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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아란타로 가다
개정판
생각과느낌 | 청소년 | 201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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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나를 찾아가는 징검다리 소설 시리즈 11권. 27세에 요절한 조선의 천재 시인 이언진의 삶과 한일사의 미스터리인 통신사 살인 사건을 둘러싼 소년 청유의 눈물과 결단을 그려 낸 성장 소설이다. 1763년 조엄을 정사로 한 조선 통신사 일행은 새로운 쇼군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다.

평화로울 것만 같았던 여정은 최천종 살인 사건과 현태식 자살 사건을 계기로 일대 혼란을 겪고 사건은 점차 미궁으로 빠진다. 한편 한어 역관인 이언진을 수행하는 소년 청유는 풍운의 꿈을 안고 사행에 따라나서지만 일련의 죽음과 번영하는 일본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꿈과 조선의 현실을 다시금 생각하는데….

  출판사 리뷰

조선, 오늘에게 질문을 던지다!
“너는 무엇으로 문을 부수겠느냐?”


1763년 조엄을 정사로 한 조선 통신사 일행은 새로운 쇼군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다. 평화로울 것만 같았던 여정은 최천종 살인 사건과 현태식 자살 사건을 계기로 일대 혼란을 겪고 사건은 점차 미궁으로 빠진다. 한편 한어 역관인 이언진을 수행하는 소년 청유는 풍운의 꿈을 안고 사행에 따라나서지만 일련의 죽음과 번영하는 일본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꿈과 조선의 현실을 다시금 생각하는데…….

27세에 요절한 조선의 천재 시인 이언진의 삶과 한일사 희대의 미스터리인 통신사 살인 사건을 둘러싼 소년 청유의 눈물과 결단을 그려 낸 조선의 성장 소설!

소년은 무엇을 꿈꾸었는가

소년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의 가정사를 알아야 한다. 최청유는 역관 집안의 자식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부산에 사는 역관들이면 으레 그랬듯 왜관을 드나들었다. 역관은 비록 중인 신분이지만 상당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무역에 관련된 일들은 모두 역관의 손을 거쳐야 했으므로 수단만 좋으면 한 몫을 단단히 챙길 수 있었다. 여기에서 최청유 집안의 비극이 시작된다. 최청유의 아버지 최태성은 다른 이들처럼 밀무역을 시도했다. 조정에 납품할 물소 뿔을 빼돌려 이윤을 챙기려 했던 것. 그러나 욕심은 많고 인정에는 인색했던 그는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그 뒤로 할아버지는 왜관에 발을 끊었고, 할머니와 어머니는 세상을 떠난다. 최청유는 몰락한 집안에서 돌보는 이도 없이 홀로 커야만 했다.
그러나 소년 청유에게는 꿈이 있다. 부자가 되는 것이 첫 번째 꿈이다. 그 꿈은 또 다른 꿈, 부산 최고 부자인 역관 이정의 딸 이연희를 각시로 맞이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정은 최청유의 역할 모델이다. 아버지의 친구였던 이정은 아버지와는 여러모로 다른 사람이었다. 이정은 사람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부를 축적하는 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죽은 친구의 아들인 청유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보내는 진정한 대장부이다. 이정을 존경하는 청유는 그가 자신의 아버지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보지만 그것은 이루어질 수 없는 헛된 희망이다. 현실적으로 이정을 아버지로 맞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부자가 되어 이정의 딸인 이연희와 혼례를 치르는 것뿐이다. 그러나 부모도 없는 소년이 부자가 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최청유의 꿈은 몽상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그런 그에게 한 가닥 희망이 다가온다. 그것은 바로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가는 것이다.

일본에서 배운 것

청유는 왜관 소통사 장유한의 도움을 받아 계미 사행의 일원이 된다. 장유한이 대가 없이 청유를 도운 것은 아니다. 장유한은 조선 인삼을 일본에 반출하는 조건으로 청유를 보낸 것이다. 부정한 아버지를 증오했던 청유였지만 결국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버지가 갔던 길을 다시 가게 된 것. 그러나 인삼을 몰래 왜인에게 전달하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다. 자칫하면 목숨을 내놓아야만 하는 상황에서 청유는 역관 이언진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목숨을 건진다.
이언진을 수행하면서 청유는 지금껏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접한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일본의 화려함이었다. 일본은 야만적인 섬나라가 아니었다. 대판이며 에도의 번화한 모습은 당시 세계 최고의 국가라는 중국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놀라는 그에게 이언진은 일본이 번영한 이유를 설명한다.

