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우리같이 청소년문고 시리즈 12권.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작가 매튜 퀵이 선보이는 청소년 소설이다. 작가 특유의 생생하고도 치밀한 문장과 구성력으로, 한순간도 공허하지 않게, 그 힘들고 외로운 존재들의 삶의 핵심을 치고 파고든다. 성장의 의미심장함과 더불어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다.
핀리에게 농구는 탈출구다. 핀리가 사는 동네는 한두 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마약에 폭력에 인종 갈등이 판치고 아일랜드 깡패들이 지배하는 동네다. 핀리가 다니는 학교 역시 그 복잡하고 지긋지긋한 동네의 축소판에 지나지 않는다.
아버지가 밤마다 일을 하러 나가면 혼자서 두 다리를 잃은 할아버지를 돌봐야 하는 핀리의 유일하고도 절실한 꿈은 어떻게든 그곳을 빠져나가는 것이다. 그날을 꿈꾸며 여자친구와 함께 죽어라 농구공을 던지면 모든 것이 그럭저럭 괜찮아진다.
그 한심한 동네로 막 이사 온 러스는 각광받던 농구 천재에서 불운아로 인생이 뒤바뀌어 버린 상태다. 부자 동네와 일류 사립학교를 떠나 엉망진창 동네로 온 러스는 농구공에 손도 대지 않는다. 고등학교에서 맞는 마지막 농구 시즌, 핀리와 러스 두 소년이 만나게 되는데….
출판사 리뷰
세상의 모든 ‘보이21’들을 응원합니다!
농구와 별과 소녀와 ‘21’을 사랑하는 소년들의 한판 승부 이야기로!
핀리에게 농구는 탈출구다. 핀리가 사는 동네는 한두 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마약에 폭력에 인종 갈등이 판치고 아일랜드 깡패들이 지배하는 동네다. 핀리가 다니는 학교 역시 그 복잡하고 지긋지긋한 동네의 축소판에 지나지 않는다. 아버지가 밤마다 일을 하러 나가면 혼자서 두 다리를 잃은 할아버지를 돌봐야 하는 핀리의 유일하고도 절실한 꿈은 어떻게든 그곳을 빠져나가는 것이다. 그날을 꿈꾸며 여자친구와 함께 죽어라 농구공을 던지면 모든 것이 그럭저럭 괜찮아진다.
그 한심한 동네로 막 이사 온 러스는 각광받던 농구 천재에서 불운아로 인생이 뒤바뀌어 버린 상태다. 부자 동네와 일류 사립학교를 떠나 엉망진창 동네로 온 러스는 농구공에 손도 대지 않는다. 자신을 우주에서 왔다고 소개하고, 지구인이 감정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과학적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잠시 지구 행성에 파견되었다고 주장하는 러스에게 이제 세상은 떠나 버리고 나면 그만인 곳일 뿐이다.
「뉴욕타임스」선정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 Q가 희망, 회복 그리고 구원에 관한 감동적인 소설로 우리 곁을 찾아왔다. 영화화되어 2013년도 아카데미상(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펜/헤밍웨이상을 받은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저자가 본격적으로 청소년 소설에 매진한 결과는 우리의 상상을 훌쩍 벗어난다. “구원에 관한 대단한 이야기”를 낳은 Q는, 당대의 가장 힘들고 아프고 외로운 존재들인 청소년들을 주목한다. 나아가 특유의 생생하고도 치밀한 문장과 구성력으로, 한순간도 공허하지 않게, 그 힘들고 외로운 존재들의 삶의 핵심을 치고 파고든다.
고등학교에서 맞는 마지막 농구 시즌, 두 소년이 만난다. 세상에서 제일 큰 ‘닭대가리’ 학교 농구팀의 유일한 백인으로 ‘흰토끼’라 놀림당하는 핀리. 전국 대학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 최고 선수였지만 닭대가리 학교로 전학 오자마자 ‘검토끼’로 무시당하는 러스. 흰토끼에게도, 검토끼에게도 ‘21’이 필요하다.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선!
