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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라는 세계
라임 | 청소년 | 20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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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제목 그대로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하는 학교에서 현재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다양한 아이들의 일상과 관계, 복잡 미묘한 감정을 세밀하게 그린 연작 소설이다. 이야기는 악동 삼인방의 멤버인 후미야가 아이들의 부추김에 못 이겨 요리 실습 시간에 팬케이크 반죽에다 세제를 붓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조금 짓궂은 장난일 뿐이라고 애써 가볍게 생각했지만 사건은 일파만파 번져 아이들을 혼돈 속으로 밀어 넣는다. 크고 작은 사건들을 계속 일으키며 자신을 얕잡아 보는 아이들에게 질릴 대로 질린 담임 선생님은 “너희는 어차피 대단한 어른이 되기는 글렀다.”는 무책임한 독설을 내뱉은 뒤 교실을 떠나 버린다. 그 일을 계기로 아이들은 마음에 남은 상처를 들여다보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성장의 문턱을 훌쩍 넘어간다.

  출판사 리뷰

학교라는 세계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너에게

친구들의 부추김에 아찔한 사고를 친 뒤 장난과 괴롭힘의
경계에서 혼란스러워하는 후미야 <외톨이가 되고 싶지 않은>

다른 아이들을 낮잡아 보면서 ‘지금의 나는 가짜’라고 생각한 채
이중생활을 하는 아즈미 <어차피 이런 건 다 지나가는 거야>

감정 조절과 소통에 서툴러 아이들의 먹잇감이 되기 일쑤지만
묵묵히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아가는 요타 <언젠가는, 드래건>

가족 간의 결핍을 학교의 ‘인싸’ 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충족하지만,
그럴수록 집착과 불안감에 흔들리는 메구미 <간단히 부서질 사이>

관심 종자로 오해받고 무시당하기 일쑤지만 자신과 가족을
강단 있게 돌보는 어른 아이, 호노카 <너는 뭐든지 할 수 있어>

이 책의 특징

저마다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학교와 그 너머의 이야기를 그린 연작 소설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되었던 시절, TV 뉴스에서 본 장면 중에 잊히지 않는 것이 있다. 기자가 아이들에게 상황이 나아지면 제일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묻자, 우렁찬 목소리로 “학교에 가서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요!”라고 대답하는 장면이었다. 간절한 희망이 화면을 뚫고 전해졌다. 그토록 막막하던 시절을 지나, 이제 아이들은 학교에 간다. 수업도 듣고 친구를 만나 놀기도 한다. 책상 위에 놓였던 투명 가림막을 치우고, 마스크 속 얼굴을 드러내며 힘껏 웃고 울고 자란다.
《학교라는 세계》는 제목 그대로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하는 학교에서 현재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다양한 아이들의 일상과 관계, 복잡 미묘한 감정을 세밀하게 그린 연작 소설이다. 이야기는 악동 삼인방의 멤버인 후미야가 아이들의 부추김에 못 이겨 요리 실습 시간에 팬케이크 반죽에다 세제를 붓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조금 짓궂은 장난일 뿐이라고 애써 가볍게 생각했지만 사건은 일파만파 번져 아이들을 혼돈 속으로 밀어 넣는다. 크고 작은 사건들을 계속 일으키며 자신을 얕잡아 보는 아이들에게 질릴 대로 질린 담임 선생님은 “너희는 어차피 대단한 어른이 되기는 글렀다.”는 무책임한 독설을 내뱉은 뒤 교실을 떠나 버린다. 그 일을 계기로 아이들은 마음에 남은 상처를 들여다보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성장의 문턱을 훌쩍 넘어간다.
아이들에게 인정받아 교실의 중심에 서고 싶은 욕심에 무리수를 둔 뒤 장난과 괴롭힘의 애매모호한 경계에서 혼란스러워하는 후미야(<외톨이가 되고 싶지 않은>), 유치하고 오만한 또래들을 낮잡아 보면서 지금의 평범한 자신을 가짜라고 여기며 학교에서 겉도는 아즈미(<어차피 이런 건 다 지나가는 거야>), 충동과 감정 조절에 서툴러 억울한 누명을 쓰는 일이 다반사지만 누구보다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탄탄하게 구축해 가는 요타(<언젠가는, 드래건>), 부모의 방임으로 인한 내면의 결핍을 ‘인싸’ 그룹과 친구 관계로 충족하려 할수록 걷잡을 수 없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메구미(<간단히 부서질 사이>), 심술궂은 아이들과 위태로운 가족 사이에서 어렵사리 균형을 잡으며 자신의 삶을 살뜰하게 돌보는 호노카(<너는 뭐든지 할 수 있어>), 여기에 선생님이 되어 과거의 자신과 친구들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인생의 내밀한 진실을 깨닫게 된 지호의 이야기까지, 총 여섯 편의 이야기가 밀도 있게 담겨 있다.

