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바로 지금 청소년들의 가려진 문제를 양지로 끌어내어 용기 있게 이야기하는 소원나무 청소년 문학 시리즈, ‘소원라이트나우’ 여섯 번째 작품. 《불량 급식 탈출》은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정당하지 못한 방법에 빠지고 마는 ‘전교 일등’ 열여섯 살 예준의 이야기를 다룬다.
예준은 자신을 향한 압박감을 견뎌 내려다 점점 ‘먹는 것’에 의존하게 되고, 어느새 변질된 습관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로 커져 간다. 사사로운 욕망에 중독되어 오로지 감추기에만 급급하던 예준. 하지만 안전하리라 믿었던 급식에서 신념이 크게 흔들리는 사건을 겪으며, 이제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관을 지켜 내기 위해 모두를 위한 분투를 시작한다.
과연 예준은 눈앞에 마주한 뜻밖의 사태를 지혜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스스로의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을 넘어, 누군가를 위해 이토록 용기를 내어 본 적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웰메이드 성장소설이다.
출판사 리뷰
“정말 우리가 먹어도 안전한가요?”
열여섯 살, 학교 급식 문제에 화두를 던지다!청소년에게 학교는 작은 사회다. 집이라는 공간에서 벗어나 선생님, 친구를 만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해 나가는 두 번째 울타리인 셈이다. 그런데 마냥 안전하다고 믿었던 학교에서, 더군다나 학생들이 먹는 급식에서 부조리를 발견하게 된다면 어떨까. 《불량 급식 탈출》 속 이야기는 여기에서 출발한다.
‘먹거리 기본권’이라는 말이 있다. 건강한 먹거리는 우리가 마땅히 누려야 하는 기본 권리란 뜻이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모든 사람은 안전하고 영양이 풍부한 먹거리를 차별 없이 확보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응당 보장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음식에 장난질하는 악덕 유통 업체들부터 최근에는 오염수 방류로 인한 국민적 불안감까지, 더 이상 먹거리가 안전하지 않다는 뉴스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게 되었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라면 어떨까. 학교라고 다르지 않다. 아이들이 먹는 급식에도 소수의 이익이 난입해 있다.
책은 주인공 예준의 시점에서 누구나 학교에서 겪을 수 있는 현실에 대해 보여 준다. 그리고 예준과 같은 상황이 닥쳤을 때 독자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조용히 질문을 던진다. 묵직한 울림과 함께.
마침내 예준은 비리의 온상과 맞닥뜨린다. 예준의 분노는 이때부터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데…. 과연 그 비리의 실체는 누구일까. 홀로 선 예준은 거대한 존재에 맞서 용기를 낼 수 있을까.
“난 알릴 거야. 어디에든.”
하나의 진실을 향해 달려가는 하나의 진심이야기는 불안한 심리적 기제가 결국 중독으로 연결되어 버린 열여섯 살 예준으로부터 시작된다. 본래 예준은 급식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는 중학생이었다. 이미 급식에 오 대 영양소가 충분한데 특식이 아니라서 먹지 않는다는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국밥집을 하며 힘들게 키워 준 아빠가 거는 기대, 사교육 없이도 전교 일등을 유지해야 한다는 성적 스트레스, 친구를 사귈 여유조차 없는 갑갑함에 스스로를 옭아매다 결국 예준은 중독에 빠지고 만다. 중독이란 다름 아닌 쿠키 중독. 특정 쿠키를 먹어야만 수학 문제를 풀 수 있을 지경에 이른 것이다. 쿠키를 먹지 못한 날은 어떨까. 두근대는 심장을 잠재울 재간이 없다. 하루 종일 수업에 집중하기 힘들다. 머릿속은 오로지 쿠키 생각뿐이다.
쿠키를 입 안에 통째로 넣은 채 한가득 씹고 나면 예준은 성적에 대한 걱정도, 친구와 비교하던 못난 마음도, 시도 때도 없이 날뛰던 긴장 상태도 함께 사르르 녹는 걸 느낀다. 음식을 가리거나 버리는 걸 이해하지 못하던 예준은 급기야 급식을 남기는 지경까지 가게 되면서 점점 자기 자신을 혐오하기 시작한다. 그깟 쿠키 때문에 누구에게도 말 못할 잘못된 ‘선택’을 저지르며 ‘비밀’을 감춰야만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괴로워한다. 쿠키를 원하는 간절함과 쿠키를 먹은 후의 허무함 사이에서 고민하던 예준은 어느 날, ‘급식 공모전’에 참여해 보자는 슬후의 달콤한 제안을 받아들인다. 우승 상금을 타면 쿠키에 더는 의존하지 않고 양심의 가책에서도 해방되리라는 기대로.
