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대학 입시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온 세 친구의 사랑과 우정, 고민과 성장을 담은 청소년소설. 2024년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청의 자리」 「박력 있게 스파이크」 등 꾸준한 활동을 해 온 이준아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기도 하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늘 질문과 정답이 명확한 세계에서 살아온 아이들, 그러나 인생에 있어 중요한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수능이 끝나자 아이들은 새로운 고민에 맞닥뜨린다.
수능은 봤지만 앞으로 내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지금까지 스스로 원해서 이뤄왔다고 생각한 것들이 알고 보니 진짜 내 것이 아닌 것만 같고, 법적으로 성인이 되는데도 여전히 타인에 의해 휘둘리는 것만 같다. 수능만 잘 보면 앞으로의 인생도 알아서 술술 풀릴 줄 알았는데……!
성적, 진로, 가족 문제, 친구와의 관계, 그리고 ‘나’에 대한 생각으로 고민하고 갈등하면서도 꿋꿋이 자신만의 답을 찾는 이들의 이야기는,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뿐 아니라 꿈과 현실 사이에서 길을 찾는 모든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
출판사 리뷰
“나는 자주 외로움을 느꼈다.
이온과 박온은 전교생 모두가 아는 ‘온 앤 오프’ 한 쌍이었고,
나는 그 사이 어딘가에 함부로 붙은 야광 스티커 같은 존재였으니까.”김이온과 박온은 학교에서 ‘온 앤 오프’로 불린다.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까지 즐겁게 만드는 김이온이 온on, 매사 조용하고 무표정하며 감정기복 없는 박온이 오프off. 정반대 성격이라 안 어울릴 것 같지만 엄마들끼리 친했던 덕에 어렸을 때부터 강제로 붙어 있던 이들은 이제 서로의 보폭에 맞춰 걸을 줄 아는 특별한 사이가 되었다. 그리고 김이온과 고등학교 삼 년 내내 같은 반을 하며 친해진 조아정이 있다. 잘나고 똑똑한 쌍둥이 오빠들 밑에서 언제나 찬밥 신세였던 아정은 스스로라도 제 몫을 챙겨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야무지고 기민해야 했다. 그런 아정에게 이온이는, 처음으로 자신을 위해 화를 내 준 친구였다. 그리고 이온이 같은 ‘단짝친구’가 생긴 것에 마음을 놓은 후에야, 아정은 박온의 존재를 알아 버렸다. 이온이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었던 만큼 아정이 역시 ‘베프의 베프’인 박온과 잘 지내볼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남을 꿰뚫어보는 듯한 박온의 눈빛이 영 어렵고 불편해 일찌감치 포기했다. 적당히 알고 지내며 적당히 무관심한 사이. 둘만의 선을 잘 지키며 나름의 평화를 찾아가던 관계가 완전히 틀어져버린 건, 고등학교 마지막 기말고사가 끝난 직후였다.
“무슨 일 있어?”
“나랑 박온, 징계위원회 열어 달라고 담임한테 말하고 오는길이야.”
아정이 한 말을 나는 단번에 알아듣지 못했다. 뭐라고? 뭘 연다고?
“기말고사에 한 컨닝. 징.계.위.원.회.” _본문 중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현실적 고민과 내면의 방황에 깊이 공감하는 작품사건의 발단은 조아정이 박온에게 수학문제 정답 하나를 알려 주며 시작되었다. 수능 이후라 내신에 반영되지 않는 만큼 모처럼 편한 마음으로 시험을 본 아정은 웬일로 쉬운 문제 하나를 못 풀어 낑낑대는 박온의 뒷모습을 보게 되었고, 아정이 은밀히 알려준 정답을 박온이 받아 적으면서 그 일은 그렇게 일단락되는가 싶었다. 그러나 사소한 호의로 시작된 사건이 아정의 오빠들에 의해 온라인에 퍼지고, 여기에 선생님과 학부모들까지 개입되면서 이 사건은 아이들이 전혀 원치 않던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저는 아정이 오빠들 고소하려고 검토 중입니다. 허위사실유포로요. 여기 아정이 어머님께서는 우리 온이가 그동안 저지른 부정행위가 더 문제라는데, 제 의견은 그 부정행위라는 것 자체가 허위사실이다 이거죠.”