<외톨이가 되고 싶지 않은> _#악동 #교실의 중심 #인정 욕구 #장난과 괴롭힘의 경계는? #책임감
후미야는 늘 다른 아이의 곁다리 역할로 지내는 게 못마땅해 학교가 싫었다. 그러나 고학년이 되어 리쿠오, 사토시와 어울리면서 교실의 중심, 원의 한가운데에 들어간 듯한 기분에 우쭐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아이들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충동적인 행동에 앞장서지만, 소심하고 섬세한 성격 탓에 늘 위태로운 기분에 시달린다. 여기에 담임 선생님을 얕잡아 보고 무시하는 반의 비틀린 분위기가 심화되자 장난의 수위도 아슬아슬해진다. 급기야 요리 실습 시간, “그거라면 후미야가 해 줄 거야.”, “무슨 일 생기면 다 감싸 줄게.”라는 아이들의 부추김에 못 이겨 팬케이크 반죽에다 세제를 넣는 위험한 장난을 치고 만다.
자기가 이런 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의기양양해진 것도 잠시, 사건은 일파만파 번지며 후미야의 숨통을 조여 온다. 사건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아이들을 추궁하던 담임 선생님이 “너희는 어차피 대단한 어른이 되기는 글렀다.”는 독설을 내뱉자 아이들은 큰 충격에 빠진다. 이 소동으로 후미야는 최근에 뉴스를 떠들썩하게 했던, 자신과 이름이 같은 소년 ‘후미야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친구들의 집단 괴롭힘으로 스스로 강에 빠져 죽은 후미야 사건은 완전히 딴 세상의, 차원이 다른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그럴까? 하는 의문이 생긴 것이다. “후미야, 할 수 있지?” 하는 부추김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친구 사이를 끊을 수 있을까? 후미야는 어른들이 책임져 주는 세상은 언젠가 끝이 난다는 것을,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어렴풋하게나마 깨닫게 된다.

