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사이에서 철학하다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세상에 태어난 이상, 누구나 마주하는 ‘관계 맺기’라는 숙제. 부모님, 친구, 선생님, 짝사랑 상대, 하물며 나와의 관계까지 가깝거나 오래된 사이라고 더 쉬워지는 법이 없다. 때로는 지나치게 가까워서 괴롭기도 하고,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과 갈등을 빚는다.
이에 대해 저자는 관계의 끈을 끊는 것은 정답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팽팽하게 연결되어 있던 관계의 끈을 느슨하게 풀어줄 때에 나를 사랑하고 남을 이해하는 여유, ‘틈’이 생긴다고 말이다. 저자가 다양한 문화권을 여행하며 얻은 통찰에 귀 기울이면서 꽉 막혀 있던 관계의 틈에 시원한 바람을 불어넣어 보자.
출판사 리뷰
어른이 되어도 쉽지 않은 관계의 문제
얽매이거나 괴로워하는 대신, 자유로울 수는 없을까?
느슨한 연결로 나와 너 사이에 바람을 불어넣는 법!우리는 모두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엄마 뱃속에서 이어진 탯줄은 하나지만, 세상에 나온 뒤로는 관계를 잇는 끈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아진다. 가족, 친구, 선생님처럼 실제 만남을 토대로 한 관계는 물론,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도 댓글로 쉽게 타인과 이어지는 세상이니 말이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서로 잘 이어지고 있을까?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관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학교와 가정에서 상처를 입고 은둔 생활을 하는 청소년이 2024년 기준 13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과 빠르게 관계를 맺게 되었지만, 단절감과 소외를 느끼는 사람은 늘고 있는 것이다.
가깝거나 오래된 사이라고 관계가 더 쉬워지는 법은 없다. 때로는 지나치게 가까워서 괴롭기도 하고, 오랫동안 함께 한 가족이 나를 힘들게 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과 갈등을 빚는다. 그렇다면 이 관계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까? 남과 관계 맺는 건 피곤한 일로 치부하고, '손절'과 적당한 선 긋기로 손해 보지 않는 법을 익혀야 할까?
이 책에서는 관계의 끈을 끊어 내는 대신, 팽팽하게 연결되어 있던 끈을 느슨하게 풀어 주기를 권한다. 저자는 나를 사랑하고, 남을 이해하는 한 뼘의 여유는 바로 그 느슨함에서 온다고 말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연결되지 않고는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나답게 살려면 남은 무시하고 지내야 할까?”
“나를 괴롭히는 목소리의 주인은 누굴까?”
“왜 남들 시선에 괴로워하면서도, 신경 안 쓰는 사람은 미울까?”
쉽고 경쾌하게, 하지만 깊이 있게 전하는 우리 ‘사이’ 이야기타인이 없이는 자유로울 수 없다니, 무슨 소리일까? 오랜 시간 관계와 의사소통을 연구해 온 저자는, ‘자유’도, ‘있는 그대로의 나’도, ‘나다움’도 모두 타인과의 관계 없이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자기 자신의 정체성은 다른 사람과 이어진 채 만들어지는 연유이다. 언뜻 의아하게 들리는 말에도 저자가 진솔하게 털어놓는 자신의 경험담과 상황에 딱 맞는 예화를 듣고 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아프리카부터 중동까지 다양한 문화권에서 사람들을 만나 온 저자는, 마치 여행에서 돌아온 삼촌처럼 독자 앞에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이집트의 악령 퇴치 현장에 간 이야기, 여행에 인형을 챙겨 다니다 떠오른 문학 작품 이야기, 반려 거북이를 키우며 느낀 소회까지 저자가 전하는 이야기는 쉽고 흥미롭지만 그 통찰은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 저자는 우리 안에 품고 있었지만, 미처 깨닫지 못했던 생각들을 건드리는 데에 재주가 뛰어나다. 가령, 부모님의 강압적인 말에 괴롭다고 생각하는 자녀에게는 마음속에서 들리는 목소리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묻는다. 그리고 사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실제 부모님이 아니라, 자신이 내면에 거둬들인 부모님의 모습을 한 타자임을 밝혀 나간다. 실제 부모님이 어떤 사람인지보다 자기 내면에 들인 타인의 영향력이 중요하다는 걸 짚어 내는 것이다. 부모님만이 아니라 친구, 사회적 시선 등이 자기 안에 너무 크게 자리해 눈치를 보던 이들에게 마음의 짐을 덜어 주는 말이다. 이처럼 현실에서의 고민에 뿌리를 둔 통찰과 메시지는 우리에게 나 자신을 이해하는 시간을 선물한다.
인간 관계의 기술이 아닌, 삶의 통찰을 전한다!