시작은 이처럼 주변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중독에서도 벗어나겠다는 의지였지만, 실상은 학교가 사회보다 더 잔인한 일이 일어나는 곳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 예준은 거대한 부패 앞에 맞선다. 현실에 불평하는 삶이 아닌, 더 이상 그 무엇에도 기대지 않는, 스스로가 당당해질 수 있는 삶을 선택한다.
사회를 넘어 개인의 삶에 응원과 위로까지!
깊이 읽기를 원하는 청소년에게, ‘강추’하는 성장소설!《어항에 사는 소년》을 통해 ‘아동 학대’라는 무거운 주제를 섬세한 감정 표현과 서사로 풀어내 평단으로부터 극찬을 끌어낸 작가 강리오. 전작에서는 아이가 태어나 가장 먼저 만나는 ‘가정’에서의 일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조명했다면, 《불량 급식 탈출》에서는 아이의 두 번째 울타리인 ‘학교’라는 공간을 샅샅이 비춘다. 그 어떤 곳보다 안전한 곳, 하지만 폐쇄된 곳. 어쩌면 사람들이 쉽게 간과할 수 있는 곳을 작가는 안심하는 대신,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경종을 두드린다.
“왜 우리는 시키는 대로 살아야 합니까?
시키는 대로 공부하고, 시키는 대로 움직이고,
심지어 시키는 대로 처먹어야 합니까?”
믿었던 곳에서 좌절을 경험했기 때문일까.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 결과가 처참하다. 모든 걸 알게 된 이상 이제라도 신념을 지키겠다고 외치는 예준의 다짐은 그야말로 절규에 가깝다.
더 이상 어른의 소유물이 아닌 자기 삶의 온전한 주체자임을 인지하며 어딘가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우뚝 살고자 하는 청소년에게 이 책은 잘할 수 있다며 응원을 건넨다. 그동안 부끄러움으로 치부하고 드러내지 못했지만 지금 자신의 상황을 바꾸고 싶다거나,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청소년에게 이 책은 위로를 전한다.
《불량 급식 탈출》은 불편하지만 꼭 누군가는 해야 할 이야기, 우리 사회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킬 작품이다.

‘메인에 왜 저렇게 집착할까. 급식의 묘미는 밑반찬인데.’
예준은 느릿느릿 맨 끝줄에 가서 섰다. 먼저 줄 선 여자애들이 곁눈질로 예준을 흘낏 쳐다봤다. 혼자 급식실에 오면 진기한 광경을 본다는 듯 다들 한 번은 눈길을 건넸다. 정작 예준은 아무렇지 않았다. 오히려 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새벽같이 일어나 문제집을 풀고 학교에 와서 쉬는 시간에도 교과서를 복습하는 예준이 유일하게 긴장을 푸는 때가 급식 먹는 시간이었다.
“운도 더럽게 없네.”
급히 상자를 뜯어 포니쿠키 하나를 꺼내 먹었다. 달콤한 포니쿠키를 혀로 녹여 먹으면서 선생님 앞에 서면 어떻게 둘러댈지 고민했다. 외출증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연기라도 해 볼까, 집에 다녀왔는데 깜빡 두고 온 것 같다고 말해 볼까. 이런저런 생각에 대답을 정하지도 못하는 사이 줄은 점점 짧아지고 마침내 예준의 차례가 다가왔다.
“외출증.”
선생님이 손을 내밀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강리오
어려서부터 이야기를 짓고 만화를 그리며 홀로 상상의 나래를 펼쳤습니다. 대학교에서 언론홍보학과 문예창작을 복수 전공했습니다. 지금은 글을 쓰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재미난 이야기를 매일같이 궁리합니다. 청소년 소설 《어항에 사는 소년》을 썼고, 《평화가 온다》를 함께 썼습니다.
목차
공모전이 뭐라고 … 9
중독 … 24
달걀과 배신 … 43
비밀 청소 … 61
안쓰러운 노력 … 78
각자의 레시피 … 95
깨진 스마트폰 … 115
닭들의 소란 … 131
우울한 우승 … 147
알고 싶지 않았던 일 … 164
불완전 식품 … 179
빨간 자국 … 193
드러난 바닥 … 211
벨벳 커튼 너머 … 226
명예 회복 … 247
닭과 사람, 그리고 햇살 … 259
마지막으로 알게 된 것 … 275
작가 메시지 … 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