<어차피 이런 건 다 지나가는 거야> _#모범생 #이중생활 #입시 공부 #흑역사 #미래 지향적
국제 연합 직원이 꿈인 모범생 아즈미는 사립 중학교 입시를 목표로 열공 중이다. 유치하고 무신경한 또래들을 다소 한심하게 생각하며 은근히 낮잡아 보면서도 저학년 때 자신과 절친이었던 가나에가 교실의 여왕으로 군림하며 빛나는 모습을 먼발치에서 복잡한 심경으로 바라본다. 학년이 올라가고 반이 갈릴 때만 해도 새로운 친구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친구는 그렇게 간단히 만들어지는 게 아니었다. 절친은커녕 평범한 친구 한 명을 확보하는 일조차 어려웠다. 가나에가 반에서 가장 꼭대기에 있는 주목받는 무리를 이룬 것에 비해, 아즈미는 평범하고 존재감이 희미한 무리에 속해 얌전하게 학교생활을 한다.
아즈미는 성적이 좋으면 공붓벌레라고 흉을 보고, 숙제를 해 가도 얌체 같은 아이들이 베끼니 기분이 상하기만 하는 학교보다는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시험 점수가 좋으면 부러움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학원이 훨씬 좋았다. 그래서 학교는 잠시 머무는 임시 장소일 뿐이고, 학원에서의 모습이 진짜라고 생각하며 전혀 다른 캐릭터로 이중생활을 하는 중이다. 자신은 ‘입시만 치르고 나면 다른 아이들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로 갈 거’라고 굳게 믿으면서. 그러던 어느 날, 가나에 무리의 일원인 마야가 학원에 나타나면서 아즈미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여기에 더해 늘 숙제를 베끼는 가나에와 메구미를 한 방 먹이기 위해 남모를 계획을 세우기까지 하는데……. ‘언젠가 이 순간도 어떠했는지 상관없는 시절이 될’ 거라 확신하는 아즈미는,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평범하고 다정한 친구 관계가 자신을 지탱해 주는 버팀목이라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는, 드래건> _#감정 조절 #내향적 #불통의 아이콘(?) #종이접기 #엄마 사랑단
감정 조절과 소통에 서툴러 번번이 사고를 치는 요타는 학교에서 문제아로 낙인이 찍혔다. 그러나 내막을 알고 나면 억울한 누명을 쓴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무언가를 떠올리거나 생각하고 있을 때면 시간이 어그러지고 날아가는 바람에 당장의 화제를 따라가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인 데다, 다른 아이들의 감정에 잘 공감하지 못해 난처한 일투성이다. 부모님의 이혼 후 엄마와 단둘이 사는데, 밤낮으로 일하는 엄마가 안쓰러워 어떻게든 혼자 자신의 시간을 잘 꾸려 나가기 위해 노력한다.
요타는 여름 방학이 되자 매일 라디오 체조에 참가하고 도서관에 가서 책에 푹 파묻혀 지내던 와중에 우연히 대학교 동아리를 통해 ‘종이접기’의 세계를 만나게 된다. 구스다마를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종이접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되면서 언젠가 멋들어진 드래건을 만들겠다는 소중하고 뜨거운 꿈을 품게 된다. 그러나 개학과 함께 시작된 학교생활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의도치 않은 실랑이 끝에 후미야를 넘어뜨려 그 집에 사과를 하러 가고, 망가지기 쉬운 구스다마를 공처럼 주고받는 아이들 때문에 폭발하고 만 것이다. 그래도 자신의 진심을 알아주는 호노카와 믿을 만한 어른인 밀짚 씨의 도움으로 다행히 오해를 풀게 된다. 좋아하는 동화 속 주인공인 알리의 한결같은 지지와 애정으로 마침내 저주에서 풀려나 불꽃보다 눈부신 빛을 뿜게 된 드래건을 떠올리며, 요타는 자신을 옥죄고 있는 껍질이 벗겨지는 해방감을 느끼면서 성큼 성장한다.

