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쉬는시간 청소년 시선 두 번째 작품으로 신지영 시인의 『최고는 짝사랑』이 출간되었다.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 푸른문학상 새로운 평론가상,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부문을 수상하고 청소년시집 『넌 아직 몰라도 돼』, 『해피 버스데이 우리동네』 등을 펴낸 신지영의 세 번째 행보가 『최고는 짝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묶였다.
전솔이 일러스트레이터와의 합작으로 더욱 다채롭고 풍부한 독서 경험을 제공하는 이번 신간은 청소년 시를 기반으로 음악, 극, 그림, 퍼포먼스, 춤, 영상, 플랜트아트 등 융․복합 예술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화3음무2시> 프로젝트 전시의 주제 시집으로 선정되었다.
출판사 리뷰
쉬는시간 청소년 시선 2
신지영 『최고는 짝사랑』 출간
“아무도 상처 입지 않는 사랑
최고는 짝사랑!”
우리가 지나쳐 온 수많은 ‘나’에게 보내는 마음
애틋하고 씩씩하게 안쓰러운 사춘기를 도닥이는 신지영의 청소년 시집
쉬는시간 청소년 시선 두 번째 작품으로 신지영 시인의 『최고는 짝사랑』이 출간되었다.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 푸른문학상 새로운 평론가상,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부문을 수상하고 청소년시집 『넌 아직 몰라도 돼』, 『해피 버스데이 우리동네』 등을 펴낸 신지영의 세 번째 행보가 『최고는 짝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묶였다. 전솔이 일러스트레이터와의 합작으로 더욱 다채롭고 풍부한 독서 경험을 제공하는 이번 신간은 청소년 시를 기반으로 음악, 극, 그림, 퍼포먼스, 춤, 영상, 플랜트아트 등 융․복합 예술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화3음무2시> 프로젝트 전시의 주제 시집으로 선정되었다.
사춘기 청소년의 마음을 세심하게 다독이는 일에 능수능란한 시인은 “상처가 아물지 않아도 아이들은 자신을 키워낸다”(시인의 산문)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아이들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로부터 상처받고 아픔을 느끼면서도 각자의 속도로 자라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곧게 뻗어 나가기도, 때로는 방향을 바꾸며 흔들리기도 하는 여리고도 씩씩한 청소년 화자들은 자신의 현재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단단하다. 시인은 자신의 삶을 굳세게 살아내는 청소년의 마음을 세밀하게 포착해내면서도 애틋하고 다정한 눈길을 거두지 않는다.
시인의 섬세한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그늘 밖에는 언제나 햇볕이 있”지만 “내 몫은 아니”(「봄눈 1」)라고 여기는 아이들이 있다. “위험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차라리 내가/위험이” 되기를 선택하는 아이들은 “어쩌면 우리는 늙기 전에/사라질”(「파벨라의 고양이들」)지도 모른다는 최후의 가능성에 도달하기에 이른다. 어른들의 시선이 가닿지 못하는 곳에서 유영하는, 우리 역시 지나왔을지 모를 이 보드랍고도 뾰족한 마음을 신지영은 놓치지 않고 힘껏 끌어안는다.
“아무도 상처를 궁금해하지 않았”(「녹슨 피」)기에 상처 입은 아이들이 이곳에 있다. 안부의 대상이 되지 못한 아이들은 “우리는 서로 궁금해해야 해”라고 말하며, “그것만이 세상에서 우리를 지켜내는 일”(「안부」)임을 재확인한다. 세계의 규격에 맞지 않는 것만 같은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이들은 서로를 보듬음으로써 비로소 하나의 울타리로 완성된다. 이제 아이들은 용기를 내어 “다 괜찮다 말해 줘”라고 이야기하고(「낮과 밤」), “자라지 못하는 것들에게 마음을”(「한심한 여름」) 나누어 주며, 비로소 “내가 자라는 시간”을 감각한다(「나무가 울어 준다」). 이 서늘하고도 따뜻한 장면 곳곳에 시인의 마음이 가득하다. 그러니 “그 시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용기 내어 자신을 키워내는 아이들에게로 내닫는 신지영의 “씩씩하고 쓸쓸하지만 아름답고 순박한 이야기”(시인의 산문)에 어찌 빠져들지 않을 수 있을까.
가수 하림은 추천사를 통해 “신지영의 시는 분명 우리가 지나쳐 왔음에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그 시절의 나를 다시 기억의 저편에서 꺼내 놓는다.”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그 모든 ‘나’들을 마주했을 때 비로소 나는 나와 화해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이며 신지영의 행보에 찬사를 보낸다. 이 책은 우리가 지나쳐 온 수많은 ‘나’의 어깨를, 현재의 자리에서 담담히 토닥여 준다.