“장기長埼(나가사키) 앞바다의 출도出島(데지마)에는 아란타 상인들이 집단으로 머물고 있어. 왜인들은 아란타 상인들을 통해 서양의 문물들을 받아들이고 있지. 그런데 우리 조선은 어떠한 줄 아느냐? 청, 일본과 교역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은 채 빗장을 꼭꼭 걸어 잠그고 있지 않더냐? 그나마 교역이라는 것도 생필품이나 주고받는 한심한 수준이고 말이야. 그래서는 안 된다.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조선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지금은 괜찮을지 몰라도 언젠가는 굼뜨고 뒤처진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되겠지.”
-pp.72~73

이언진은 대단한 사람이었다. 세계정세에도 밝을 뿐만 아니라 시적 재능도 타고난 사람이었다. 이언진이 가는 곳에는 늘 왜인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그의 시문을 받기 위해서. 이언진을 보면서 그는 단순한 부자가 아니라 이언진처럼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그러나 이언진 또한 고민이 많은 사람이었다. 뛰어난 시적 재능을 지닌 그였지만 역관이라는 신분상의 한계로 조선에서는 인정받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 이언진은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은 아니다. 그는 청유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는 역관이다. 미천한 자라는 뜻이지. 꿈을 꾸는 역관이 그 꿈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겠느냐? 열리지 않는 문을 한없이 두드려 제발 열어 달라고 애걸해야 하겠느냐? 차라리 문을 부수고 앞으로 나아가야겠느냐?”
-p.141~142

답은 분명했다.

“나는 나의 무기인 시로써 문을 부술 생각이다.”
-p.142

문을 부수겠다는 그 당찬 결의가 최청유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사행길은 실은 소년 최청유가 어른이 되는 길이다. 몇 가지 사건이 그를 어른으로 만든다. 소년 최청유는 이언진을 통해 자신이 아버지처럼 여기던 이정에 관한 추악한 진실을 알게 된다. 이정은 훌륭한 사대부가 아니었다. 자신의 아버지인 최태성을 죽인 것이 바로 이정이었던 것. 최태성의 재물을 통해 이정은 거부가 되는 기반을 마련했던 것이다. 자신이 가장 존경하던 사람이 실은 자신의 인생을 힘들게 만들었던 사람이라는 사실이 최청유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최청유는 이연희에게서도 결별의 편지를 받는다. 혹시나 하고 기대를 버리지 않았었지만 이연희는 자신의 가문과 어울리는 남자를 선택해 간 것이다.
조선에 돌아온 최청유는 결국 이언진을 따라가기로 한다. 희망 없는 인생을 사는 대신 이언진에게서 문을 부술 방법을 배우기로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이언진 또한 강한 남자는 아니었다. 이언진은 그가 했던 말과는 달리 죽기 직전까지도 끊임없이 조선 시단의 인정을 갈구한다. 그런 이언진의 죽음을 보면서 최청유는 깨닫는다. 조선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조선에 머무는 한 이언진처럼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제 최청유가 꿈을 이루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무지하고 야만적이었던 왜인들의 나라 일본을 번영시켰던 사람들이 사는 나라, 아란타로 가는 것.

“내가 나의 삶에 대해 아는 것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나의 삶은 문을 두드리거나 부수는 삶이 아니라 새로운 문을 찾아 여는 삶이라는 것. 그것이 바로 이언진과는 다른 내 삶의 방식입니다. 나의 가족, 아버지이자 형이었던 이언진이 조선에서 결코 이루지 못했던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나는 이른 새벽부터 깊은 밤까지 열심을 다해 살 것입니다.”
-p.189

소년이 꿈을 이루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 않으니. 그러나 소년은 다만 자신의 스승이자 진정한 가족이었던 이언진에게서 배운 것을 실행에 옮긴 뿐이다. 세상의 문을 부수고 앞으로 나가는 것!

