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푸른문학상 수상 작가 김영리가 자신만의 세계관이 담긴 특별한 청소년 SF로 돌아왔다. 우리가 머지 않아 맞닥뜨리게 될 세상을 미리 들여다보고 온 듯, 작가는 로봇과 유전자 조합이 보편화된 미래 시대에 생길 수 있는 사회적 문제와 소외된 이들을 섬세하게 조명한다. 아이 로봇을 학대하는 것은 아동 학대에 해당하는가? 유전자 조합은 자연 법칙에 위배된 것인가? 시대에 뒤처진 ‘구형’은 퇴출되어야 하는가? 청소년SF 소설을 통해 던지는 질문들이 시대를 날카롭게 관통한다.
『로고』에는 유전자 조합 인간이 주류가 된 세상에서 아무런 조합 없이 태어난 ‘인류’, 최신형 로봇과 안드로이드가 쏟아지는 와중 퇴출 위기에 처한 구형 로봇 ‘미래’가 등장한다. 로봇을 싫어하는 소년과 제멋대로인 로봇의 첫만남은 그다지 화기애애하지 않지만, ‘구형’이라는 심리적 동질감과 같은 목표가 생기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도시 미관을 명목으로 구형 로봇을 퇴출한 서울에 두 ‘구형’이 잠입하는 과정은 발칙하고 때론 재기발랄하다.
『로고』 속, 전에 없던 신선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절로 ‘구형’들의 저항을 응원하게 된다. 소외된 이들이 서로 연대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입증해 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청소년 독자들은 때로 뒤처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에도 자신이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푸른문학상 수상 작가 김영리표 청소년 SF 소설!
유전자 조합을 하지 않은 ‘구형 소년’과
학대당하던 ‘구형 로봇’이 만났다!
‘구형’이 되어버린 소년과 로봇의 이야기
“밖으로 세상을 보러 가자, 우리 같이.”
로봇과 유전자 조합 인간을 싫어하는
열다섯 소년 ‘인류’에게 다가온 구형 로봇 ‘미래’.
인류는 엄마에게 학대를 받고 있었던 미래의 사연과 간절한 소원을 알게 된다.
“난 서울 거리를 걷고 싶어. 딱 한 번이라도. 단 몇 시간이라도.”
‘가우디’ 같은 건축가를 꿈꾸는 인류는
특별 고등학교 건축과에 지원하기 위한
서울 탐방 영상을 미래와 함께 찍기로 한다.
그렇게 둘은 도시 미관법에 따라 구형 로봇을 퇴출한
‘걷기 좋은 도시, 서울’에 몰래 잠입하는데…….
소외된 ‘구형’들이 세상에 외치는 특별한 목소리!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청소년 SF
“나는 선택할 수 있다. 나의 세계관을 증명하거나, 잘못된 세계와 싸우거나.”
푸른문학상 수상 작가 김영리가 자신만의 세계관이 담긴 특별한 청소년 SF로 돌아왔다. 우리가 머지 않아 맞닥뜨리게 될 세상을 미리 들여다보고 온 듯, 작가는 로봇과 유전자 조합이 보편화된 미래 시대에 생길 수 있는 사회적 문제와 소외된 이들을 섬세하게 조명한다.
아이 로봇을 학대하는 것은 아동 학대에 해당하는가? 유전자 조합은 자연 법칙에 위배된 것인가? 시대에 뒤처진 ‘구형’은 퇴출되어야 하는가? 청소년SF 소설을 통해 던지는 질문들이 시대를 날카롭게 관통한다.
“만약 로봇처럼 인간도 구형과 신식으로 나뉜다면,
보호할 인간과 보호할 가치가 없는 인간으로 나누겠지.
대체 그걸 누가 결정하는 건데?”
-본문에서
『로고』에는 유전자 조합 인간이 주류가 된 세상에서 아무런 조합 없이 태어난 ‘인류’, 최신형 로봇과 안드로이드가 쏟아지는 와중 퇴출 위기에 처한 구형 로봇 ‘미래’가 등장한다. 로봇을 싫어하는 소년과 제멋대로인 로봇의 첫만남은 그다지 화기애애하지 않지만, ‘구형’이라는 심리적 동질감과 같은 목표가 생기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도시 미관을 명목으로 구형 로봇을 퇴출한 서울에 두 ‘구형’이 잠입하는 과정은 발칙하고 때론 재기발랄하다.
