 해도, 부지런히 하다가 틈틈이 쉬고 더 누리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또 한 걸음 나아가 ‘숨껏’으로 폴짝 뛰는 상상력을 펼칠 수도 있다.
지적 상상력에 불을 지피는 우리말우리말에 담겨 있는 슬기를 하나 더 살펴보자.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남’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이 낱말에서 ㅁ(미음)이 나를 아래에서 받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보고 이런 물음을 던진다. “남은 ‘나를 받쳐 주고 북돋아 주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은 말 아닐까?”
그러고 보니 내 몸은 엄마라는 남에게서 살을 이어받아 자랐고, 아침에 먹은 밥은 남이 지은 쌀로 지었으며, 입고 있는 옷, 신고 있는 신, 매일 쓰는 컴퓨터도 모두 남이 만든 것이다. 물건을 날라다 주는 택배 기사가 없다면, 길거리를 청소해 주는 청소부가 없다면, 불을 꺼 주는 소방수가 없다면 우리 삶은 어떻게 될까? 남이 나를 받쳐 주고 북돋아 주어서 내가 잘 살아가고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 거꾸로 보면 나 또한 남을 그렇게 받쳐 주고 있는지 모른다. 내가 있어 엄마 아빠가 더 많이 웃고, 내가 있어 친구들이 즐거워한다는 점을 떠올리면 나도 ‘소중한 남’임을 알 수 있다. ‘남은 나를 받쳐 주고 북돋아 주는 사람’이라는 저자 얘기가 뜻깊게 다가온다.
이처럼 우리말을 새롭게 보는 공부는 익숙한 것을 다르게 보고 바로잡는 힘, 몰랐던 가치를 찾아내는 힘, 이제까지는 없던 새로운 것으로 나아가는 힘을 길러 준다. 한마디로 우리말 공부는 ‘생각의 밑거름이 되고 지적 상상력에 불을 지피는 공부’인 셈이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수많은 숙제를 풀어내고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물론이고 바라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도 깊고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힘이 더욱 중요해진 지금, 생각이 깊어지는 우리말 공부를 함께 해 보면 어떨까?
작가 소개
지은이 : 변택주
가슴막염을 앓아 중학교 1학년을 네 해에 걸쳐 세 번을 다니다 말았다. 한자를 몰라 우리말을 살려 쓰다 보니 말결이 곱다는 소리를 듣는다. 결 고운 우리 말결을 나누면서 곳곳에 꼬마평화도서관 열어 평화를 나누고 있다. 《생각이 깊어지는 열세 살 우리말 공부》 《한글꽃을 피운 소녀 의병》 《내 말 사용 설명서》 《이토록 다정한 기술》《세상을 아우른 따스한 울림》 《법정 스님 숨결》들을 썼다.
목차
여는 말
결 / 꿈틀꿈틀 / 남 / 넉넉하다
다지다 / 답다 / 더, 덜, 덤 / 돈 / 동무 / 든든, 튼튼, 단단, 탄탄
말 / 맹 / 먼지 / 물음 / 믿음 / 밉다
반기다 / 비로소, 마침내 / 빛, 볕
사랑 / 살 / 살림살이 / 생각 / 식구
어, 아 / 열심, 한심 / 울음 / 이름 / 일 / 있다, 없다
저절로, 스스로 / 참, 거짓 / 처음
한가위 / 힘껏
잇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