■ 계미 사행癸未使行에 관하여

조선 통신사는 한일 양국의 돈독한 우정을 과시하는 상징이다. 이는 조선시대를 거쳐 현재에 이어져 매년 부산과 시모노세키 등 양측의 조선 통신사 연고 도시에서 다양한 축제와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수백 년 간의 교류를 지속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조선 통신사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한일 양국이 노력하기로 하는 등 조선 통신사에 대한 관심과 교류 사업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조선 통신사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사단법인 조선통신사문화사업회(http://www.tongsinsa.com) 참조.) 총12회에 걸쳐 진행되었던 조선 통신사 중 이 소설의 주요 무대가 된 계미 사행은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일까?
계미 사행은 1763년(영조 39), 새로운 쇼군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보낸 477명의 사절단을 말한다. 사절단은 1763년 8월 3일 한양을 출발해 대마도, 오사카, 나고야 등을 거쳐 에도까지 갔다가 1764년 7월 8일 다시 한양으로 돌아와 영조에게 방문 결과를 보고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친다.
계미 사행은 한 마디로 말해 조선이 보낸 통신사 사행의 절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계미 사행은 에도를 방문한 마지막 사절단이다. 1811년의 사절단은 대마도까지밖에 가지 못했다. 계미 사행은 양국의 문화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양국의 문인들은 공식, 비공식적으로 많은 만남을 가졌고, 활발하게 시문을 교류했다. 그러한 교류를 통해 자극을 받은 사절단은 모두 8종의 기행문을 책으로 남기기도 했다. 정사 조엄이 고구마를 가져온 것도 이때의 일이다. 조엄은 민생 문제의 해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는 고구마가 기근에 시달리는 백성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작물이라는 것을 간파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해 고구마는 감자와 더불어 백성들의 배고픔을 해결해 주는 대표적인 구황작물이 되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어두움이 있듯 계미 사행은 유난히 사고가 많은 사행이었다. 그 중에서도 조선과 일본 양국을 경악케 한 사건은 바로 이 소설의 배경이 된 최천종 살인 사건이다. 1764년 4월 7일 도훈도都訓導(하급 통역관) 최천종이 일본인의 칼에 찔려 사망했다. 영목전장이라는 일본인은 최천종이 자신을 도둑으로 의심해 구타하자 우발적인 분노를 참지 못하고 죽였다고 자백했지만 어딘가 궁색한 이유가 아닐 수 없었다. 서기 김인겸은 인삼 밀무역과 관련이 있으리라 짐작했지만 구체적인 물증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결국 이 사건은 범인인 영목전장이 처형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사건의 진실은 영구히 묻혀버린 셈이다.

한편 계미 사행은 참가한 인물들의 면면으로도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조엄(1719-1777)은 사행의 총책임자격인 정사를 맡았다. 조엄은 경상도관찰사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민생 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았다. 대마도에서 고구마 씨앗을 가져다 조선에 심었다는 사실이 그의 실용 정신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조엄의 말로는 비참했다. 정조가 즉위하자 홍국영의 무고를 받아 파직되어 유배를 당한 끝에 유배지인 김해에서 병으로 죽었다.
성대중(1732-1809)은 정사의 서기로 사행에 참여했다. 성대중은 서얼이었지만 정조의 신임을 받아 관직에 나갈 수 있었다. 그가 가까이 했던 벗들로는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등을 들 수 있다. 소위 북학파라 불리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성대중은 그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갔다. 새로운 글쓰기보다는 전통적인 글쓰기를 중시했던 그는 벼슬이 북청부사에 이르는 등 서얼로는 보기 드물게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다.
이언진(1740-1766)은 한학 압물통사로 사행에 참여했다. 중인 신분이었지만 시문에 재능을 보여 스승인 이용휴로부터 보기 드문 천재라는 찬사를 받았다. 관습적인 글쓰기를 싫어했던 그의 글은 참신한 이미지로 가득했다. 그러나 미인박명이라는 말도 있듯이 그는 27세 때 병으로 죽고 말았다. 그가 죽은 후 박지원은 「우상전」이라는 소설을 써 그를 추모했다. 더군다나 올해 2월에는 이언진의 유일한 친필 서첩인 『우상잉복』이 발견되어 ‘이언진의 친필 우상잉복의 문헌적 연구’를 주제로 연구발표회까지 열려 그에 대한 현대인들의 관심을 다시금 증폭시키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계미년에 떠났던 통신사가 보았던 일본은 어떠했을까? 우선 일본은 미개하고 글을 모르는 나라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래서 일본의 풍습을 괴이하게 여기는 글을 많이 남겼다.