『로고』 속, 전에 없던 신선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절로 ‘구형’들의 저항을 응원하게 된다. 소외된 이들이 서로 연대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입증해 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청소년 독자들은 때로 뒤처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에도 자신이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질문은 중요하다. 세계관을 확인하는 것은 더 중요하고. 질문으로 내 편과 적을 구분해야 한다. 적을 내 편으로 오해하면 주인공이라도 비명횡사할 수 있으니까. 보통 위기에 빠진 주인공의 미래는 둘 중 하나로 갈린다. 비장하게 죽음을 맞거나 고통을 겪으며 성장하거나. 둘 다 달갑지 않다. 타인이 내 인생에 끼어들어 발생하는 위기를 피하려면 질문이 필요하다.
열다섯은 세계관을 정립하는 질문을 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나는 열다섯 하고도 2분의 1이 지났다. 더는 미룰 수 없다. 내가 특별한지 아닌지는 세계관에서 결정이 난다. 오래전부터 머릿속으로 나와 남을 나눌 꼭 맞는 질문이 무엇일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날은 세 가지 질문을 드디어 결정한 날이었다.
로봇을 얼마나 처리했는가.
유전자 조합 인간을 싫어하는가.
왜?
그로부터 며칠 뒤 뜻밖의 녀석을 만나면서 나의 세계관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네가 로봇 도둑 맞지? 훔쳐간 로봇 어쨌어?”
확신에 차서 냅다 날린 질문이었다. 팔았냐, 얼마 받았냐, 누가 시킨 거냐 연이어 그물 같은 질문으로 공격하려는데, 로봇이 순순히 대답했다.
“땅에 묻어줬어.”
로봇은 눈만 보이고 입이 없었다. 사람이라면 코와 입이 있어야 할 부분이 우산을 엎어 놓은 것 같은 철제 마스크 모양으로 가려져 있었다. 그래서 말을 할 때 온몸이 울려서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목소리는 아이에 가까웠다. 성별을 구분하자면 남자 쪽이었고.
“로봇이 여기 있는지는 어떻게 알았어?”
“…….”
하고 싶은 말만 하겠다는 건가. 나는 성큼성큼 걸어가 로봇의 팔을 잡았다. 로봇은 놀란 눈이었지만 거부하지 않았다. 잠시 몸을 움찔했을 뿐.
나는 녀석의 손목을 뒤집었다. 팔다리가 있는 로봇들은 손목 안쪽에 일련번호가 새겨져 있으니까. 그런데 일련번호가 지워져 있었다. 라이터 불로 지진 것 같은 조잡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로봇은 결코 자신의 일련번호를 스스로 지울 수 없었다. 역시, 뒤에 누가 있었다.
“누가 이랬어?”
“…….”
유전자 조합을 하지 않은 인간과 구형 로봇은 비슷하지만 다르다. 나에 대한 차별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구형 로봇은 단속 대상이다. 서울시에서는 구형 로봇의 방치가 도시 슬럼화로 이어진다며 올해 초부터 구형 로봇을 발견 즉시 수거해서 폐기 처분했다. 도시 미관 개정법에 따른 조처였다.
할아버지가 말한 불꽃 축제는 서울 도심 한가운데 세워진 로봇파크 개관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였다. 그 축제에 구형 로봇은 절대 함께할 수 없었다.
세계관은 중요하다.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살아남을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증명하니까. 이 로봇을 만나면서부터 나의 세계관은 흔들리고 있다. 나는 선택할 수 있다. 나의 세계관을 증명하거나 잘못된 세계와 싸우거나.
“너는 여기 계속 숨어 있을 수 있어. 더 지내보면 알겠지만, 공장 아저씨들은 진짜 좋은 분들이야. 할아버지도 무뚝뚝하지만 약속은 꼭 지키는 분이고. 네가 이 창고가 좋다면 그렇게 해. 하지만 그게 아니면…….”
“아니면?”
나는 몸을 낮춰서 로봇과 눈을 맞추며 말했다.
“밖으로 세상 보러 가자. 같이.”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영리
고려대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나는 랄라랜드로 간다》로 제10회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치타 소녀와 좀비 소년》으로 2016 청소년이 뽑은 청문상을 수상했으며, 〈괴물이 되어라〉로 네이버 지상최대공모전 판타지 부문 특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청소년 SF 소설 《팬이》, 《이계학교》, 동화 《표그가 달린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