나의 사랑은 평화롭지
무엇도 망치지 않고
누구도 아프지 않지
―「최고는 짝사랑」 부분
<화3음무2시> 프로젝트 전시 개요
<화3음무2시>는 청소년기의 비정형적 반항과 정체성의 확립, 사회화 과정 중에서 일어나는 내적 갈등의 양상들을 신지영의 청소년 시집『최고는 짝사랑』을 기반으로 일러스트레이션(畵), 플랜트 아트(花), 음악(音), 무용(舞), 퍼포먼스(舞)가 시(詩)와 어울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구성되는 협화음과 불협화음을 하나의 시공간에서 드러내는 융․복합 전시입니다.
청소년기는 인간의 생애주기를 구분할 때 가장 독특한 생애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정신적 또는 신체적 성징의 차이로 비교적 명징하게 구분할 수 있는 아동과 성년, 노년기와 달리 청소년기는 일정 기간 동안 아동과 성년의 특성을 화학적 결합의 형태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청소년기는 인류의 시작부터 최근까지 존재하지 않은 생애주기의 형식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청소년은 그 존재양식의 독립성에도 불구하고 문화의 영역에서 아동이나 성인과 달리 고유의 문화를 가지지 못하고 배제되어 왔습니다.
(중략)
이는 문학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동문학과 성인문학으로 양분되어 있는 문학의 장에서 최근까지 청소년 문학은 동화의 문법을 공유하거나 성인의 어조를 차용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좌표를 지정하지 못하고 부유하는 양식으로 평가를 받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청소년 문학이 보여 주는 양상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청소년기를 어린이에서 성인으로서의 성장을 매개하는 과도기적 양식이 아닌 고유의 언어로 사유하는 존재라는 것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화3음무2시>의 주제 시집인『최고는 짝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시집의 시적 주체들인 청소년들은 상실된 관계, 저항하기 어려운 폭력, 순종적인 신체로의 개조, 진로에 대한 불안 등 모두 고유의 문제상황을 가진 주체들입니다. 이 시집은 이러한 청소년기의 심각한 문제들을 정제된 은유와 진술을 통해 때로는 차갑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접근하는 방식으로 청소년기에 대한 재인식을 읽는 이에게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더욱 주목할 지점은 이 전시가 시 텍스트의 전재라는 단순한 언어의 연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러스트레이션, 플랜트 아트, 음악, 전통 무용, 퍼포먼스 등과 결합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중략)
<화3음무2시>가 특별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전통적인 텍스트와 삽화 중심의 청소년 문학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를 매개로 하여 음악, 플랜트 아트, 무용, 퍼포먼스, 일러스트레이션과의 결합을 통해 보는 문학, 읽는 음악, 살아 있는 그림, 움직이는 시, 또는 그 역들이라는 새로운 형식실험이 바로 여기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실험들이 문학과 다른 예술 장르에서 멀어지고 있는 청소년들의 시선을 모으리라는 확증은 없습니다. 다만 이러한 노력들이 누적될 때마다 청소년들과 그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리라 생각합니다.
김대현 문학평론가
아무도 보지 않는다
아무도 듣지 않는다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교실을 떠도는 침묵들만
사이가 좋다
작년에 있던 유령들이
올해도 가득하다
―「유령의 교실」 전문
우리들은 의심도 없이
그림자로 걸어 들어갔다
우리는 가진 게 없으므로
서로 손을 잡은
모험은 건방졌다
놀이터가 조용해졌다
먹다 남은 먼지가 허공에 가득했다
―「모험 소녀」 부분
그늘 밖에는 언제나 햇볕이 있다
내 몫은 아니었지만
어젯밤 꿈에 쭈그려 앉아 담벼락에게 물었다
그늘로 지어진 구석을 나에게 주겠어?
좁고 낮은 질문이라도 키울 수 있게
―「봄눈 1」 부분
작가 소개
지은이 : 신지영
오래된 집과 골목을 좋아한다. 사람들의 마음이 궁금하지만 잘 들여다보지 못한다. 시를 쓰는 이유이다.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 푸른문학상 새로운 평론가상을 수상했고,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부문을 수상했다. 청소년시집 『넌 아직 몰라도 돼』, 『해피 버스데이 우리동네』 등을 펴냈다.
목차
1부 유령의 교실
매미
잎
한심한 여름
모범수
유령의 교실
모험 소녀
봄눈 1
사서
손톱
찾았다
2부 파벨라의 고양이
봄눈 2
어항
파벨라의 고양이들
바담 풍
배달의 용사
안부
흔한 소녀
빨래
내 자리는 어디에
그림자
정글의 법칙
깨진 아이
3부 태어난 마음
건질 것 있는 날
나무가 울어 준다
쌍둥이
낮과 밤
태어난 마음
고백
편리한 감정
새집 증후군
잃어버린 우산
최고는 짝사랑
4부 말 있는 말
눈사람
재개발
녹슨 피
겨울비
치약
이인삼각
꽃 피는 아침
말 있는 말
첫사랑
이름을 찾아 줘
시인의 산문
위험한 고양이들의 랜덤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