힘들고 지겨운 일이 아니라, 자유로운 항해가 될 수 있도록결국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기술, 인간관계의 비법이 아닌, 삶을 살아가는 태도이다. 저자는 독자를 관계라는 바다의 항해자로 초대한다. 나와 너 사이를 오가는 일이 괴롭고 무서운 일이 아니라, 즐거운 항해가 될 수 있도록 길잡이 노릇을 자처하면서 말이다. 허를 찌르는 질문과 이에 대한 기분 좋은 답을 안겨 주는 작가의 이야기를 마치 여행처럼 재밌게 누벼 보자. 경쾌한 저자의 걸음에 발맞추어 한국어판에 새롭게 그린 최진영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을 보는 것도 특별한 즐거움이다. 책을 덮을 때쯤에는 나에게도, 남에게도 더 다정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흑과 백의 이분법을 넘어 ‘사이’에서 ‘철학’하며
복잡한 세상에서 나만의 생각, 나만의 색을 갖추기모두가 빠른 결론을 내리고, 자기 의견을 강하게 말하지만, 이토록 복잡한 세상에서 모든 문제의 정답이 둘 중 하나일 수 있을까? 이것 아니면 저것을 선택해야 하는 이분법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을까? ‘사이에서 철학하다’ 시리즈는 바로 이 물음에 답을 건넨다. 책을 펼치자마자 독자를 맞이하는 문구처럼 “갈등을 껴안고 ‘사이에서’ 생각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필요한 것은 남이 말하는 정답보다 스스로 숙고해 내린 ‘나만의 답’이다. ‘사이에서 철학하다’는 철학이라는 든든한 길잡이를 앞세워 이분법을 넘어선 무수한 가능성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한다.
빠른 의사 결정, 확실한 입장을 요구하는 세상에서 사이에서 생각하는 시간은 얼핏 낭비로 느껴질 수 있지만, 오히려 뚜렷한 내 색깔을 가질 기회가 된다.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흑과 백 중 하나가 아닌, 세상에 하나뿐인 나의 색을 만나기 때문이다. ‘사이에서 철학하다’ 시리즈는 책을 읽는 독자가 자신만의 색을 찾도록 돕는 매력적인 여정이 되어 줄 것이다.
1권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에서 철학하다》에서 우리 삶에 깊게 스며든 SNS를 주제로, 2권 《몸과 마음 사이에서 철학하다》는 인류의 오랜 주제인 ‘몸과 마음 사이’를 다루었다. 이번 3권에서는 ‘나와 너 사이’’를 다루며 관계를 조명했다. 10대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는 일상을 한 층 더 풍부하게 채워 줄 것이다.

인간은 외따로 떨어져 살지 못합니다. 인정 욕구는 인간이 타인과 관계를 맺기 위해 발전시킨 생물학적 프로그램입니다. 그리고 굳건한 정체성은 인정 욕구를 충족해 줍니다. 다만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사람들이 원할 캐릭터를 연기하거나, 미움받지 않을 역할에만 몰두하면 그 정체성에 사로잡힌 나머지 진짜 내가 무얼 하고 싶은지, 무엇을 소중히 하고 싶은지는 잃어버릴 위험이 큽니다.
=내 속에 악령이 생긴 건 말하자면 소중한 친구가 곤란에 빠진 것과 같습니다. 친구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내 마음에 귀를 기울여 봅시다. 나를 다정하게 대한다는 건 바로 이런 거예요.
작가 소개
지은이 : 다나카 마치
1960년 도쿄에서 태어났습니다. 작가이자 오리상회의 CEO, 릿쿄대학 관광연구소 연구원입니다. 이집트에 8년 동안 머무르며 아프리카와 중동 각지를 여행하였고, 의사소통과 대화에 흥미를 느껴 ‘오리상회’를 설립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아름다움을 찾아 여행을 떠나자》, 《고독한 섬은 다정하게 노래한다》, 《여행 가기 최고의 날》 등이 있고, 《어쩌다가 자이르, 또는 콩고》로 제1회 사이토시게타 특별상을 수상했습니다.
목차
들어가며: ‘나다운 나’로 살기 위해
1장 내 안에는 작은 우리가 산다
여행의 특별한 동반자
‘나’라는 사회를 이루는 다양한 우리
우리를 절망에서 구하는 힘
2장 효율을 버려야 진짜 대화가 시작된다
서로에게 열려 있는 대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전부 안다면
대화의 공간을 만들려면
‘불필요한 것’이 가르쳐 주는 것
3장 좋은 관계는 적당한 거리에서 나온다
레코드와 연애의 닮은 점
다른 인생을 살 수도 있었다
거북이에게 배운 기대하지 않는 법
타조처럼 매일을 새롭게
진짜 ‘무적’인 사람은 누구일까?
4장 우리의 이야기가 우리의 세계를 만든다
모닥불이 만든 자리
혼자 가는 길, 함께 가는 길
한 번 만난 관계에 작별은 없다
마무리하며: 어색한 순간에 머물러 보기
작품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