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2017년 이탈리아 최고의 청소년 문학상 안데르센 상(Premio Andersen) 수상작
IBBY(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장애아동을 위한 좋은 책 목록 50’
2019 독일 출판사와 서점 Readers’ Award 최종후보
독일에서 십만 부 판매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저작권 수출혼자서는 자신의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중증 장애인 앤디를 돌보게 된 다리오. 다리오는 앤디를 통해 태양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된다. 늘 실내에서 보호받으며 유리창을 통해서만 태양을 볼 수 있었던 앤디를 처음으로 학교 안뜰로, 분수대 물이 튀는 공원으로 데려간 것은 다리오였다. 진짜 태양을 바라보며 기뻐하는 앤디에게서 다리오는 고요히 타오르는 그의 꿈과 열정을 느꼈다.
고지식하고 편견에 싸여 있는 장애인 돌보미 엘리사에 비해 다리오는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뛰어났다. 자신이 늘 자유를 열망했고, 그것을 반항으로 표현했듯이 다리오는 셀러리같이 축 늘어진 앤디,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불안하게 흔들리는 눈동자의 앤디에게서 자신과 똑같은 것을 발견한 것이다. 자신만의 태양을 찾고자 하는 열망을.
착하기만 한 엄마, 정연한 사회, 고정 관념에 사로잡힌 학교라는 정해진 틀 안에서 어떻게든 버티려 했던 다리오는 몰래 마리화나를 피우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었다. 그는 9년 전 가족을 떠난 아빠에 대한 환상을 품으며 엄마와 자신을 원망하는 반면, 아빠를 그리워한다.
어느 날 다리오는 마리화나에 취한 채 학교를 몰래 빠져나와 엉겁결에 앤디와 함께 기차를 타고 바닷가로 떠난다. 그곳에서 앤디가 위험에 빠지고, 둘은 락이라는 친구를 만나 도움을 받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서서히 다리오의 마음의 병이 드러나게 되는데….
사방이 막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다리오의 유일한 열린 길은, 늘 그리워하던 아빠였다. 아빠를 찾는 여행은 곧 다리오의 태양을 찾아가는 여행이 될 터였다. 그가 지금의 다리오를 있게 했으니까. 기억 속 아빠는 늘 다리오를 북돋아 주는 믿음직하고 멋진 아빠였다.
한편 앤디는 다리오와 여행 중에 실컷 무빙워크를 타 보고, 좋아하는 티셔츠를 골라 입어 보면서 급속도로 의사 표현 능력이 커지게 된다. 다리오와 함께한 앤디는 신이 날 때는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내키는 대로 웃어 댈 수 있다. 턱으로 이것저것 관심 있는 것을 가리킬 수 있다. 목을 비트는 등 안간힘을 써서라도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다. 바로 자신을 이해해 주는 다리오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앤디는 정확한 발음은 아니지만 단어의 일부를 흉내 내 말할 수도 있게 되었다. 다리오는 앤디가 노력할 수 있게 내버려 둔다. 이전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했던 앤디는 이제 수프를 뒤집어엎고, 컵을 흔들거리면서라도 옮길 수 있게 된다. 사실 앤디는 원래부터 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도전할 기회가 없었을 뿐, 누구도 앤디가 그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을 뿐.
그런 앤디를 보며 다리오는 앤디를 모자란 존재가 아니라 그 자체로 아름다운 존재임을 깨닫는다. 앤디는 꽃처럼 연약했고, 작고 비밀스러운 자기만의 세계에 살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연약해 보이는 꽃은 사실 흙과 물, 따스한 태양만 있으면 어디서든 자라날 수 있을 정도로 강인하다. 그래서 더 아름답다.