<간단히 부서질 사이> _#방임 #결핍 #인싸 #뒷담화 채팅방 #변화의 기미
메구미는 경제적으로는 풍족하지만 부모의 방임으로 쉽지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빠가 중국으로 발령을 받아 떠난 뒤 집은 점점 황폐해졌다. 집안일에서 손을 놔 버린 엄마를 대신해 언니 오빠와 당번을 정해 집을 치우지만, 역부족이라 집에는 쓰레기봉투가 산처럼 쌓여 간다. 이런 결핍을 학교의 ‘인싸’ 그룹과 친구 관계로 충족하려 하지만, 집착하면 할수록 외로움과 불안감은 점점 몸피를 부풀린다.
언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어렸을 때는 책을 좋아했고 공부도 곧잘 했다. 그러나 혼자 책 읽는 것은 퍽 외로운 일이었다. 시끌벅적하게 노는 무리에 끼자 친구가 늘었고 학교생활도 덩달아 즐거워졌다. 그렇게 공부와 멀어지고 나니 이제는 문제를 읽어도 뜻을 이해할 수 없을 만큼 학업 능력이 떨어져 버렸다. 그 사실을 들킬까 봐 의지 없는 아이처럼 웃으며 상황을 모면하기 바빴고, 아이들이 자기를 쉽게 낙담하거나 반성하는 성향으로 보지 않는 걸 의식해 무슨 일이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게 습관이 되었다. 메구미는 교실의 여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가나에의 옆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데 만족하면서도, 그 애가 없는 채팅방에서 은밀하게 뒷담화를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모순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친구들과 헤어져 혼자가 되거나 방과 후에 저물어 가는 시간을 오롯이 혼자 보낼 때면 우울하고 심심하고 견딜 수 없이 외로웠다. 그러던 중 지호 엄마에게 ‘아이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도 있’으니 ‘어른을 의지해도 괜찮’다며 언제든지 찾아오라는 말을 들은 뒤, 메구미는 외면하던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엄마에게 하고픈 말을 전하고, 무언가가 조금은 변하리라는 희망을 품은 채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다.

<너는 뭐든지 할 수 있어> _#강박 #관심 종자 #어른 아이 #오지랖 #긍정의 아이콘
호노카에게는 자기만의 규칙과 강박이 있다. 다른 아이들의 오해를 사서 ‘관심 종자’라는 비난을 받을 때도 있지만 상관없었다. 듣기 싫은 소리를 하는 아이들이 무섭지 않았고, 속이 좀 상하더라도 다음 날에는 싹 잊고 말을 걸 정도로 회복 탄력성이 좋았으니까. 심술궂은 아이들의 타깃이 되어 괴롭힘을 당하기 일쑤지만 잠자코 지켜보다가 깨달은 것이 있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을 일부러 하지 않는다는 것, 분위기에 휩쓸리는 사람은 많지만 나서서 못되게 구는 사람은 사실 적다는 것. 그걸 알게 되자 학교가 무섭지 않았다.
하지만 집에서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 친아빠가 사고로 돌아가신 뒤 함께 살게 된 아저씨와는 거리감이 좁혀지지 않았고, 앓아눕는 일이 많은 엄마를 대신해 집안일을 챙기는 것도 버거운데, 동생 미치루는 계속 떼를 쓰고 말썽을 일으켰다. 하지만 방과 후 돌봄 교실에 갇히다시피 지내는 동생이 가여워 괴로움을 묵묵히 감내하는 중이다.
이렇듯 고단한 호노카의 일상에도 드물게 좋은 일들이 생긴다. 오랫동안 열망하던 학급 회장이 된 데다, 요타와 함께 종이접기를 체험하러 가게 된 것이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고, 주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의식이 싹터서 자꾸만 멈칫거리게 되었다. 그때 요타가 진심을 담아 해 준 말 한마디가, 호노카에게 큰 위로와 용기가 된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어른이 될 거야. 교실 밖의 세상이 더 넓다는 걸 기억해.”
《학교라는 세계》 속 인물들은 저마다 하나의 계절을 전심전력을 다해 통과한다. 몸속 세포가 빠르게 분열하는 것처럼 이들은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계절의 뒤끝에 이전과는 조금 다른 사람으로 훌쩍 자라 있다.
자기의 행동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가 져야 한다는 걸 뼈아프게 깨닫기도 하고, 남들과 다른 특별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망에 가려진 평범한 일상과 관계의 소중함을 어렴풋이 감지하고, 자신을 믿고 환대해 주는 사람들의 온기에 의지해 타인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고, 자신의 문제를 더 이상 회피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하며 변화의 걸음을 용기 있게 내딛기도 하면서 말이다.
모든 면에서 서툴고 투박한 아이들의 모습을 솔직하다 못해 때론 서늘하리만치 신랄하게 그리면서도 결코 미래에 대한 낙관을 단념하지 않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믿음직하다. 무엇보다 각 장의 인물들이 다른 장의 이야기 속에 교차해 등장하고 새로운 시선으로 그려지는 구조로 인해 인간의 입체적인 면모와 성격의 다양한 측면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이다. 우리에게는 실수하고 실패하는 과정에서 배우고 다시 새로워지는 아이들을 넉넉하게 품고 응원해 주는 관대함이 필요하다고, ‘삶은 계속되니까, 각자가 원하는 모습에 조금씩 다가갈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걸 잊지 말자는 이야기를 넌지시 건네는 이야기이다.