핀리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말하려면 벅찰 정도로 많은 말이 필요해 ‘말에 인색한’ 편을 택했다. 목구멍을 쑤시는 손가락 같은 말들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늘 마음이 주먹처럼 꽉 쥐어져 있는 핀리에게 ‘21’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족’과 같은 것이다. “난 뛰어난 농구 선수로 프로그램되어 있어. 지구인은 절대 날 못 이겨. 하지만 시즌이 시작할 때쯤엔 난 이 행성을 떠나고 없을 거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는 러스에게 ‘21’은 멀쩡한 ‘제정신으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가족’과 같은 것이고. 어쩌면 두 소년에게 21은 깨고 나가야 하는 ‘알’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한 세계에서 또 한 세계로 넘어가기 위해, 그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살아 보려고.”
핀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러스에게는? 넓적다리 바로 아래서 끊겨 뭉툭한 다리 꽁지만 남은 할아버지의 비밀은? 러스는 왜 자신을 우주에서 온 보이21이라고 하고, 감독님은 왜 자꾸 핀리에게 그런 러스를 부탁하는 걸까? 결국 21은 누가 가져가게 될까?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씩씩하다는 핀리 여자친구의 행방은?
질문을 던질 틈도 없다. 소년들의 삶의 축을 이루는 21을 겨냥한 한판 승부가 시종 숨 가쁘게 전개되다가 어떻게 그들의 심장을 치고 들어가게 되는지, 그리하여 서로에게 진정 ‘평화로운 존재’이고자 한 소년들이 어떻게 그 21을 깨부수고 이 세상으로(혹은 또 한 세계로) 나오게 되는지 직접 확인해 보기 바란다. 소년들의 목구멍을 쑤시던 손가락이 사라진 자리에 무엇이 자리하는지도. 책장을 넘기며 한번은 크게 울고 웃을 세상의 보이21들이, 자신도 모르게 휴대폰을 끄고, 둥근 공을 찾아 슛을 날리거나 아무데고 야광별 스티커를 붙이거나 『해리포터』를 다시 꺼내 들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성장의 의미심장함과 더불어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것은 기본이다.
가끔 나는 집 뒤뜰에서 슛을 날리던 게 나의 가장 오래된 기억인 척한다.
아빠는 아직 꼬마인 나에게 작은 농구공을 주고 골대도 낮춰 준다. 아빠는 연속으로 100골을 넣을 때까지 공을 던지라고 하는데 그건 불가능할 것 같다. 아빠는 할아버지를 돌보러 다시 집으로 들어간다. 그 즈음, 할아버지는 두 다리를 잃은 채 돌아가신 할머니의 묵주를 손에 꼭 쥐고 병원에서 퇴원했다. 우리 집은 침묵에 잠긴 지 오래다. 엄마가 집에 돌아오지 않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렇지만 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아빠가 시킨 대로 공을 던진다.
처음엔 공이 키를 낮춘 골대에도 닿지 않는다. 난 몇 시간이고 계속 공을 던진다. 위를 올려다보느라 목이 뻣뻣해지고 땀투성이가 된다. 해가 지자 아빠는 조명등을 켠다. 난 계속 공을 던진다. 집에 들어가서 할아버지가 울고불고하는 소리를 듣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기억 속의 나는 밤새 공을 던진다. 몇 날, 몇 주, 몇 달이 지나도록 계속 공을 던진다. 밥을 먹거나 잠을 자거나 화장실에 가지도 않는다. 마치 다시는 집 안에 들어가지 않아도 될 것처럼 그저 던지고 밖으로 빼고, 또 던지고 뺀다. 그러면 마치 농구를 하기 전에 있었던 일은 두 번 다시 떠올리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말이다.
반복하면 몰두하게 된다. 잡생각이 사라진다. 난 이 중요한 사실을 어린 나이에 깨달았다.
“넌 말이 별로 없구나? 그럴 만한 일이라도 있었어?”