“아니, 그럼 우리 애들이 거짓말이라도 했다는 말씀이세요? 도대체 왜요?” _본문 중에서
『정답은 아직이야』는 김이온과 조아정, 박온, 그리고 아이들을 애정으로 바라보는 임정연 선생님까지, 네 인물의 시선이 교차 서술되는 방식을 띠고 있다. 덕분에 독자는 여러 인물의 속내를 보다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고, 병렬적 구조 덕에 사건을 다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같은 사건을 겪더라도 각자의 의도와 이를 받아들이는 마음은 천차만별일 터. 차마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들의 내밀한 마음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마냥 좋은 때라고만 생각되는 열아홉 시절을 통과하고 있는 아이들이 나름의 아픈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부모님의 사랑과 신뢰 속에 구김살 없이 자란 이온이는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는 스스로를 한심하다 생각하고, 차근차근 성적을 관리해 일찌감치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 아정이는 똑 부러져 보이지만 자기 주관 없이 주위 사람들에게 휘말리는 자신이 싫다. 또 유명한 아버지의 지원 아래 좋은 학교에 진학한 온이는, 자신이 지금까지 열심히 공부한 이유가 사실은 폭군 같은 아버지로부터 약한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앞으로는 절대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온이의 진심은, 합격한 명문대 합격장을 내던지고 싶을 만큼 간절하다.
갈등하고 방황할지라도 묵묵히 자신만의 답을 찾아갈
열아홉 아이들의 눈부신 성장기
정답은 아직이지만 아이들이 맞을 찬란한 봄은 바로 지금이다!『정답은 아직이야』는 청소년소설이지만 아이들만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 청소년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인물의 모습을 넉넉한 애정으로 담아냈기 때문. 독재자처럼 굴며 아들의 삶을 좌지우지하려 했던 온의 아버지는 자신이 아들에게 상처 주었다는 생각에 남몰래 눈물짓는 외로운 사람이기도 하고, 아들과 딸을 차별하는 것처럼 보이던 아정의 엄마는 사실 아이들과 소통하는 법을 몰라 대화를 피하고 주방으로 숨어 버리는 소심한 중년 여성이기도 하다. 이런 인물들의 서툴고 고집스럽지만 사실 약하고 불안한 모습까지 따뜻하게 포착한 작가의 시선 덕에, 이 작품을 읽는다면 누구든 유독 마음이 쓰이는 캐릭터 하나쯤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이들에게는 아이들 편에서 그들만의 관계와 우정을 존중해주는 임정연 선생님이 있다. 아이들을 믿고 스스로 갈등을 해결해 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선생님의 모습은 우리가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어른다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이제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어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 아이들. “너희는 자꾸 ‘이제 끝이다’ ‘새로운 시작이다’ 이런 말들을 하는데 (…) 아무것도 끝이 아니고, 아무것도 시작이 아니야. 너희는 그저 언제나 가는 중인 거야.” 라는 임정연 선생님의 말처럼, 서툴지라도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자신만의 답을 찾아 뚜벅뚜벅 걸어 나갈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한 발 한 발 스스로에게 가까워지는 성실한 걸음을 내딛다 보면, 정답은 요원할지라도 자신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는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루가 다르게 거리의 온도가 바뀌며 만물에 생기가 돋아나는 이 눈부신 계절, 정답은 아직이지만 아이들이 맞을 찬란한 봄은 바로 지금이다.

모처럼 머리도 했는데. 은발을 휘날리면 뭐 하나, 갈 대학이 없는데.
11월의 매서운 바람이 지나고 진짜 겨울이 시작되는 이 계절에는 이따금 모든 것이 환상처럼 느껴진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던 아이들은 이제 곧 흩어질 것이다. 열아홉에서 스물이 된다는 건 그런 것이다. 흩어지는 것.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준아
UCLA에서 연극영화과(극작)를 전공했고, 2024년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하찮은 진심」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릿터』 51호에 「박력 있게 스파이크」와 〈문장웹진〉에 「청의 자리」를 발표했으며, 2024 신춘문예 등단 작가들의 작품을 담은 소설집 『두 번째 원고 2025』에 공저로 참여했다.
목차
프롤로그 - 11월
12월, 김이온의 문제
12월, 임정연 선생님의 문제
12월, 조아정의 문제
12월, 박온의 문제
1월, 김이온의 정답
1월, 조아정의 정답
1월, 박온의 정답
졸업, 임정연 선생님의 인사
에필로그 - 그리고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