“모두 언젠가는 어른이 될 거예요. 여러분 옆에 있는 아이도, 뒤에 있는 아이도, 앞에 있는 아이도 말이죠. 지금 이곳에서 내가 다 안다고 생각한 친구는 점점 변해 갈 거고, 여러분 자신도 차차 변할 거예요. 세상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점점 넓어져요. 이 교실 이외의 장소가 훨씬 넓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길 바라요.” -본문 중에서

하마다 선생님이 뒷문의 자물쇠를 여는 사이에 후미야는 서둘러 조리대 앞으로 나갔다. 리쿠오에게 받은 액상 세제 봉지를 기울여 팬케이크 반죽에 부었다.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속으로 당황했다. 들키지 않게끔 세제를 반죽 속에 밀어 넣었다. 손가락에 묻은 달콤하고 끈적한 반죽을 조리대에 걸린 행주에 슥슥 닦았다. 그러고 나자 온몸의 힘이 쭉 빠졌다.
“잘했어, 후미야.”
“나이스, 나이스!”
리쿠오와 가나에의 말에 후미야는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 심장은 아직 쿵쾅쿵쾅 뛰었지만, 제자리로 돌아오는 사이에 서서히 성취감이 차올랐다. 이 계획을 몰랐던 아이들 몇몇은 불안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고개를 떨군 아이도 있었다. 하지만 뭐 하는 거냐고 다그쳐 묻는 아이는 없었다. 후미야는 그 사실에 안도했다. 자신이 이런 일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우쭐한 기분마저 들었다.
(중략)
리쿠오가 따지고 들면서 후미야를 쳐다보았다. 그러면서 ‘널 감싸 주는 거야.’라고 말하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후미야는 뉴스에서 본 ‘후미야 사건’이 떠올랐다. 그때 그 애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친구들에게 죽임을 당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같은 반 친구였으니까. 자주 어울려 놀기도 하고, 평범하기 그지없는 대화도 수없이 나눈 사이였으니까.
같이 어울리는 사이라 해도 상하 관계가 분명 존재했을 것이다. 셔틀 취급을 당하고 걸핏하면 놀림을 받는 샌드백 같은 처지였어도, 자신이 약자라는 사실을 애써 모른 척하며 그들과 어울리는 걸 즐겁게 여기려 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즐겁다고 느낀 순간도 몇 번쯤 있었겠지. 그래서 굴욕감이나 분노를 삼키며 관계를 질질 끌고 갔을 터였다.
물론 3반에는 집단 폭행으로 친구를 죽일 만한 아이들은 없었다. 리쿠오나 가나에도 그런 짓까지는 하지 않을 테니까. 이번 일도 ‘후미야 사건’과는 다르다. 죽이거나 죽임을 당하는, 그런 단계까지 갈 만한 게 아니다. 그런 일이 벌어질 정도라면 친구 사이를 끝내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_<외톨이가 되고 싶지 않은>