“나라 안에는 남자와 여자가 다 많지만 여자가 남자보다 조금 더 많다. 결혼할 때는 성씨가 같은 것을 피하지 않고 사촌 남매와도 결혼한다. 형이나 동생의 아내가 과부가 되면 또한 함께 거느리니 그 행실이 음란하고 더럽기가 금수와 같다. 집집마다 반드시 욕실을 두고 남녀가 함께 벌거벗고 목욕한다.” -성대중의 『청천해유록초』에서

또한 조선 사람들에게 글을 달라고 매달리는 모습도 약간은 조롱의 대상이었다.

“시를 구하는 사람들이 어제보다 더욱 많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방이 비좁아서 다 들일 수 없으므로 두 벗을 데리고 서동을 시켜서 문방구를 들고 따라오게 한 뒤 대청에 앉았다. 먹을 펼쳐 놓자 어지럽게 뒤엉켜 나오는 것이 마치 벌 떼나 개미 떼가 모이는 것 같았고 번갈아 시 종이를 서로 던지는 것이 과거 시험장에서 답안지를 던지는 것 같았다.”
-남옥의 『일관기』에서

하지만 자세히 보면 볼수록 일본은 미개한 나라가 아니었다. 오히려 과학 기술이 발달해 있고 도시가 번성한 측면이 돋보였다.

“성 밖에 수차 두 대가 있었는데, 모양은 물레와 같았다. 물결을 따라 스스로 돌면서 물을 떠서 통에 부은 뒤 성안으로 보냈다. 보기에 매우 기이하므로 허규와 변박을 시켜 그 구조와 모양을 살펴보도록 했다. 만일 제작 방법을 알아다가 우리나라에 옮겨 사용한다면 논에 물을 대기 쉬울 것이다.” -조엄의 『해사일기』에서

“호곡의 시에 ‘중원의 소식은 장기에서 듣고 온 나라의 번화함은 대판성이 으뜸이네.’라는 구절이 있다. 도시의 누대와 보물이 풍부할 뿐 아니라 강호의 다리와 제방과 배 같은 구경거리가 있어 가히 중국의 항주, 소주와 더불어 맞수가 될 만하니, 어디가 더 나은지는 모르겠다.” -남옥의 『일관기』에서

일본은 일찍이 나가사키 앞바다에 인공섬 데지마出島를 만들어 네덜란드 사람들이 머물도록 했다. 이곳을 통해 서양의 과학 문명과 발달된 문물들이 들어왔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은 물질적 성장을 이루었고, 그런 결과가 통신사의 눈에도 비친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이러한 부분을 정말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결국 그러한 왜곡되고 옹졸한 시각이 이후 한일 간의 행보에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게 된다.

  작가 소개

저자 : 설흔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로 제1회 창비청소년도서상 대상을 수상했다.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공저), 《소년, 아란타로 가다》, 《우정 지속의 법칙》, 《소년의 고고학》 등을 썼다.

  목차

작가의 글_ 5
내가 아란타로 가려는 이유_ 13
한밤의 살인 사건_ 27
인삼이라는 것_ 39
심문_ 47
물소 뿔_ 59
대마도에서 생긴 일_ 77
이언진의 글재주_ 99
비밀_ 119
또 다른 죽음_ 143
연희_ 153
새로운 출발_ 165
세상의 끝에서도 나는 혼자가 아니다_ 177

작가 후기_ 191
조선 통신사 이야기_ 193
참고 문헌_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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