둘은 4일간의 여행을 통해 서로 눈빛으로 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 둘은 비장애인들의 장애에 대한 편견을 하나씩 뛰어넘으며 간다. 그 과정에서 둘은 어린아이와 같이 마음이 순수한 사람이라면 그 누구와도 스스럼없이 소통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다리오는 휠체어를 못 벗어나는 앤디를 거울삼아 자기 자신을 이전과는 다르게 보기 시작한다. 사실은 자신도 보이지 않는 휠체어를 탄 채 힘들어하고 있었음을,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병에는 도움의 손길이 미치기 어려웠음을.
드디어 아빠를 만난 다리오! 다리오는 아빠와 함께 서로의 태양이 되어 줄 수 있었을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았다. 숨 막히게 내리쬐는 잔인한 태양은 대신에 다리오에게 진실을 환히 밝혀 주었다. 태양은 어디 다른 데 있어 찾아나서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집에, 내 손안에, 내 안에 있었다고 말이다.
그 여행을 통해 다리오는 늘 자신 곁에 있어 주었던 엄마를 다시 보게 되고 마리화나도 멀리하게 된다. 앤디를 바라보면서 자신이 무엇을 잃었고, 무엇을 가졌는지 깨달으며 자신 안에서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을 찾아냈다.
소설 속 주인공 앤디의 본명은 안드레아로, 실제로 이 세상에 있었던 인물이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해 보이는 모습에 모두가 포기했던 안드레아! 다리오의 말처럼 안드레아는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지체 장애인일 뿐 꿈과 열정, 자신감,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가 누구보다 높았다. 그것이 장애의 한계를 뛰어넘게 만들었고 그의 노력은 주변 사람들의 삶도 환히 밝혀 주고 넓혀 주었다.
읽는 이에게 우리 안의 태양을 찾아 여행을 떠나게 하는 아름다운 성장 소설이다.

다리오는 바다를 좋아했다. 바다는 그를 가둬 두지 않는다. 바다는 경계선을 긋지 않는다. 땅은 경계를 긋고 그 안에 그를 가둔다. 순전히 환상일 뿐이지만. 땅이 끝나면 바다가 시작되고 빼앗긴 것을 돌려받는다. 바다는 그를 가두지 않으니까.
다리오는 앤디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앙상하고 구부러진 작은 체구가 전혀 바보 같지 않았다. 무척 아름답게 느껴졌다. 미의 개념이라는 것이 참 이상했다. 각자 나름의 기준이 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이 누군가에겐 아름답지 않을 수 있다. 또는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다리오의 눈에 앤디는 아름다운 것이었다. 연약해서일지 모른다. 크리스털로 된 물건이나 한 송이의 꽃처럼. 자세히 보면 앤디는 락이 냉장고에 넣어 둔 꽃 같기도 하다. 그 꽃과 정말 닮았다. 둘 다 연약하고 앙상했고, 빛과 공기로 만들어진 작고 비밀스러운 세계에 갇혀 있다. 그게 그들의 운명이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가브리엘레 클리마
아동과 청소년문학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유아 그림책에서부터 청춘 소설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르는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이탈리아 아동청소년작가협회(ICWA) 회원으로, 아동·청소년 문학을 현실을 이해하고 성찰하는 도구로 여기며 문학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한다. 대표 작품으로는 『내 손안의 태양』(2016), 『계속 걷기』(2017), 『늑대의 방』(2018), 『그르렁 소리를 내는 아이』(2019), 『Black boys』(2020) 등이 있다. 그의 소설은 불안과 다양성, 통합, 차별, 인종주의와 같은 사회 문제를 다룬다. 그의 작품들은 15개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2017년 『내 손안의 태양』으로 이탈리아 최고의 청소년 문학상인 안데르센 상(Premio Andersen)을 받았다. 『내 손안의 태양』은 IBBY(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가 선정한 ‘장애 아동을 위한 좋은 책 목록 50’에 선정되었다. 2018년 『계속 걷기』로 Nel 2018 아동 문학 부문 미네르바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20년 『Black boys』는 독일 국제아동청소년도서관에서 주관하는 ‘2020 화이트 레이븐스(White Ravens)에 선정되었다.