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와 출판사 제철소가 함께 만드는 청소년희곡집 시리즈의 첫 번째 책. 이 책에 수록된 희곡 세 편은 2022년 5월 19일부터 6월 12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초연된 청소년극 '트랙터'의 단막극 연작으로, 어느덧 10주년을 넘긴 국립극단 청소년극이 내딛는 우직한 발걸음이자 자유로운 진화의 의지를 담은 작품이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세 명의 극작가가 집필 과정에서부터 공연 연계 워크숍을 통해 청소년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그들의 생생한 표정과 언어를 극 안에 담고자 노력했다.
세 작품을 하나로 연결하는 주제는 ‘예기치 않은 만남’이다. 한현주 작가의 「7906 버스」는 같은 사고를 겪게 된 운전기사 자은과 고등학생 세영, 은호의 만남으로 시작되고, 허선혜 작가의 「빵과 텐트」는 ‘기아체험 24시’에 참여한 배우가 자신의 팬을 자처하는 한 아이와 우연히 마주친 뒤 그가 잃어버렸다는 몸을 함께 찾아 나서는 특별한 여정을 그린다. 나수민 작가의 「하얗고 작은 점」은 잠시라도 시간을 멈추고 싶은 열네 살 강준과 지오, 그리고 질병 앞에서 불안해하는 어른들의 이야기다.
학교나 동아리, 독서 모임 등에서 연극을 만들거나 독회를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연출 노트’와 공연 사진을 함께 실었다. 특히, 극의 흐름에 따라 본문 곳곳에 배치한 컬러 이미지들은 자연스레 무대와 인물을 떠올리게 되는 희곡 읽기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출판사 리뷰
시리즈 소개국립극단 청소년극 희곡선은 “즐겁게! 쉽게! 깊게!”라는 슬로건 아래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와 출판사 제철소가 함께 만드는 청소년희곡집 시리즈입니다. 연극이라는 세계 안에서 낯선 감각과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세상에 의미 있는 물음들을 던지는 희곡집을 펴냅니다.
‘기획 노트’에서세 희곡의 연결점을 찾아 공연 콘셉트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국립극단 청소년극 〈비행소년 KW4839〉와 〈자전거도둑헬멧을쓴소년〉을 떠올렸다. ‘비행기와 공항’이나 ‘자전거’처럼 이동과 교통의 비유가 청소년극의 주요한 창작 키워드 중 하나임을 발견한 것이다. 청소년의 성장과 자기의지의 표명을 운송 수단이 주는 시·공간적 감각과 연결 짓는 일, 이를 통해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움직이고 연결되며 상상할 수 있게 만드는 어떤 것! ‘트랙터’ 역시 같은 맥락에서 붙여진 제목이다.
이런 제목 덕분에 그 의미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다. 공연을 함께 만든 창작진과 관객들의 애정 어린 호기심, 각양각색의 다양한 의미 부여를 통해서 〈트랙터〉는 재탄생했다. “매끈한 도로를 질주하는 승용차가 아니라 울퉁불퉁한 땅을 갈고 농사짓는 트랙터”처럼 공연 〈트랙터〉는 세 희곡을 무게감 있게 끌고 나아간다. 천천히 흙을 다지듯 묵직한 물음들을 길어 올리는 「7906 버스」, 다양하게 뻗어가는 이야기를 가득 싣고 달리는 「빵과 텐트」, 거친 땅을 뚫어 반짝이는 순간들을 발굴하는 「하얗고 작은 점」이 각자의 에너지로 산과 밭을 부지런히 오간다. 희곡집 『트랙터』가 이번에는 관객이 아닌 독자들의 마음 밭에서 소중한 무언가를 일구어내길 바란다. _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
‘작가 노트’에서이번 작품을 쓰면서 작가로서도 한 개인으로서도 기성세대가 되었음을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청소년 관객과 어떤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 내가 내린 답은 ‘위로’였다. 커가느라 가쁘기만 한 숨을 잠시 고를 수 있도록 무대라는 자리를 내주고 싶었다. 그것은 지금의 청소년 관객을 향한 것이기도 하지만, 과거의 나와 또 내가 보듬지 못했던 많은 친구들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 1990년대 온갖 재난 사고를 목격하고 경험하며 살았던 그 친구들 말이다. 백화점이 무너지고 한강 다리가 끊어지고 지하철 공사장이 폭발하던 순간들을 보면서, 처음에는 가슴을 쓸어내리다가 왜 자꾸 덤덤해졌는지 왜 자꾸 잊으려고만 했는지를 생각한다. 그리고 그 기억들이 어떻게 불현듯 일상을 뚫고 나오는지를……. _한현주
작가 소개
지은이 : 한현주
이 세계에 대한 감응의 방식으로 글을 쓴다. 그래서 세상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려고 애쓴다. 희곡 「괴물B」 「잔다리 건너 제물포」 「878미터의 봄」 「그 샘에 고인 말」 , 청소년극 「소년이 그랬다」 「개천의 용간지」 등을 썼다. 동아연극상 희곡상과 벽산 희곡상을 받았으며, 희곡집 『집집: 하우스 소나타』를 펴냈다.
지은이 : 허선혜
세계의 한 귀퉁이를 살짝 접거나 샤프심만 한 구멍을 뚫어보는 창작을 즐겨 한다. 존재와 비존재, 물질과 비물질 사이를 탐구한다. 희곡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 「지장이 있다」 「영지」 등을 썼다.
지은이 : 나수민
무언가에 너무 골몰한 나머지 앞을 보지 못하고 넘어지는 사람들에게 눈길이 간다. 그들이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 걸어가는 모습을, 그러다가 또 멈춰 서는 모습을 그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희곡 「99% 천재일기」 「디스이즈네버댓」 등을 썼다.
목차
기획 노트
9706 버스 - 한현주
작가 노트
빵과 텐트 - 허선혜
작가 노트
하얗고 작은 점 - 나수민
작가 노트
연출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