아즈미는 성적이 좋은 아이들만 가는 사립 중학교에 들어가 영어 공부에 열중할 계획이었다. 국제 연합 직원은 전 세계에 도움이 되는 훌륭한 직업이다. 그래서 ‘백댄서 따위…….’라고 생각했다. 누군가의 뒤에서 춤추는 게 뭐가 즐거운 걸까? 아즈미는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는 데다 다른 사람의 기분도 헤아리지 못하는 가나에보다는 자신이 훨씬 더 유명하고 훌륭한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가나에와 메구미는 교실 뒤쪽 창가에 있던 마야나 리쓰코같이 인기 많은 여자애들과 모여 꺅꺅거리며 떠들었다. 곧이어 그들은 몸을 흔들며 춤을 추었다. 한창 유행 중인 케이팝 그룹의 히트곡이라는 것쯤은 아즈미도 알고 있었다. 마치 교실에서 그쪽에만 밝은 빛이 비치는 듯 환했다. 아이들은 쳐다보지 않으면서도 그쪽으로 신경을 쏟고 있었다.
수업 시작종이 울리자 후지오카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왔다. 임시로 3반 담임을 맡게 된 젊은 여자 선생님인데, 밤색 머리카락을 등 아래까지 늘어뜨린 채 언제나 하늘하늘한 소재의 옷을 입었다. 지난달까지 담임이었던 이쿠타 선생님은 지금 휴직 중이었다.
아즈미는 반에서 그런 소동이 있었으니 별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엄마는 졸업을 앞둔 아이들을 내팽개치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분개했다. 휴직이라고 했으니 언젠가는 복귀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3반이 졸업한 다음일 터였다. 그러는 편이 선생님에게도 좋겠지. _<어차피 이런 건 다 지나가는 거야>

“넌 종이접기 탐험대의 정식 회원이야.”
정식 회원이라니! 요타의 뺨이 기쁨에 차서 절로 씰룩거렸다.
“첫 과제는 이거. 피리 부는 사람 접기 전개도야. 참고로, 내 오리지널 작품이지.”
“오리지널 작품이요?”
“스스로 디자인한 작품이라는 뜻이야. 종이접기 작가들이 창작한 작품들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해서 차차 스스로 창작하는 것까지 시도하고 있거든.”
“우아…….”
“이건 피리 부분이 복잡해서 단계가 100개 가까이 되니까 조금 어려울 거야. 하지만 쥐를 이만큼이나 정성스럽게 접는 걸 보니까 넌 분명히 잘 만들 수 있을 거야.”
요타는 덥수룩 머리가 건넨 전개도를 소중히 접어서 가방에 넣었다.
(중략)
알리는 아무리 싫은 일을 당해도 드래건 곁을 지켰다. 드래건이 같은 편에게 배신을 당한 것과 모두의 희생양이 되어 비늘이 검게 변하는 병에 걸린 사연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약초를 구하기 위한 여정에 나섰다가 드래건이 산성비를 맞고 약해졌지만, 알리는 드래건을 끝까지 버리지 않았다.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못한 드래건이 알리에게 물었다.
“너는 왜 나를 구하려고 하지?”
“사실은 네가 착하다는 걸 알고 있어서야.”
알리가 대답하는 장면에서 요타는 글자가 번져서 가물가물해지는 것을 느꼈다. 난처하거나 슬픈 상황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눈물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_<언젠가는, 드래건>

  작가 소개

지은이 : 아사히나 아스카
1976년에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게이오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했다. 2000년에 논픽션 《빛 가리키는 고향에》로 등단한 뒤, 2006년에 발표한 첫 소설 《우울한 해즈빈》으로 제49회 군조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인간 타워》《츠바사의 날개》《나나미의 바다》 등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갈등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들로 주목받았으며, 《학교라는 세계》는 중학교 입시 국어 문제로 여러 번 출제되어 화제가 되었다.

  목차

외톨이가 되고 싶지 않은
어차피 이런 건 다 지나가는 거야
언젠가는, 드래건
간단히 부서질 사이
너는 뭐든지 할 수 있어
에필로그 : 이 교실이 세상의 전부일 아이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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