그럴 만한 일로 말하자면 좋은 일, 나쁜 일 참 많이도 있었다. 그런데 그걸 다 설명하려면 많은 말이 필요하다. 나에겐 벅찰 정도로 많은 말이.
마음 한편으론 말로 설명하고 싶기도 하다. 나의 과거에 대해, 내가 왜 말을 많이 하지 않는지에 대해, 우주에 대해서든 뭐에 대해서든 전부. 하지만 내 마음은 늘 주먹처럼 꽉 쥐어져 있다. 그 말들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보이21이 내 얼굴을 마주 보며 말한다.
“내가 우주에서 왔다는 말을 믿어? 내가 우주로 올라가면 그땐 믿게 될 거야. 하지만 일단 난 여기 지구에서의 임무를 완수하는 데 도움을 줄 사람이 필요해. 넌 감정이 풍부한 사람 같은데, 난 지금 감정을 연구하는 데 아주 관심이 많아. 넌 믿을 만하지?”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대체로 믿을 만하니까. 하지만 동시에 빙긋 웃는다. 나는 전혀 감정이 풍부하지 않다. 어쨌든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편이다.
누군가와 어두운 방에 단둘이 있는 건 에린 말고는 처음이다. 에린하고 있을 땐 뽀뽀하고 싶어서 둘 사이의 그 고요한 침묵을 즐길 수가 없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다른 누군가와 함께 앉아 있으니 기분이 좋다. 정말 희한한 소리 같지만, 보이21과 같이 있는 게 즐겁다. 내 또래 중엔 이렇게 일부러 침묵을 함께할 인간이 별로 없다. 학교 아이들은 쉬지 않고 떠들고 계속 움직인다. 스티커가 비현실적인 초록색으로 빛난다. 솔직히 말해 그 빛을 바라보는 게 재미있다.
(……)
보이21이 불쌍하다. 부모는 살해당하고, 자기는 우주에서 왔다고 믿다니. 그런데 별자리를 그처럼 잘 아는 건 흥미롭다. 무지하게 똑똑한 녀석인 것 같다. 어쩌면 나를 속일 정도로 영리하게 연기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감독님의 해석대로 보이21은 지금 연기를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만약 보이21이 농구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제정신을 차리면 어떻게 되는 거지?
(……)
녀석 실력이 감독님이 생각하는 정도의 반만 돼도 난 선발 자리를 잃게 된다. 그런데 감독님은 나에게 보이21을 도와 달라고 한다. 녀석을 도와주면, 난 이번 시즌을 벤치에서 엉덩이나 덥히다가 끝낼 확률이 높다. 반대로 녀석이 벨몬트에 적응하는 걸 도와주지 않으면, 난 처음으로 감독님 말을 거역하는 게 된다.
보이21은 부모님이 살해당했어. 죽임을 당했단 말이야. 네가 이렇게 이기적으로 굴 때가 아니라고. 그렇게 되뇌어 보지만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든다. 이번이 마지막 학년, 마지막 시즌이야. 그동안 에린하고 얼마나 열심히 훈련했는데…….
녀석은 정말로 자기가 우주에서 왔다고 생각하는 걸까?
녀석이 내 등번호를 가져가게 될까?
작가 소개
저자 : 매튜 퀵
할리우드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 발표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모두 영화 판권이 팔리는 페이지터너 메이커로 불린다.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 후 델라웨어 강 건너편 뉴저지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대학에서 영문학과 교육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남부 뉴저지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문학과 영화를 가르치면서 축구와 야구 팀의 코치로 활동하였고 상담교사로 수많은 10대의 고민을 카운슬링했다. 교단을 떠나 오랜 꿈이었던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서고 발표한 데뷔작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라가 전 세계 30여 개국에 번역됐으며 펜/헤밍웨이 상 장려상을 수상했다. 그 뒤 《보이 21》 《지금 이 순간의 행운》 《용서해줘, 레너드 피콕》을 발표하면서 천재 소설가로 이름을 알리며 <타임>이 선정한 ‘2013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